아리조나 주립대학 (ASU)에서는 최근 풋볼 홈경기에서 얼굴에 검은 색을 칠한 팬들이 인종차별적으로 무감각한 행위였다는 일부 학생들의 항의를 받아들여 앞으로 학교 풋볼 팬들에게 얼굴에 어떤 종류든 페인트를 하면 안된다는 경고를 내렸다.
밸리의 아프리칸-아메리칸 커뮤니티와 ASU '블랙 아프리칸 연합회'에서는 얼굴에 검은 색 페인트를 칠하는 것을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19세기에 백인 음악인들이 흑인 분장을 하고 아프리칸-아메리칸들을 정형화시키는 인종차별적 공연을 했던 것을 떠오르게 하기 때문이다.
논란은 지난 달 25일 "블랙 아웃" 게임 홍보가 발단이 됐다. 학교 측에서 ASU의 검은 색 유니폼과 맞춰 팬들에게 얼굴도 검은 색으로 칠할 것을 권장했다는 것이다.
2011년에도 ASU의 블랙아웃 게임에서 학생들이 얼굴과 몸까지 검은 색으로 칠을 유사한 논란이 제기됐었다.
지난 달 처음 논란이 제기됐을 때 학교 측에서는 별다른 대응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주 화요일 대학 체육부에서는 학교 웹사이트를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체육부에서는 "포용적이고 진보적인 대학으로서 모두가 안전함을 느끼고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앞으로 어떤 행사에서든 주제가 검은 색, 밤색, 금색, 또는 흰색 어떤 색이든 상관없이 얼굴 페인트를 자제 해주기 바란다. 또한 팬들은 다른 방법으로 '선 데블 프라이드'를 나타내주기를 당부한다"고 발표했다.
ASU 대변인 케빈 갤빈은 대학 체육부의 성명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다.
UCLA와의 경기에서 선 데블 소수의 팬들은 ASU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얼굴에 검은 색 칠을 했다.
한 학생은 "단순히 얼굴 위에 칠을 했을 뿐이며 아프리칸-아메리칸을 왜곡해서 표현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이것은 풋볼의 전통"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블랙 아프리칸 연합회 소속 학생들은 검은 옷과 스티커 등은 팀 정신을 표현하는 적절한 방법이지만 얼굴을 검게 칠하는 것은 상처를 주는 행위라고 말했다.
지난 주 토요일 시민 운동가 자렛 모핀 목사는 ASU 마이클 크로우 총장에게 즉시 얼굴 페인트를 금지할 것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모핀은 얼굴 페인트로 인해 위협을 받은 느낌이라는 전화를 학부모들과 학생들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모핀 목사는 편지에서 "왜 흑인 학생들 또는 다른 학생들이나 외부인들이 대학 팀의 '정신'을 표현하는 부적절한 행위에 불편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쓰고 있다.
모핀은 이번 일 이외에도 그동안 ASU에서 인종적 문화적으로 둔감한 행위들을 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월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기념일에 남학생 클럽 파티에서 일부 학생들이 힙합 복장을 하고 속을 파낸 수박에 음료를 담아 마셨던 것을 예로 들었다.
당시 학생들은 그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mlk를 위한 블랙아웃"이라는 헤쉬태그를 붙여놓고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기념일에 헌정한다는 문구를 넣었었다. 모핀 목사는 대학 측에서 아프리칸-아메리칸 커뮤니티에서 압력을 넣은 후에야 그 남학생 클럽을 퇴출시켰다고 지적했다.
퇴출된 클럽은 2012년에도 라이벌 관계인 아프리칸-아메리칸 클럽 학생을 폭행해 집행유예 선고를 받기도 했었다. 당시 흑인 학생은 턱이 부러지고 뇌진탕 등의 피해를 입었다.
모핀은 신입생들에게 문화인식을 필수과목으로 택하게 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8만2천 명으로 전국에서 등록학생 수가 가장 많은 ASU의 블랙 아프리칸 학생연합에서도 모핀의 주장과 유사한 제안을 했었다.
대학 측 대변인 갤빈은 학교 관계자들이 얼굴에 검은 칠을 했던 학생들과 얘기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9월25일 홈경기에서 선수들이 검은 색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에 풋볼 팬들도 모두 검은 옷을 입는 것을 장려했었다고 말했다. 갤빈은 그러나 소수의 팬들이 한 걸음 더 나아가 얼굴까지 검은 색으로 칠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갤빈은 성명을 통해 "ASU의 문화적 다양성이 자랑스러우며 어떤 이유에서든 학생들의 행동이 인종차별적인 색채를 나타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학교 관계자들은 해당 학생들에게 왜 그들의 행동이 무례한 것인지를 설명하고 포용하는 캠퍼스 커뮤니티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