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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원 목사 알수록 재미있는 성경 나눔] 태산같은 믿음의 아버지 아브라함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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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굽에서 위기를 맞아 곤욕을 치른 그들은 다시 가나안으로 돌아온 후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사건을 몸으로 겪은 당사자인 아브라함과 그 상황을 옆에서 지켜보았던 롯은 위기를 잘 넘겼다는 안도감에 잠시 마음을 놓고 서로를 위로했지만 언제 또 다시 위기가 찾아올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나름대로 다른 탈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위기 앞에서 쫄지 않고 당당하게 행동하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들은 떠돌이 같이 겉도는 삶에 현기증을 느꼈다. 셋방살이 정리하고 한 장소에 정착하여 뿌리를 내리고 나름대로 세력을 확장하여 힘을 갖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쟁이 치열한 세상에서는 강자만 살아남는다는 게임의 법칙을 서서히 알아가기 시작한 것일까? 그러나 어떻게 강자가 될 수 있는 지에 관한 생각은 서로 달랐고 그들은 조금씩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강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면 누가 강자인가? 단순히 돈이 많은 부자일까? 또는 정치판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인가? 아니면 돈과 권력을 모두 손에 쥔 사람인가? 사람들이 돈을 들고 찾아와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앞다투어 줄을 대려고 하는 걸 보면 어떻게 하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정선거를 해서라도 금배지를 달려고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이해가 된다. 그것이 자기 재산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니까.

아브라함과 롯은 맨 손으로 애굽에 내려갔다가 졸지에 많은 재물을 소유한 졸부가 되어 마을 입구에 큼지막한 현수막이 걸린 것은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의 질투와 부러움을 사며 금의환향 하지 않았던가! 부자의 대열에 낀 그들은 나름대로 지역사회에서 인정받고 상류사회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유력 단체에 기부금을 내고 인맥을 넓히는 등 무엇인가를 해야 했다. 성경의 히브리어 원문은 얼음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 것처럼 아브라함과 롯의 관계에 서서히 틈이 벌어지는 불길한 징후를 예고한다.
성경은 아브라함이 하란을 떠날 때는 “아브라함이 롯을 데리고 갔다”고 표현했다. “아브라함은 그의 아내 사라, 조카 롯, 모든 소유와 사람들을 이끌고 가나안 땅으로 떠났다” 여기서 롯은 아브라함이 이끄는 일행에 포함된 한 사람에 불과했다. 
그런데 아브라함이 애굽에서 가나안으로 돌아올 때는 “롯이 아브라함을 따라갔다”고 롯을 전면에 내세운다. “아브라함은 그의 아내와 모든 소유와 함께 올라갔다. 그리고 롯은 아브라함과 함께 갔다” 아브라함과 아내와 소유를 하나로 묶고 롯은 별도의 문장으로 처리하여 아브라함과 롯의 분리를 암시한다. 
롯은 기회가 되면 아브라함의 통제에서 벗어나 스스로 독립하기를 갈망했다. 더 이상 아브라함의 통제아래 있고 싶지 않았다. 탕자의 비유에서 탕자가 아버지의 통제에서 벗어나 새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날기 위해 집을 떠난 것처럼 그는 자유를 찾아 아브라함의 집을 떠나기를 원했다.  
먹고 살기 힘들 때는 조용하더니 이제 살만 하니까 서로 박 터지게 싸운다는 말처럼 많은 재산이 그들의 앞을 가로 막았다. 아버지가 남긴 유산을 놓고 형제의 난이 일어나 서로 더 많은 재산을 차지하려고 한치의 양보없이 법정공방을 벌이며 싸우는 걸 보면 마음이 서글퍼진다. 먹이감이 있으니 더 많이 먹으려고 달려들어 싸우지 아예 먹을 게 없으면 싸울 일이 있겠나 싶다. 종종 가진 자들이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끝없는 욕심이 문제의 발단이 된다. 아브라함과 롯이 많은 재산을 가지고 애굽에서 돌아온 후 그들에겐 하루가 멀다 하고 크고 작은 문제들이끊이지 않고 일어났다.

가장 큰 문제는 아브라함과 롯의 가축을 맡아 관리하는 목자들 간에 발생한 분쟁이었다. 그들에겐 수를 셀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소와 양과 가축이 있었지만 그 많은 가축을 먹일 물과 목초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극히 제한된 우물과 목초지를 그들이 함께 공유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브라함과 롯에게 속한 목자들은 물과 목초지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서로 대립하고 싸웠고 그들의 갈등과 다툼은 서서히 아브라함과 롯의 갈등으로 번져가기 시작했다. 더 큰 문제는 아무리 생각해도 분쟁을 해결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거였다. 그렇다고 상대에게 양보하여 내 가축이 제대로 먹지 못하게 할 수도 없고. 
히브리어 립(Riv)은 다투다는 말로 번역되었지만 이 단어는 단순히 의견차이가 생겨 말다툼을 하거나 불평하는 것을 넘어서서 상대방에 대한 비판과 원망을 포함한다. 그들은 우호적인 관계에서 서로를 비난하고 손가락질하며 급격하게 적대적인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정기원 목사 (602)804-3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