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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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를 한인 최초로 독일에 알린 문화대사로 알려진 고 이미륵박사 (1899-1950)의 66주기를 맞아 지난 3월20일 추모제를 독일에서 올렸다는 소식에 큰 감동을 받았다.  본명은 이의경(李儀景), 독일식 이름은 Mirok Li(미로크리)이다. 오랜세월을 보내고 자칫 잊혀지기 쉬운 한국인으로서의 정신문화의 가치가 현지 교포들에 의해서 추모제를 가졌다는 것이 너무 장한 일이다.  



짧은 인생이었지만 30여년의 문학활동과 교육을 통해서 독일인들에게 심어준 그의 고고한 정신과 한국과 동양의 철학사상, 어렸을 때의 가족관계와 생활상이 1946년 독일에서 출판된 "압록강은 흐른다(독일어 Der Yalu Fliesst)"라는 책에서 여실히 독일인들에게 보여주었다. 당시 한 잡지는 "올해 독일어로 쓰여진 가장 훌륭한 책은 외국인에 의해 발표되었는데, 그는 이미륵이다."라고 소개했다. 독일교과서에도실렸다고 한다.



젊은시절, 한국어 번역판이 나왔을때 이 책을 읽고는 당시의 시대상황(일본 제국주의)과 우리 선조들의 생활을 짓밟아 버리는 일본인들의 작태와 그들의 앞잡이 행돋을 당연하게 여기는 같은 민족의 행태를 읽으면서 분하고 화가나서 읽고 또 읽으면서 분개하던 그 시절이 떠 올랐다. 이 책을 번역해서 출간한 수필가, 번역문학가 전혜린(田惠麟, 1934.1.1-1965.1.10)의 이름도 그때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한국의 가정에서 올리는 제삿상과 같은 상차림을 해 놓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현지에서 나온 그레펠핑시 부시장이 구두를 벗고 돗자리에 올라 무릎을 꿇고 앉아 예(禮)를 올리는 모습이며, 이미륵 박사의 가르침을 받아 지금은 동양학을 가르치는 교수도, 옛제자들도 모여 추모제를 올리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다. 우리의 전통을 지키며 존경하는 그들의 모습이 한 사람의 가르침으로 변화된 것이다.  



전통이란 무엇인가? 가치는 무엇인가?  유난히도 깊어가는 밤이지만 어쩐지 꼭 생각해 보고 싶은 밤이다. 위키피디아에서는 '예로부터 전해져 온 것으로 현재 생활이나 삶속에서유용한 것이 전통입니다. 아무래도 지금 지켜지고 유지되고 있는 전통은 현재 생활 속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런 아름다운 전통을 잘 지켜나가고 있지 못할까? 핵가족시대, 너무 빨리 흡수하는 서구의 문명, '나' 만을 생각하는 새로운 이기주의 시대등의 이유로 우리는 전통을 너무 무시하고 귀찮고 안지키는 것이 더 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우리의 귀한 전통문화가 쉽게 무너져 가는 것이 안타깝다.



영국BBC 방송은 "(왜 한국은)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안정되고 영향력이 커진 시점에서이런 (높은 자살률) 문제가 일어나는가?" 

한국은 세계경제 12위 대국으로 지하에서도 인터넷을 할 수 있고, 밤에 살사클럽에서 춤을 출 수도, 출근 길에 카푸치노를 살 수도 있는 나라가 되었지만 정작사람들은 한국전쟁 이후 보다 덜 행복해 보인다는 것이다. 인성교육은 다 필요없고 어릴 때부터 '돈과 성공'만 강조하고 전통적인 가치를 내팽개쳤다는 것이 이유라고 한다.  



가치란 또 무엇인가? 가치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철학적 정의) 대상이 인간과의 관계에 의하여 지니게 되는 중요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인간과의 관계에서 부여되는 쓸모와 중요성을 가치라고 판단을 내린다.  



 인간의 가치관을 생각하다 보니 한국의 독립운동가, 시인 윤동주(尹東柱,1917.12.30-1945.2.16)의 이름이 먼저 떠 오른다. 선하게 생긴 외모에 맑은 시를 써서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저 청년이 일본의 후쿠오까 형무소에서 모진 고통을 당했을 것을 생각하면 어찌 우리가 마음이 편할까. 그의 '서시'를 외워 본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중략-




전통의가치, 문화의가치를생각해보는밤이다


08. 21. 2016

미셸 김/아리조나 한국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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