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원환 목사 기독칼럼] 신들의 이야기 7

성경에서 우주만물의 창조자요 유일 참신으로 표현된 야훼 엘로힘이 셈족 아브라함을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주전 2천년경에 불러 새로운 땅으로 이주하게 하셨을 때 그가 이주한 그 지역은 가나안땅 혹은 팔레스타인 지역이었다. 그리고 그 지역에서 야훼 엘로힘은 아브라함의 후손들을 통하여 새로운 나라 새로운 민족을 만드시겠다고 약속하시는데 문제는 그 지역이 공허한 무주공산의 땅이 아니라 오랫동안 그곳에서 터전을 잡고 살아온 가나안 족속들에 의하여 이미 점령된 곳이다.
이 지역에 대한 야훼 엘로힘의 계획은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이집트에서 번성하여 하나의 거대한 민족으로 부상하게 되자 모세를 통하여 이집트를 탈출하게 하고 아라비아 광야를 가로질러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게 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진군하는 새로운 민족 이스라엘과 기존 가나안족속들 간의 마찰과 갈등이 야기되는데 이 이야기는 모세 오경중의 하나인 출애굽기와 민수기 그리고 여호수아서에서 잘 묘사되어 있다.
이들 기록에 의하면 사랑과 자비와 오래참음이 풍성한 신으로 묘사된 야훼 엘로힘이 모세, 특히 여호수아와 그의 군대를 통하여 가나안 족속들과 오랫동안 그리고 무수한 전쟁과 전투를 벌이게 하고 사람들을 죽이며 도성을 파괴하게 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이 기록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성경의 야훼 엘로힘 신도 별 수 없이 피와 복수와 살육에 굶주린 여느 신과 다를 바가 없다고 단정하기도 한다.
이 점에 있어서 기독교는 이스라엘 민족과 가나안 족속들간의 갈등과 마찰은 단순한 정치적 그리고 영토획득의 차원이 아니라 영적 전쟁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유일신을 견지하는 이스라엘 세력과 다신론의 세계관과 문화속에 침잠되어 있는 가나안 족속 간의 영적 갈등과 전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의 관점에서 이스라엘 백성의 가나안 진군은 일종의 ‘거룩한 전쟁'(Holy War)인 셈이다.
그러면 이스라엘의 가나안 진군을 막는 가나안 족속들이 섬겼던 신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집트만큼 가나안 땅에도 무수한 신들이 인간에 의하여 만들어져 숭배되고 있었다. 이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가나안 땅 만신전의 우두머리인 바알(Baal)인데 이 신은 폭풍우를 관장하고 다산과 풍요를 다스리는 신이다. 이 남성신과 짝을 이루는 여성신은 ‘아티랏’ 혹은 ‘아세라’로 불리는 것으로서 역시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다.
이들과 더불어 특히 지중해연안의 필리스틴족속들에 의하여 주도적으로 숭배된 신으로 ‘다곤’이 있는데 이 신은 가나안땅의 주신인 바알의 아버지로 여겨진다. 또한 가나안 지역의 농경생활과 더불어 관련된 여러 신들중에 ‘몰렉’ 혹은 ‘몰록’이라는 신이 있는데 이 신은 불을 관장하는 신으로 여겨졌고 가나안 족속들은 이 신에게 제사를 드릴 때 어린아이들을 제물로 불속에 던지는 의식도 행했다고 전해진다.
가나안 땅에 정착하여 야훼 엘로힘만을 참된 신으로 섬기며 살도록 의도된 이스라엘 백성이 살아가는 과정속에서 가장 영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 악한 시대를 만나게 되는데 그것은 솔로몬 사후 왕국이 분열한 후 아합이라는 왕이 북왕조 이스라엘을 다스릴 때 일어난다. 그것은 아합왕이 그의 아내 이세벨과 결탁하여 그동안 존속된 야훼 엘로힘 유일신앙을 버리고 인근의 바알과 아세라 이방신들을 이스라엘에 도입하고 그것을 국가종교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것은 야훼 엘로힘만을 참된 신으로 섬겨야 할 이스라엘 백성에게 심각한 영적 위기를 가져다 주었다.
가나안 족속들이 주로 섬긴 바알과 아세라신을 섬기기 위해 가나안 사람들은 보이는 주변의 높은 지역에 산당을 짓고 그곳에 바알과 아세라 주상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이곳에 찾아와서 숭배하는 참배객들을 도와주는 제사장들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남성만 아니라 여성 사제들도 있었다. 산당의 제사장들은 산당참배객들과 함께 신들에게 참배만 한 것이 아니라 성적인 교합의 행위도 가졌는데 신들 면전에서의 성적 교합행위는 신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그곳에서 바알과 아세라 남성 여성신의 성적 결합이 이루어졌고 그들의 흥분상태로 말미암아 천기를 자극하게 되고 그 결과로 농경생활에 필요한 비와 구름과 바람이 불어오는 것으로 가나안사람들은 믿었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가나안 땅의 이교신들을 섬기는 것을 금한 것은 단순히 우상숭배 행위를 근절하는 것만이 아니라 이와 같이 정신적 그리고 육체적 음란행위의 습속이 거룩하게 살아가야 할 하나님의 백성에게 전염되지 않기를 바람에서 이기도 하다.
이런 영적 육체적 정결의 과제는 지금도 모든 기독신자들의 어깨에 드리워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