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김 원장 라이프칼럼] 일소일소 일노일노(一笑一少 一怒一老)

오늘은 마음잡고 부엌에서 하루종일 지내보자 하고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꽤나 오랫동안 미루어 온 일이니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정도까지 한계에 다달았다. 회의 참석, 행사 참석, 사람 만나기, 컴퓨터 일 등 무슨 일들이 그렇게 항상 내 자신을 묶어 놓는지 때로는 “뭐 이렇게 바쁘게 살아야 하나” 스스로에게 투정을 부릴 때도 있다. 언젠가 나도 남는 것이 시간 뿐이라고 말할 날도 오겠지.
바쁘다고 생색내고 집안 일을 게을리 할 수도 없고, 역시 여자임을 부인할 수 없는 순간이다. 거의 다 떨어져 가는 양념가루들을 한번에 준비해 놓는다는 것도 쉽게 끝나는 일이 아니다. 이런 일을 남편에게 시켜 보면 어떻게 해낼까? 생각하면서 웃음이 슬며시 나온다. 한번 웃었으니 오늘은 일소일소 달성.
천일염을 다시 구워서 곱게 빻아 놓는 일, 통깨를 볶아 깨소금으로, 통후추 갈고, 현미 볶고 멸치 볶아서 가루 만들고, 표고버섯 가루 내는 일, 조림간장, 볶음간장, 약고추장, 쌈된장 만들기. 머리가 아파진다. 왜 우리는 항상 먹으면서 살아야만 할까. 하루를 길게 잡고 건강상 40분 정도 일하고, 앉아서 쉬고, 다시 일하고, 쉬고, 별로 나쁘지도 않네. 얼마동안 걱정없이 쓸 생각을 하니.
“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지고, 한번 화내면 한번 늙어진다”
이말의 뜻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어 하겠지만 그렇다고 화내는 일 없이 웃으면서 만 사는 사람이 또 어디있어 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오늘 부엌일 하겠다고 날자를 잡은 것도 머리를 식히고, 스트레스도 날려 버리고 싶었다.
살면서 부딪히게 되는 꼴같지 않은 사람, 그런데 그 꼴같지 않은 사람이 어디서나 언성은 더 높이기 마련이다. 나에게는 일노일노를 가져오니 무척 손해다. 일소일소만 해도 모자라는 인생인데 일노일노?!! 이런 생각도 머리에서 지워버리고 좋아하는 음악이나 들으면서 일소일소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 재미있는 글과 함께.
문제 #1
낱말을 설명해 맞추는 TV 노인 프로그램에서 천생연분을 설명해야 하는 할아버지. ‘여보 우리 같은 사이를 뭐라고 하지?’ ‘웬수’ 당황한 할아버지 손가락 넷을 펴 보이며 ‘아니, 네 글자’ ‘평생 웬수’.
어머니의 눈망울 속 가랑잎이 떨어져 내린다
충돌과 충돌의 포연 속에서
본능과 본능의 골짜구니 사이에서
힘겹게 꾸려온 나날의 시간들이
36.5 말의 체온 속에서
사무치게 그리운 평생의 웬수
-황성희 시인의 “부부”-
일본 에히메(愛媛)현 의학팀이 7년 동안 노인 3000명을 추적 조사했다. 남편과 함께 사는 아내의 사망률이 홀로 사는 경우보다 두 배나 높았다. 반면 남자는 아내가 없으면 사망률이 50% 높았다는 보고다.
문제 #2
70대의 여인들의 초등학교 동창회 모임. 얘기꽃을 피우다가 한 회원이 옛날에 노래를 잘 부르던 동창에게 “얘, 너 일어나서 우리 교가 한번 불러봐라”
지목을 받은 회원 일어나서 “기억을 다 할지 모르는데” 하면서 노래를 시작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하고 일절을 불렀다. 한 동창 왈 “너는 학교 다닐 때도 기억력이 좋더니 여전하네. 어떻게 그걸 잊지 않고 다 부르니?” 모두 그녀의 기억력에 큰 박수.
교가를 잘 부르고 집에 온 아내에게 남편은 “동창회는 잘 다녀 왔소?” “여보, 글쎄 옛적 교가를 부르라고 해서 불렀지 뭐에요?” “잘했구려. 나도 한번 당신 옛날 초등학교 교가 좀 들어 봅시다.” 아내는 동창회에서 친구들을 즐겁게 했던 기억을 살려 다시 교가를 불렀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한참 듣고 있던 남편은 “여보, 거 참 이상도 하지? 어째 우리학교 교가와 그렇게 똑같을 수가 있소?”
웃으면서 살아야지. 건강에 좋고, 피부에 좋고, 일소일소만 기억하면서.
4. 25. 2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