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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원 목사 알수록 재미있는 성경 나눔] 로마서 – 깊게 천천히 오래 보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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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는 로마에 산재한 여러 가정교회에 인편을 통해 보낸 편지였다. 당시 교회는 집에서 함께 모여 예배하고 식사하는 전형적인 가정교회였다. 아마도 로마서에 나오는 ‘뵈뵈(Phoebe)’가 편지를 전달한 사람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편지를 전달하는 사람이 큰 소리로 대중 앞에서 낭독하여 내용을 알게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운 부분에 관해서 보충설명을 해주는 역할을 했다. 필자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동네에 글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글을 대신 읽어주기도 하고 옆에서 불러주는 대로 편지를 대필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시대를 막론하고 하층계급에 속한 가난한 사람들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글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편지가 단순히 눈으로 읽는 용도가 아니라 대중 앞에서 낭독하는 목적으로 작성되었다는 사실은 글을 쓰는 형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편지를 작성할 때 듣는 사람들의 감정, 반응 등을 고려하여 마치 웅변을 하듯 사람들의 감정을 최대한 끌어올려 감동을 주고 청중들에게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여러가지 기법이 사용되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기법이 로마의 수사학이다. 바울은 모국어인 히브리어와 아람어는 물론 헬라어에 능통하고 로마의 수사학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로마서가 읽는 것이 아니라 듣는 용도로 대중 앞에서 낭독하기 위해 씌어졌다는 사실에 유의하여 수사학의 형식에도 관심을 가져야 내용의 흐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바울은 로마 교회를 개척하지 않았고 로마를 방문한 적도 없다. 그런데 그는 왜 로마 교회에 편지를 보내려고 했을까? 그가 로마서를 작성한 목적은 무엇이었나?

바울은 고린도에 머물면서 이방인들이 중심인 교회에서 모금한 돈을 전달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가는 것을 계획했다. 그들은 예루살렘 교회에 돈을 보내는것을 당연한 의무로 생각했다. 유대인들에게 말씀에 빚진 자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방인들로부터 모금한 돈을 예루살렘 교회에 전달하고 이방인을 위한 자신의 사역을 인정받기를 원했다. 그는 이 문제를 위해 로마교회 교인들에게 기도를 부탁했다.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하고 기억할 정도로 이 기간은 그의 사역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고 바쁜 일정에 시달려야 했던 그가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따스한 겨울 햇볕에 휴식을 취하며 사역을 점검하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가 가려고 계획한 최종 목적지는 스페인이었다. 그는 로마를 스페인 사역을 위한 전초기지로 생각하고 선교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로마교회로부터 지원받을 것을 기대했다. 그런데 처음에 유대인들이 주축을 이루던 교회 안에 이방인들이 들어오고 점차 그 세력이 커지면서 유대인들과 이방인들 간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갈등이 말끔히 봉합되고 그들이 예수 안에서 하나가 될 때 선교에 대한 강력한 지원이 가능하다고 믿은 그는 자신이 전하는 복음에 관해 명확하게 설명하고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었다. 바울은 여전히 교회 안에서 논란의 여지가 많은 인물이었다. 유대인들은 그가 율법을 지킬 필요가 없다고 가르친다고 의심했고 이방인들은 그가 철저한 바리새인으로 살고있다고 의심했다. 그는 조속히 이런 의심과 논란을 불식시키고 장애물을 제거해야 향후 안정적인 사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바울은 6세기에 시실리아 지역의 수도인 다소(Tarsus)에서 태어났다. 다소는 스토아 철학의 창시자인 제노가 살던 곳이고 유대 문화와 헬라 문화가 만나는 접경지역이었다. 다소는 유대 회당은 물론 헬라어로 가르치는 대학교가 있는 교육 도시였다. 이곳에는 많은 지식인들이 모여들었고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특히 유명한 그리스, 로마 철학자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장소이기도 했는데 바울은 그들과 대등하게 토론을 벌일 정도로 실력을 갖춘 최고의 지식인이었다. 그는 로마 시민권을가졌고 명문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 사람들에게 토라를 가르치고 연구하는 성경 학자이면서 동시에 강단에서 말씀을 전하는 목회자였다. 그는 베냐민 지파에 속한 유대인으로 5살때부터 토라를 공부했다. 사도행전에 따르면 그는 당대를 대표하는 석학인 가말리엘의 문하에서 공부했다. 그는 히브리어와 아람어 그리고 헬라어에 능통했고 율법과 구약성경에 정통했다. 그는 과격한 에센파에 가까운 바리새인으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하나님을 믿었다. 이 세상에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하는데 방해가 되는 세력은 폭력을 사용해서라도 제거하는 것이 하나님을 위하는 일이라고 믿은 그는 크리스천들을 장애물로 여기고 핍박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누구에게나 인생이 180도 바뀌는 결정적인 모멘텀이 되는 순간들이 있는데 대부분 우연히 만난 사람이나 직접 겪은 사건을 통해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큰 깨달음을 얻는 경우가 많다. 그는 자신이 핍박하는 예수를 만나 변화를 경험하고 전혀 다른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다.      

정기원 목사 (602) 804-3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