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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원 목사 알수록 재미있는 성경 나눔] 타고난 최고의 싸움꾼 야곱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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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은 애초에 벧엘로 돌아갈 계획을 세웠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고 차일피일 일정을 미루며 다른 데 정신이 팔려 분주하게 지냈다. 그는 하나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를 알고 있었지만 즉각 행동하지 않았다. 집에서 아들에게 마켓에 가서 필요한 것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키면 알았다고 대답하고 나서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아무 움직임이 없어 방문을 열고 보니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무엇인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급한 일을 마저 끝내고 간다고 하는데 오늘 중으로 갈지 알 수가 없어 차라리 내가 갔다 오는 게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차를 몰고 밖으로 나왔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순종하지 않는 것은 자기중심적 사고와 고집 그리고 욕심 때문이다. 자기가 하는 일에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할수록 자기 생각에 집착하고 쉽게 내려 놓지 못한다. 딸 디나가 성폭행을 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고 이에 격분한 두 아들이 잔혹한 복수극을 벌여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희생시켰지만 야곱은 무엇이 두려운지 올바로 반응하지 못했다. 그는 할말을 하는 대신 입을 닫고 침묵했다. 만약 세겜 사람들이 복수를 하기 위해 이웃나라와 동맹을 맺고 함께 공격해 온다면 야곱의 가족이 그 많은 숫자를 감당하기는 역부족이어서 잘못하면 한꺼번에 몰살을 당할 지도 모른다. 그들이 그렇게 쉽게 당하지 만은 않을 것이다. 야곱은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걱정하느라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하심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오병이어의 기적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던 많은 사람들이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아우성치자 예수님의 제자들은 갈팡질팡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들은 기껏해야 돈을 모금한 후 배달 앱으로 주문을 하든가 아니면 몇 사람이 차를 몰고 마을에 들어가 맥도날드 햄버거를 사오는 것을 생각했다. 예수님은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말씀하셨지만 먹을 것이 없는데 무엇을 어떻게 주라는 말인지 도통 이해가 안가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제자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문제의 해결책인 예수님을 끝까지 믿고 신뢰하지 못했다. 그들의 눈은 예수가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았고 다른 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우리는 어떤 문제 앞에서 그 문제 너머에 있는 예수를 바라보고 귀를 기울일 수 있는가? 내 생각을 버리고 예수님의 뜻을 묻고 또 묻고 또 물어야 한다. 그리고 깨달은 주님의 뜻대로 행하는 것이 문제의 해결책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돌맹이를 떡으로 바꾸는 기적을 행하라고 요구하지 않으셨다. “먹을 것을 준비하는 것은 내가 할 테니 믿고 따르라. 그리고 먹을 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하시는 분이다. 모든 필요한 것은 예수님으로부터 온다, 그러나 어떻게 그것을 사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우리의 몫이다. 많던 적던 있는 것을 함께 나누는 것이 제자들의 사명이다. 예수를 위한 미션이 아니라 예수와 함께 하는 미션이 중요하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분배의 정의를 가르셨다. 먹을 것이 없어서 사람들이 죽는 게 아니라 먹을 것을 나누지 않기 때문에 죽는다. 가진 것을 함께 나누라!

세겜 사람들은 야곱의 가족에게 속은 것을 알고 맹렬한 피의 복수를 거듭 다짐했지만 하나님이 그들이 큰 두려움에 빠지게 하여 야곱의 아들들을 추격하거나 공격을 하지 못하게 보호하셨다. 야곱은 믿음의 길에서 잠시 길을 잃고 심하게 흔들렸지만 하나님은 인내하시고 끝까지 그를 포기하지 않으셨다. 그의 두 아들이 사람들을 학살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일으켰음에도 하나님은 그들의 죄를 덮어주셨다.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다. 아브라함을 부르고 축복의 약속을 주셨던 하나님은 이삭과 야곱에게 동일한 축복을 주시고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살게 하셨다. 하나님은 야곱에게 다시 나타나셔서 말씀하셨다.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 거기 거주하며 네가 네 형 에서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던 때에 네게 나타났던 하나님께 거기서 제단을 쌓으라.” 하나님은 길바닥에 주저 앉은 그를 다시 일으키시고 잊고 있었던 과제를 주셨다. 야곱은 깊은 잠에서 깨어난 듯 정신을 차리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가 “타라, 오 내 고향 타라에 가자”고 외치고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절망 끝에 희망의 말을 내뱉으며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 결단했다. “그래,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이곳이 아니야. 벧엘로 돌아가자.”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내가 있어야 하는 장소인지를 깨닫는 것이 자각의 첫걸음이다. 자신이 있어야 할 곳과 있지 말아야 할 곳을 구분하지 못하고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함으로 인생을 망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나는 지금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있는지를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정기원 목사 (602) 804-3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