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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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틀랜터 행 열차에 몸을 실은 토마스는 오늘은 무슨 좋은 소식이 있을까하는 막연한 기대감 속에 차창에 무심한 눈길을 두었다. 차창 사이로는 느릿느릿 흘러가는 차타누가 강 물 속에 잠긴 구름위로 테네시 주의 따가운 7월의 햇살이 한줌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며 흘러가고 있었다. 벌써 몇 번이나 어틀랜터 행 열차에 몸을 실었던가. 혹시나하고 코카콜라 사주 아사 캔들러의 사촌 샘 어윈과 함께 그를 찾아 애걸한지가 몇 번인가. 토마스는 아사에게 코카콜라를 병에 담아 소매점에 공급하여 소비자가 낱개로 살 수 있는 병작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떼쓰는 중이다. 오늘은 분명 "잘될거야"하는 기대 속에 테네시의 차타누가를 출발하는 어틀랜터 행 열차에 몸을 실었으나 언제고 그는 지친 몸으로 차타누가로 돌아와야했다.


토마스(Benjamin F. Thomas )는 1860년 켄터키의 메이빌(Mayvill )에서 태어나 신시내티 법대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변호사가되었다. 본래 사업수완이 좋은  토마스는 일찌기 채석장,도로포장용 벽돌, 메리야스 공장 등을 운영하며 사업을 익혔다. 그러나 그는 아직까지 해온 사업으로는 그가 꿈꾸어온 백만장자가 되기에는 어림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마침 미국과 스페인간에 전쟁이 일어나자 하던 사업을 모두 정리한 토마스는 1898년 큐바로 건너가 미군 병사들의 코미서리에서 관리인으로  일했다. 이때 토마스는 피나 프리오(Pina Frio)라는 파인애플 탄산음료가 미국 병사는 물론 현지인들에게 무척 인기가 높다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일년 후 차타누가로 돌아온 토마스는 서둘러 차타누가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함께 하숙생활을 한 샘 어윈( Sam Ewrin) 을 찾았다. 그는 코카콜라의 아사 캔들러의 사촌이었다.  


코카콜라에서  백만장자의 꿈을 보다

어렵사리 어틀랜터에서 샘을 찾은 토마스는 그간 큐바에서의 생활을 설명하고  "만약 아사로부터 코카콜라 병작업(Bottling)권리만 따낸다면 우리 둘은 당장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토마스의 말을 들은 샘의 반응은 처음부터 부정적이었다. 설사 아사로부터 병작업 권리를 따낸다하더라도 그 작업이 가능하냐는 것이었다. 당시 병작업은 그만큼 까다로웠다. 그러나 토마스의 생각은 달랐다. 분명 계약만 성사된다면 자신은 백만장자가 되는 것은 분명했다. 일차 거절을 당한 토마스는 이후 수차례 기차에 몸을 싣고 어틀랜터의 샘을 방문해 드디어 그를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가 처음 대한 아사 캔들러의 반응은 차가웠다.

샘의 안내로 어렵사리 마주한 아사 캔들러는 토마스의 말을 듣고 즉석에서 거절했다. 전국 곳곳에 코카콜라 시럽을 공급하기에도 바쁜 그에게 코카콜라를 병에 담아 고객에게 직접 판다는 이야기가 귀에 들어올리가 없었다. 그는 그만큼 바빴다. 제대로 설명도 하지못하고 쫒겨나다시피 사무실을 나온 토마스는 결코 이것으로 자신의 백만장자의 꿈을 포기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싫다고 거절하는 샘에게 애원하여 한두차례 더 아사를 만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아사의 생각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샘도 더이상 동행을 거절했다.


토마스의 병작업 제안 아사가 거절

며칠 간 고민하던 토마스는 하숙 동료였던 변호사인  화이트헤드에게 자신의 고민을 호소하고 함께 모험할 것을 제안했다. 1864년 2월29일 미시시피의 옥스포드 마을 출신의 화이트헤드(Joseph Brown Whitehead)는  토마스의 제의를 크게 반겼다. 미시시피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변호사가 된 화이트헤드는 친구를 만나러 차타누가를 방문했다가 그대로 주저앉은 상태였다. 그래도 자신이 소유한 특허약품을 하나 운영중이었다. 

토마스는 이제 화이트헤드와 함께 차타누가 강을   끼고 달리는 어틀랜터 행 열차를 타고 다시 아사를 찾게되었다. 1899년 6월  중순 경, 여름은 벌써 어틀랜터에 성큼 다가와 있었다. 토마스와 화이트헤드는 아사의 사무실 접견실에서 아사가 나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리며 연신 손바람으로 더위릃 쫒았다. 잠시 후 자그마한 체구의 아사가 짜증스런 얼굴로 거구의 두 사람앞에 나타났다. 아사는 솔직히 토마스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않았다. 더구나 오늘은 더위 때문인지 불콰한 얼굴은 땀으로 끈적거려 보이고 어기적 거리며 걸을 때마다 불쾌한 소리를 내었다. 또한 동행한 화이트헤드도 200파운드가 넘는 거구로 그도 역시 어기적 거렸다.

자리에 앉자마자 아사는 두 사람이 모두 차타누가 출신인 것을 알고 심술궂은 표정으로 "그 촌구석에는 옛날 달아난 노예를 잡으로 가본적있지"라고 퉁명스레 말을 꺼냈다. 그리고 지난 번처럼 병작업 독점 계약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아사는 계약이 불가능한 이유로 "병작업(Bottling)은 아주 예민한 작업이기 때문에 자칫 당신들이 우리의 제품 명성에 해를 끼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은 "새로 병작업을 전담할 공장을 차릴 돈도없고 시간도 없을 뿐만아니라 공장을 운영할만한 능력을 가진자도 구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토마스는 아사가 말할 때 재빨리 아사의 표정을 읽었다. 전번에 보았던 때와 달리 오늘은 아사의 어투에  여유가 있을 뿐만아니라 조금은 부드러워보였다. 토마스는 조금만 더 밀어부치면 어쩌면 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병 작업할 돈과 시간, 머리가 없다" 

아사가 자신들을 훈계하는 동안 토마스와 화이트헤드는 가장 공손한 표정으로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지당하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주억거렸다. 그러나 반론을 펼 기회가 되면 재빨리 법정의 변호사처럼 온방안이 울리도록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열변을 토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만약 기회가 된다면 혼신의 힘을 다해 귀사의 코카콜라 명성을 더욱더 발전시키고 추호의 해도 입히지 않겠다"고 재삼 다짐했다. 아사는 두사람의 모습을 잠시 내려다 본 후 "나는 이 코카콜라를 키우기 위해 나의 온 생애를 바쳤네. 당신들이 누구인가 알아본 후 다시 연락하지"라고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 토마스가 부지런히 아사를 방문한 중에서 처음으로 듣는 감격스런 말이었다. 아사의 방을 나선 두 사람은 혹시 아사의 입에서 다른 소리가 나올까바 정신없이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손을 맞잡고 어린아이들처럼 껑충거렸다. 오늘따라 차타누가로 돌아가는 열차에서 두 사람이 바라다 본 차타누가 강물은 더욱 더  풍성하고 푸르렀다. 

초조하게 기다리면 시간은 더욱 더 느리게 흐르는가. 하루가 십년처럼 기다린지 며칠 후 드디어 아사로부터 사무실로 나오라는 연락이 왔다. 두 사람은 그동안 준비한 600자 정도의 계약서 초안을 들고 아사를 찾았다. 아사도 그동안 토마스와 화이트헤드가 놓고간 사업계획서 초안을 살펴보았는지 의자에 앉아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조항을 읽어나갔다. 그리고 두 사람이 미리 준비해간 간략한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렇게 해서 역사상 유효기간도 없고 시럽은 단돈 1달러에 공급하고 병당 코카콜라의 소매값은 5센트로 한다는 역사상 가장 멍청한 계약서와 가장 영리한 계약서가 탄생하게되었다.

아사는 감격하여 어쩔 줄 모르는 두 사람의 어깨를 두드리며 "성공하게. 실패한후 나한테 찾아와 내 어깨에 머리를 묻고 울어도 소용이없네"라고 했다. 그리고 아사는 소파에 앉아 한 동안 쉬임없이 돌아가는 선풍기를 응시했다. 그리고 혼잣말로 "잘 된 일이야. 어쨋든 나는 공장에 매달리지 않고 매출을  올릴 수 있고 그들이  사업이 실패한다해도 내가 손해볼 일은 없지…"라고 중얼거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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