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칼럼
KAZT 어드민
KAZT 어드민

[정기원 목사 알수록 재미있는 성경 나눔] 태산같은 믿음의 아버지 아브라함 23

jung ki won.jpg

롯의두 딸은 이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마음에 깊은 상처와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모른다. 제 정신이 아닌 아버지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에 부르르 떨며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는 불면증에 시달렸을 게 뻔하다.

그 후 롯의 가족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소돔과 고모라의 심판을 피해 피신한 뒤 동굴에서 기거했다. 빛이 없어 상대방의 얼굴도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컴컴하고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동굴에서의 생활은 전쟁터에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남은 피난민들처럼 참혹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이 스스로 선택한 삶이었다. 모든 희망이 사라지고 흥청망청 돈 쓰고 지내던 시절이 까마득한 옛 추억으로 기억 속에 아물거렸다. 그나마 도망할 때 가지고 온 몇 병의 포도주로 쓰라린 마음을 달래야 했다. 롯의 두 딸은 소돔이 망하는 바람에 결혼할 남자를 만날 수도 없고 이러다가 자식 한번 낳아보지 못하고 동굴에서 늙어 죽으면 처녀 귀신이 되겠다 싶어 괴로워했다. 

그들은 굳을 대로 굳어 돌아가지 않는 돌머리를 기름 짜듯이 짜내 대책을 세웠다. 그리고 남자라고는 아버지 밖에 없으니 아버지를 통해서라도 자식을 낳아 대를 잇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즉시 실행에 옮겼다. 그들은 아버지에게 술을 먹이고 곯아떨어진 아버지와 강제로 동침하여 자식을 낳음으로써 근친상간의 죄를 범했다. 그들에겐 절박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정당방위와 같은 행동이었다 하더라도 근친상간은 하나님 앞에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행위였다. 폭군으로 유명한 네로를 비롯한 많은 로마 황제들은 근친상간과 간통, 동성애 등으로 뒤범벅된 음탕하고 엽기적인 생활을 했다. 그러나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세상을 떡처럼 마음대로 주무르던 그들의 말로는 비참했다.

롯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자기들의 생각을 관철한 두 딸의 행위는 아버지가 그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다른 남자들에게 내어준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에 가까운 성범죄 행위였다. 어쩌면 아버지에 대한 켜켜이 쌓인 분노와 서러움이 폭발했는지도 모른다. 자식을 갖고 싶다는 본능적인 욕구가 그들의 눈을 멀게 했고 욕망의 노예로 살아온 그들은 믿음으로 마음에서 일어나는 욕망을 끊어내지 못했다. 그들은 끝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무대에서 사라진다.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우며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던 남편이 어느 날 상대방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와 바지 주머니에 구겨져 있던 호텔 영수증 때문에 들통나 이혼 직전까지 갔다가 아이들 때문에 다시 극적으로 봉합된 경우를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마음에 상처를 받고 신뢰관계에 한번 금이 간 후에는 예전처럼 완전히 믿지 못하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의심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한다. 간음은 몸과 정신을 더럽히는 행위로 영적으로 치면 우상숭배와 같다. 더럽혀진 몸으로 한 몸이 될 수 없듯 거룩함이 결여된 가정은 올바로 세워질 수 없다. 부부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이다. 신뢰는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에 기초한다. 상대방을 속이지 않고 모든 것을 함께 공유하지 않으면 부부관계가 오래 갈 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은 죽어서 천국에 가는 것을 꿈꾼다. 하늘 어디엔가 황금으로 뒤덮인 화려한 궁전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우리에게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이다. 천국이 있다면 죽은 후가 아니라 지금 이순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살아서 천국을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천국을 꿈꾸고 죽어서 천국에 갈 수 있겠는가? 예수님은 천국은 여기 있다 저기 있다 할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천국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 가까이에 있고 마음에 있다. 천국은 내 안에 있고 동시에 내 밖에 있다. 그러나 그 출발점은 내 마음이다.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과 기쁨을 마음에 누릴 수 있다면 그 곳이 천국이다. 천국은 내 마음에서 출발하여 가정과 내가 속한 공동체 그리고 이 세상으로 확대된다.

가정은 천국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고 사랑을 배우는 학교이며 복음을 전하고 제자를 키우는 곳이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가정을 만들 수 있을까? 아브라함과 사라가 가장 먼저 배워야 했던 중요한 교훈은 바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었다. 그들이 그 답을 발견하고 따뜻한 사랑이 흐르는 가정의 소중함을 알았을 때 그토록 기다리고 갈망하던 아이가 태어났다. 그들은 비로소 아이를 양육하고 가정이라는 사랑과 믿음의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갈 준비가 되었다. 바른 생각과 믿음을 가진 아버지와 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아이는 큰 축복의 선물이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성장하여 크게 쓰임 받을가능성이 높다.
                           

정기원 목사 (602) 804-3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