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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김 원장 라이프칼럼] 음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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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이기지 못하는 사람이 이렇게 뜨거운 곳에서 여름을 보낸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다. 물론 건조한 날씨가 도움이 된다는 건강조건 때문에 참고 견디고, 또 참고 견디고 하면서 그 수많은 여름햇살을 받아가며 인내심을 키워왔다. 그런데 좀 너무한 것이 어떻게 해마다 빠지지 않고 뜨거운 여름이 온다 는 것을 알면서 어찌 한 철 여름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싫어할 수 있을까? 

  

햇볕이 들어 온다고 창문마다 커튼이나 유리창 블라인더로 꼭꼭 막아 놓으니 환하고 화-악 트인 공간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맞지 않는 환경이다. 그래서 선선한 날씨가 되면 환한 모습이 보고 싶어 가려졌던 모든 것들을 기다릴 틈도 없이 다 걷어 놓는다. 이런 여름을 해마다 싸워야 하니 자연생태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고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지낼까 연구한 결과가 불 없이 시원하게 해먹는 음식이다. 

  

푹푹찌는 여름에 불 위에서 음식을 해먹는 주부들의 고통이 말이 아니다. 집집 마다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음식이 있겠지만 며칠 전 해먹은 지중해식 해물 요리는 딱이다. 올리브 오일에 양파와 마늘을 듬뿍 넣고 허브 몇가지를 넣은 후 해물(새우, 스캘럽등)을 담가 익혀서 이탤리안 빵이나 불란서 빵을 찍어 먹는 아주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음식이 맛있고, 전기냄비를 쓰니 불을 직접 쓰지 않아서 좋고, 건강에 좋고,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 건강에는 지중해 식단이 제일 좋다고 하는데 바로 이 음식 이야말로 지중해 음식의 일종이구나 생각하니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라 해도 지장이 없다.  지중해 식단의 기본이 올리브 오일, 허브, 해물, 그리고 와인.


또 한가지 외국음식이지만 우리 입맛에도 잘맞는 헝개리안 굴래쉬(Hungarian Goulash)라는 음식이 있다. 이것도 구태여 불 위에서 안하고 전기냄비에 넣어 해먹으면 간단히 해결된다. 돼지 등갈비를 위주로 동유럽 사람들이 즐기는 절인 캐비지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와 많은 양파, 마늘, 허브, 파프리카를 넣고 골고루 양념이 배이도록 어느 정도 끓여주면 된다. 시카고 시절 모두 아랍계와 독일계의 이웃들에게서 직접 배운 음식인데 우리 입맛에 맞아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다.


우리음식을 어찌 빠뜨릴 수 있으랴. 그들을 집에 초대해서 색깔 좋은 구절판 음식에 스테이크를 불고기 양념해서 상추와 함께 싸 먹는 것을 가르쳐 주었더니 그 다음부터는 자기들 집에서 스테이크 위에 우리 고추장을 발라서 먹으니 세계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 되었단다. 어느나라 음식이건 맛있는 음식을 만나면 국경을 초월하는가 보다. 

  

한 번은 어느 정치인과 외국인 단체 회장과 함께 한국식당에서 불고기에 상추쌈 싸 먹는 것을 맛 보더니 그 다음 부터는 상추 쌈 싸먹는 것 또 언제 갈거냐고 묻는다.


가깝게 지내는 시정부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함께 4명이 한국식당에 모여서 음식을 시켜야 하는데 무엇인가 골고루 한국의 전통음식을 맛보게 하고 싶어 굴보쌈에다 곱창전골을 시켜주었다. 내용물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맛있다고 즐거워한다.  돼지고기 수육에 새우젓까지 얹어 먹으면서 곱창을 잘근잘근 씹는 그들을 보니 역시 우리음식은 참 맛있구나 하는 자부심을 가졌다. 굴보쌈을 두번이나 주문해야 했다.


 우리 음식 가운데 여름 보양음식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삼계탕이 있고, 항상 뜨거운 것만이 싫으면 조금 방법을 바꾼 시원하게 먹는 초계탕, 그리고 새콤 시원한 미역오이 냉국도 빠뜨릴 수 없다. 김치를 싫어하는 남편 때문에 샐러드도 좀 질릴만해서 로메인 상추와 부추, 무채를 섞어서 홍고추를 넣어 새우젓갈 조금 넣고 겉절이 하는 식으로 무쳤더니 김치야 물렀거라 할 정도로 맛있다. 

  

우리음식은 사실 너무 정성이 많이 들어가고, 모양새 예쁘고. 건강에 좋고, 일본 음식이나 중국음식 보다도 훨씬 고급스럽다. 그들보다 세계화되지 못하는 것이 너무도 안타깝지만, 서구문명에 소개된 것이 그들보다 100년 정도 늦었으니 이제 우리의 시대가 온다.


복잡하지 않고 단일음식으로 김치, 불고기, 갈비, 비빔밥 등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그 날을 기다려 본다.

8. 2.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