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칼럼
KAZT 어드민
KAZT 어드민

[미셸김 원장 칼럼] 송구영신(送舊迎新)의 회한(悔恨)

michelle.jpg



2015년의 을미년이 저물어 간다. 해마다 묵은 것을 보내고 새 것을 맞이한다고 하지만 과연 우리는 얼마나 묵은 것을 보내고 어떻게 새 것을 맞이하는지 오래 살았다고 하면서도 무엇이 그리도 틀린 것인지 분간을 못하면서 그렇게 세월은 흘러 갔다. 보내는 것에 대한 미련과 새로 맞이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비교해 보면 늘 후회스러운 것은 항상 있고 새로운 것을 맞이하는 것에는 늘 기대감이 가득하다.

저물어 가는 금년 한해를 보낼 즈음이면 늘 생각하는 것이 연초에 거창하게 계획했던 것들이 제대로 잘 지켜졌는가.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까? 아니면 적어도 한가지 만은 그래도 지켰노라고 말 할 수만 있다해도 

자랑스럽게 느껴야 한다.


연초에 떡국이라도 한그릇 먹고 나면 적어도 새해에 시작할  몇 가지 계획은 적어 보지 않았을까.  금연을 하겠다. 적어도 책을 50권은 읽어 보자. 아니면 금년에는 부모님께 좀 더 효도 좀 해 보자. 아이들에게 더 신경을 쓰자.그런데 돌아보면 어느것 하나 제대로 지켜진 것이 없고 벌써 또 한해가 가는거야 하면서 남는 것은 회한(悔恨) 뿐이다.  



세월아 천천히 좀 가자꾸나 하고 소리쳐도 듣지도 않고 달려 만 간다. 

안타까워 해도 소용이 없고 여지없이 우리는 또 송구영신을 맞이해야만 한다.

회한(悔恨)과 아쉬움에만 머문다면 한 해를 의미있게 보낼 수 없다. 보낼 것은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 할 새로운 각오로 지금껏 해 온 것처럼 또 시작하는것이다.

새 해 첫달의시작은 조용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자신을 수양하듯 새해의 시작은 그렇게 시작하고 싶다. 나를 다듬으면서 남을 배려하고 이웃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고 더 많이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도울 수 있는 길이 어떤 것이있을까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싶다. 새해가 되면 모두들 예년에 하던 습관대로 실천해야할 목록을 만들어 놓지만 3일을 넘기지 못한다고 하던데 지금의 이 마음 그대로 일 년을 잘 간직 할 수 있기를 다짐해본다.



세상이 변해서인지 모두가 나를 먼저 내세우고, 보고들은 대로 가릴 줄 모르고 한마디 씩다 해야되는 세상이니,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서있을 줄 아는 분별력 있는 사람이 그립다.  유명한19세기 미국의 시인, 우리도 학창시절에 많이 배웠던 시인, 롱펠로우의 시(詩)에 나오는 구절이 늘 나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항상 푸른 잎새로 살아가는 사람을 

오늘 만나고 싶다

결코 화려하지도 투박하지도 않으면서

소박한 삶의 모습으로

오늘 제삶의 갈길을

묵묵히 가는

그런 사람의 아름다운 마음하나

고이 간직하고 싶다.



왜 사는 모습들이 모두 바쁜 모습일까? 도대체 누구하나 바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걱정없이 사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다바쁘게 산다. 이렇게 바쁘게 살아도 결국 가는 곳은 한 곳 뿐인데. 훌훌 떨치고 도착하는 인생의 종착역. 바쁘다고 한다, 걱정도 많다고 한다, 부족한 것은 더 많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힘겹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어느 교수의 말처럼 아령을 달고 고해를 건너는 것이 인생이라 했거늘 정녕 신(神)의 뜻은 어디에 있기에 인간에게 이처럼 힘든 인생을 맡기셨을까. 가끔씩은 이렇게 힘든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에 남을까 곰곰히 생각해 본다.



우리네 삶처럼 휘고 굽어진 겨울나무 주목을 찾아 태백산에 들었다가 눈에 번쩍 띄는 사진을 남겨 놓았다. 안성식이라는 중앙일보 사진기자는 “죽은 주목이 새벽 하늘을 떠받치고 서 있다.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을 산다는 주목은 겨울바람에 떠밀려 제 몸을 비틀고 서 있다”고 써 놓았다. 벌거벗은 주목 나무를 보려고 태백산에 들어 간 기자의 정신이 가슴을 휘몰아 친다. 이러한 도전 정신을 잠시라도 부러워하며 사진을 감상하면서 누구라도 새해에는 이런 정신을 가져 보면 어떨까.  


우리네삶처럼휘고굽어진주목


붉은 원숭이의 해 병신년(丙申年)을 맞아 열심히, 그리고 성실한 삶으로 열매 맺는 도전의한 해가 되기를 바라고 싶다.



12월28일 2015년

미셸 김

아리조나 한국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