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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원 목사 알수록 재미있는 성경 나눔] 태산같은 믿음의 아버지 아브라함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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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법과 세상의 법은 다르다. 613개 항목의 율법을 대표하는 십계명에는 세상의 법이 다루지 않는 독특한 법이 하나 있다. 몇 번째 계명일까? 정답은 10번째 계명이다. 10번째 계명은 내 이웃의 아내나 그의 남종이나 그의 여종이나 그의 소나 그의 나귀나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하지 말라고 명한다. 그러나 남의 것을 탐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내가 아무리 남의 것을 부러워하고 갖고 싶다는 욕심을 가졌어도 실제로 남의 것을 훔치지 않는 이상 아무도 내 마음 속을 알 수는 없다. 따라서 세상의 모든 법은 겉으로 드러난 행위의 결과를 가지고 판단한다. 도둑질하고 싶은 마음을 가졌다는 이유로 사람을 벌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하나님의 법은 행위의 결과 못지 않게 행위의 동기를 중시한다. 사람이 마음 속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가 중요하다. 마음 속에 품은 생각은 시간이 지나면 행위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예수님은 만약 다른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었다면 그 사람은 이미 간음죄를 범했다고 말씀하셨다. 기회를 기다리다 때가 오면 지체없이 행동에 옮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다윗 왕은 바람을 쐬러 왕궁 옥상에 올라갔다가 우연히 목욕하는 한 여인을 보고 마음을 빼앗겼다. 그 여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었지만 세상에서 더 예쁜 여인은 없을 거라고 단정짓고 그녀를 자신의 아내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꽉 차 있었다. 그녀의 청초한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고 그 누구의 말도 귀에 들리지 않았다. 그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알고 보니 그녀는 유부녀였고 합법적으로 이혼을 하지않는 이상 결코 자신의 아내가 될 수 없는 사람이었다. 멈출 수 없을 정도의 무서운 속도로 달리던 차가 앞에 보이는 장애물을 피하지 못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반대편 차선 쪽으로 날아가 차가 뒤집힌 대형사고처럼 그는 흔들리는 마음을 추스르지 못한 채 정신없이 차를 몰다가 끔찍한 사고를 내고 말았다. 무책임한 행동의 결과였지만 그의 탐욕과 집착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었다. 

기독교는 마음을 다루는 종교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을 살피시고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를 알고 싶어하신다.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 지가 곧 그 사람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성경은 탐욕과 집착을 우상 숭배로 규정한다. 하나님보다 더 원하는 것이 마음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욕심과 집착을 버릴 수 있을까? 욕심과 집착의 대상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만큼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가능하지 않을까?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꼭 사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었다. 골프를 치기 시작하면서 별이 5개나 붙어있어 가장 비싸다는 일본 골프채를 구입하여 신주단지 모시듯 했는데 얼마 후 허리를 다친 뒤 더 이상 골프를 칠 수 없게 되었다. 딱 한 번 사용했다는 골프 채를 집 안에 모셔두고 지내다 몇 년이 지난 뒤 헐 값에 아는 사람에게 넘겼다. 당시에는 목숨처럼 소중하게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니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96년부터 강화도 화도면 동막리에서 살고 있는 함민복 시인은 결핍을 느끼지않기 때문에 결코 가난하지 않다고 고백했다. 시를 쓰는 것 말고 다른 직업이 없는 전업시인인 그는 비록 가난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가난 앞에서 당당하게 자유인으로 사는 사람이다. 눈에 보이는 물질세계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음으로 인해 가난을 피할 수 없지만 역설적으로 정신적인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그의 고백에는 세상과 맞서는 당당함이 엿보인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다는 다윗 왕의 고백은 세상에서 내가 가지고 싶은 모든 것을 가졌기 때문에 부족함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소유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나의 목자되신 하나님과의 밀접한 관계때문에 더 이상 결핍을 느끼지 않는다는 말이다. 눈에 보이는 물질 세계를 넘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은 결핍으로부터 자유할 수 있고 자기 삶의 주인으로 자유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다.

아브라함은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번제에 쓸 나무를 쪼개어 부지런하게 준비물을 챙기고 길을 떠날 준비를 한다. 겉으로는 그가 아들을 제단에 바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신속하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상한 점들이 눈에 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준비물인 이삭을 뒤로 미루고 다른 것들을 열심히 챙긴다. 산에 가면 얼마든지 땔 나무를 쉽게 구할 수 있어 굳이 이른 아침부터 장작을 패는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우리는 아브라함의 마음 속에 있는 동요, 주저함, 불안과 두려움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걱정과 두려움이 앞을 막았지만 하나님을 믿고 길을 떠났다. 그는 무엇이 중요한지 일의 우선순위를 아는 사람이다. 여기서 우리는 그가 가진 믿음과 용기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정기원 목사 (602)804-3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