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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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풋풋한 흙 냄새를 맡은 낙타들은 갑자기 흥분해 날뛰기 시작했다. 거의 3개월을 작은 갑판에 묶여 뱃전을 때리는 파도와 칼끝같이 날카로운 대서양의 바닷바람에 시달리던 낙타들은 그간 잊었던 푹신한 대지의  촉감이 전류처럼 발을 타고 온몸에 흐르자 날뛰기 시작했다. 낙타들이 기쁨에 겨워 앞발과 뒷발로 땅을 찰 때마다 튀는 흙은 물보라처럼 하늘을 날았고 그 때마다 낙타들은 어두워지는 하늘에 긴 목을 빼고 울부짖었다. 그 때마다 입에서는 허연 부케가 튀었다. 놀란 낙타 몰이꾼들은 고삐를 단단히 쥐고 낙타들을 진정시키려 애썼으나 속수 무책, 대신 낙타 몸에 둘러 맨 고삐같은 가죽 끈들이 힘없이 끊어졌다.


처음 본 낙타에 놀란 항구 주변의 주민과  말, 노새

괴이한 모습의 낙타에 놀란 것은 항구 주변의 주민들 뿐아니라 짐마차에 매달려있던 말이나 노새, 황소도 마찬가지였다. 낙타가 뭍으로 나올 때 항구에는 마침 정부의 화물운송마차 25대가 짐을 싣고 내리고 있었다. 독일계 이민자 프레드 훌츠호이저라는 젊은이는 이후 낙타를 회상하는 인터뷰에서 "나는 그때 노새를 마차에 매고 있었다. 처음 낙타를 본 노새가 놀라 달아나는 통에 노새를 다시 잡는데 혼이났다"고 했다.

웨인소령은 낙타를 우리로 몰아넣는데도 애를 먹었다. 웨인 소령은 전령을  마을로 보내 낙타를 보고 말이나 노새가 놀라지 않게 미리 피해 놓으라고 조처했다. 그러나 동작이 느린  황소가 끄는 짐마차는 낙타를 미쳐 피하지못해 혼란을 빚기도 했다.

당시 인디아노라 주민들은 담장을 열매를 맺는 선인장 일종인 프리클리 페어스로했다. 길을 나선 낙타들은 오랜만에 입맛 돋구는 선인장 열매 냄새를 맞고 긴목을 빼고는 남의 집 담장인 선인장 열매를 따먹다가 망가트렸다. 화가난 집주인은 채찍을 들고 나와 낙타에게 휘둘렀다.

주민들은 연일 낙타를 구경하러 몰려들었다. 주민들은 책에서나 보던 괴이한 모습의 낙타를 구경하러 마차를 타고 단체로 몰려드는가 하면 어린이들은 어른들 손을 잡고 먼길을 걸어오기도 했다. 웨인소령은 혹시나 낙타가 주민들에 의해 부상이라도 당할까 전전긍긍했다. 


엄청난 낙타의 괴력에 놀란 주민들

낙타가 우리에 도착한지 한 일주일 가량 지난 어느 날, 웨인은 낙타를 구경하던 주민들이 낙타가 정말 힘이 세냐며 의심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웨인은 주민들에게 낙타가 얼마나 힘이 센가를 보여주기로 마음 먹었다. 웨인은 낙타 한 마리를 데려와 무릎을 꿇게한 후 613 파운드 짜리 건초더미를 실었다. 그리고 건초 한덩어리를 더 실었다. 모두 1256 파운드의 건초를 실은 낙타가 벌떡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나가자 이 광경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박수를 치며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 주민은 감격한 나머지 이 괴력의 짐승을 칭송하는 시를 지어 동네 신문인 "인디아노라"에 게재했다.

인디아노라의 우기는 5월 말부터 시작되었다. 웨인은 장마를 피해 낙타를 우선 40 마일 거리의 호그 왜로우 초원을 거쳐 내지로 이동키로 했다. 6월4일 출발한 낙타는 3일 후 빅토리아라는 작은 마을에서 5마일 거리의 초원에 야영장을 마련했다. 이때도 마을주민들이 낙타를 구경하러 몰려왔다. 구경꾼 틈에는 폴린 셔케이라는 열 살짜리 소녀가 어머니 손을 잡고 호기심어린 눈으로 낙타를 구경하고 있었다. 폴린은 어떻게하다 웨인 소령의 말동무가 되고 웨인 소령은 그날 저녁 폴린 가족의 초청으로 저녁을 함께했다. 이날 웨인은 어린 폴린에게 낙타를 태워주기로 약속했다.

다음날 아침 6시 30분 폴린의 집 앞에 나타난 낙타에 웨인 소령은 작은 폴린을 번쩍 들어태웠다. 폴린을 태운 낙타는 몰이꾼과 함께 근 2마일 산책한 후 집근방에 폴린을 내려놓고 웨인 소령과 낙타는 떠났다. 75년의 세월이 흐른후 폴린은 "아랍인 몰이꾼이 집 근방에 나를 내려놓자 웨인 소령은 다시 낙타와 함께 떠나면서 나에게 환한 미소를 보냈다. 그 이후 나는 그처럼 멋있던 웨인 소령을 다시 볼 수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낙타 털로 양말을 짜 대통령께 선물

웨인 소령은 폴린의 어머니 매리에게 낙타 털을 선물했다. 폴린과 매리는 냄새나는 낙타 털을 물로 빨고 햇빛에 말려 냄새를 없앴다. 그리고 낙타 털로 조잡하지만 양말 한 켤레를 짰다. 매리는이 양말을 귀한 낙타를 구경시켜주어 감사하다고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에게 보냈다. 3개월 후 피어스 대통령은 매리와 폴린에게 감사하다는 답장과 함께 자신의 서명이 새겨진 은제 찻잔 받침을 보내왔다.

웨인 소령의 낙타 행렬은 어느 날은 하루 7마일, 21 마일을 전진하며 6월16일에는 100여년 전 스페인이  코만치와 아파치로부터 정착민을 보호하기위해 수비대를 세운 키볼로라는 마을에서 12 마일 거리에 야영장을 마련했다. 이날 정오 경 암놈 한 마리가 새끼를 낳아 행진을 잠시 중단했다. 그러나 태어난 새끼는 고개를 제대로 들지못하고 호흡이 불안정하더니 다음 날 새벽5시 30분경 죽었다. 부검 결과 사인은 기도가 몹씨 부어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6월17일 낙타 행렬은 17 마일을 전진, 산 안토니오에서 10 마일 거리에 야영장을 마련했다. 그리고 웨인은 한 발 먼저 산 안토니오에 낙타를 수용할 준비가 제대로 되어있나 확인하기 위해 말을 달렸다. 18일 웨인은 왜곤 매스터 레이가 몰고 온 낙타를 산 페드로 강 근방에 마련된 우리에 낙타를 수용했다.

그러나 이 낙타우리는 마을과  너무 가까웠다. 몰려드는 주민들 때문에 낙타가 제대로 안정을 취할 수가 없었다. 부득이 웨인은 낙타를 몰고 메디나 강 근처 목장으로 낙타를 옮겼다.


낙타 정착지를 찾아  서부 황야를  방황

그러나 6월22일 몰이꾼이 잠시 눈을 판 사이 낙타 한 마리가 우리를 뛰쳐나갔다. 웨인은 낙타 수색대를 꾸려 근처 황야를 뒤졌으나 달아난 낙타는 2 마일 거리의 벌판에 부상당해 쓰러진 채 발견되었다. 목장으로 옮겨진 낙타는 몇 시간 후 죽었다. 부검결과 사인은 심한 가격에 의한  목주위 부상과 쇄골, 늑골 등의 골절로 밝혀졌다. 아랍인 몰이꾼이 범인으로 지목되었으나 강력하게 혐의를 부인하여 그럭저럭 넘어갔다.

낙타의 사망에 놀란 웨인 소령은 더 안전한 장소로 콜로라도 강  근방 푸레데릭버어그 마을 근방의 마아틴 스코트 요새를  찾았다. 1848년 연방정부가 아파치와 코만치로부터 주민을 보호하기위해 세운 요새는 주민들이 떠나자 18 52년 이후 방치되었다. 그후 요새의 소유권이 민간에게 넘어갔다. 웨인 소령이 마아틴 스코트 요새를 찾았을 때 요새는 마치 유령도시처럼 황폐되어 있었다. 마굿간을 비롯하여 건물들은 부서지고 마을에는 인적이 끊긴 채 빈 바람만 지나고 있었다. 다만 요새 주변 한 쪽 모래벌판 사이에 목초지가 보였다. 마아틴 스코트 요새 주인은 웨인에게 5년 내지 10년 리스에 목초지를 포함하여 월 50 달러를 요구했으나 웨인은 "이곳은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스페인 말로 푸른 계곡이라는 캠프 버어디는 1855년 7월 버어디 클릭의 반데라 패스에서 3마일 지점에 세워졌다. 근처에는 너른 초원과 풍부한 용수를 갖추어 낙타를 키우기에는 아주 이상적인 장소였다. 또한 주위에는 모래나 석회석, 그리고 목재로 사용할 수 있는 나무와 비교적 저렴한 노동력도 풍부했다. 웨인 소령은 필요하다면 언제고 영구막사나 낙타우리를 세우기 쉽겠다고 생각했다.  웨인이 이곳을 찾았을 때 수비대장 파머(Innis N. Palmer)대위는 반갑게 웨인 소령을 맞았다. 웨스트 포인트 육군 사관학교 출신인 파머 대위는 매우 이지적인 장교로 낙타라는 동물에 대해서도 비교적 이해심이 많았다. 웨인은 버어디 캠프 요새 안에  낙타부대 사령부를 설치하기로 작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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