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김 원장 라이프칼럼] 아픈 사람들

어제는 미국내의 곳곳에서 9.11 테러사건의 10주년을 맞아 그 당시를 회상하면서 피해자들 뿐이 아니라 온 국민의 가슴에 뼈아픈 날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변을 당한 피해자나 유가족들의 놀라움은 아픔과 실망을 넘어 미국이 하나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지요. 세계의 초강국이라는 미국, 어느곳이던지 아프고 병든 국가를 위하여 항상 앞에 서서 도와 주는 나라, 그 미국이 알카에다에 의한 테러공작 으로 미국에게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납치된 비행기 안에서 한 여인은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승객들은 모두 죽게될 것 같아요. 당신을 사랑해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 잘 부탁해요”하는 짧은 통화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영원히 이별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별을 상상할 수도 없었겠지요. 잠깐이면 도착하는데 우리는 이렇게 한치 앞도 보지도, 알지도 못한 채 인생을 살아 가고 있습니다. 그들의 아픔을 우리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우리는 쉽게 남의 아픔과 상처를 이해한다고 말합니다.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주위의 얘기를 듣다 보면 너무나 아픈 사람들이 의외로 많음을 알게됩니다. 육신의 아픔, 정신적인 아픔,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짧은 인생을 보람 차고, 뜻 깊고, 아름답게 살다 가는 것도 시간이 모자라는데 어째서 우리는 남의 가슴을 쓸어 내리는 상처를 주면서도 모른척하고 살아 갈 수 있는지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남에게 상처를 준 사람은 편하게 당연한 것처럼 살고 있는데 상처를 받은 사람은 늘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어느 심리학자는 말하기를 남을 늘 괴롭히는 사람은 두가지의 유형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그 사람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미워하며 괴롭히는 것, 두번째는 그 사람을 너무 시기하기 때문에 무조건 깎아 내리면서 스스로의 쾌재를 부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동양에서는 일찍이 “만상이 불여심상”이라 하여 일만가지 상이 아무리 빼어 나도 심상만 하지 못하다고 하였습니다. 공자의 말입니다. 그 마음이 선량하면 빈천할 상이라도 도리어 복을 받아 부귀할 수 있고, 마음이 불량하면 부귀할 상이라도 반대로 천벌을 받아 비천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너무 경솔하여 쓸데없는 말을 함부로 지껄이는 사람은 큰 재앙을 당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모두남을 물속으로 끌어 넣으려면 자신도 물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과 같이 남을 중상 모략해 해를 입히는 사람은 마침내 패가망신한다 고도 했습니다.
어떤 사람의 대화를 들어 보면 남이 듣기 싫어하는 일, 거기다 콕콕 미운 말만 일부러 골라서 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그 말을 듣고 좋아하건 싫어하건 그냥 뱉어 버립니다. 그러고는 하는 말이 “아휴, 나는 하고싶은 말은 하고 살아야지 참고는 못 살아” 하지요. 그 말을 뱉은 후 다른 사람이 받을 마음의 상처는 알바가 아니라는 태도입니다. 우리 주위에 많이 있습니다.
몽테뉴의 ‘수상록’에는 “우리가 어리석은 짓을 했거나 어리석은 말을 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우리는 보다 넉넉하고 중요한 교훈을 배워야 한다. 우리 인간은 한갓 멍청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 말이다.”
우리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있습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인생길을 위해서 는 남을 미워하기 보다는 칭찬을 더 해주고, 시기하고 질투하느라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그 사람과 동행하면서 함께 배우며 조촐한 모습으로 살아 가는 것이 훨씬 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가던 길이 막막해서 힘들어하는 사람, 앞이 하나도 안보여 절망에 갇힌 사람, 잘 간다고 생각했는데 길이 끊어졌다 고 한탄하는 사람, 늘 우리 주위에 보이는 사람들, 연약한 인간들의 모습 입니다.
함께 붙잡고 가는 것이 우리들의 일입니다.
9. 12. 2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