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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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로마시인 호라티우스는 행복한 인생에는 세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고 했다. 카르페디엠(Carpe diem), 메멘토모리(Memento mori),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This, shall pass away). 메멘토모리는 라틴어로 '자신이 언젠가 죽는 존재임을 잊지 마라'라는 의미로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진지하고 겸손하게 살라는 뜻이라고 한다. 카르페디엠은 "현재에 최선을 다하라"라는 뜻이라니 사람 산다는 것이 어찌 이리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 통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어느 날 왕이 반지 세공사를 불러 "날 위한 반지를 만들되, 거기에 내가 큰 전쟁에서 이겨 환호 할 때도 교만하지 않게 하며, 내가 큰 절망에 빠져 낙심할 때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어라!"라고 지시 하였다.

이에 반지 세공사는 현명하기로 소문난 왕자에게 간곡히 도움을 청한다. 그때 왕자가 알려준 글귀가 바로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 글귀를 적어넣어 왕에게 바치자 크게 흡족해 하고 큰 상을 내렸다고 한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문귀는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나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니 마치 금언과도 같이 아끼는 말이 되었다. 인생살이가 뭐가 어려운 것이 있으랴 하고 겁없이 시작했던 미국생활에 한참 익숙해지던 때 였다. 주말이면 회사에서 만들어준 그룹 테니스 회원권으로 회사 사장(네델란드 출신), 일본 지사장, 그리고 나의 직접 보스인 매니저, 그리고 수퍼바이저인 나, 이렇게 네 명은 매 금요일마다 그 추운 겨울에도 시카고에 처음 생긴 실내 테니스장에서 함께 테니스를 즐기고 끝나면 그들이 먼저 나의 남편(그들 회사의 고객)에게 전화해서 함께 식당에서 어울리고는 했다. 학창시절에 조금 쳤을 뿐인데 꼭 더 배우고 싶어서 미리 프로에게 배워 놓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요일에는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승마를 배우고 그룹들과 함께 야외로 승마를 떠나는 등 내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하고 있다는 데에 가슴이 뿌듯했다.


하지만, 몇 년을 잘 지내다가 남들이 다 부러워하던 나의 건강에 적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뼈마디 마다 오는 통증의 괴로움, 손마디, 어깨에, 무릎, 손목에 돌아가면서 갑자기 들이 닥친 증상이었다. 중,고등부를 맡고 있던 나에게 담임 목사님은 주일 아침이면 먼저 전화로 기도를 해 주셨다. 내가 무사히 아이들 앞에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목사님을 생각해서 통증 때문에 훌쩍훌쩍 울다가도 교회로 향하고는 했다. 이 때가 나의 교만을 잠재우기 시작하는 첫 번째 신호탄이었다.  



그때 나는 늘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하고 엎드려 울부짖었다. 성경의 욥기를 읽으면서 뉘우치고 교만을 쓰러뜨리려는 자신과의 다툼이었다. 산다는 것이 역시나 늘 자기가 원하는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인생은 고해(苦海)라 하고, 허리에 돌덩어리를 매달고 깊은 바다를 헤엄쳐나가는 것이라고한다. '아픔은 다른 아픈 사람들과 아픔을 나눠야 풀어진다'는 말도 있지만 나의 아픔을 남들과 나눌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혼자 아픔을 삭혀야 했고 혼자 아픔의 고통에서 나와야 하는 깨달음을 얻고서야 참 나의 모습으로 해방될 수 있었다.



산다는 것이 그리 녹녹한 것이 아니잖은가. 산덩이를 삼킬 것 같은 파도가 몰아친들 인생을 쉽게 포기할 것도 아니고. 차라리 남들과 진지하게 대화로서 깊은 인연을 쌓아가는 것, 그리고 조금이라도 진정을 다해서 덕을 쌓아나가는 것이 인생의 참모습이라고 나에게 말해 준다.  




가끔씩 나는 스스로를 뉘우치고 깨닫기 위해 홀로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전깃불도 꺼놓고 그냥 눈감고 조용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혼자 좋아하는 것을 상상하기도 한다. 파도, 바다 그러다 파도가 철썩이는 소리를 들을 때면 마음 속 몸 속의 더러움도 다 씻겨가는 듯한 쾌감. "지구상에 낙원이 있다면, 여기가 바로 거기다." 인도양 세이셸. 파도 소리가 거기서 들려오는 것 처럼 느껴진다. 눈시리게 파랗다는 물빛과 하늘의 색깔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나는 이렇게 작은 행복을 찾아 나의 삶을 그려 나간다. 그리고 모든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나간다. 작은 행복, 긍정적인 사고방식, 그리고 마음을 맑게 만들어 주는 명상의 시간.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그래서 더 행복하다.  


"남들도 모르게 서성이다 울었지 지나온 일들이 가슴에 사무쳐 텅 빈 하늘 밑 불빛들 켜져가면…" 이문세의 "옛 사랑"이 사무치게 그리운 밤이다.


06. 12. 2016

미셸김/아리조나한국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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