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원 목사 알수록 재미있는 성경 나눔] 로마서 – 깊게 천천히 오래 보기 5

하나님을 얼마나 오래 믿었던 또는 교회에서 얼마나 많이 봉사하고 하나님을 섬겼든, 그와 상관없이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삶의 변화를 체험하지 못했다면 당신은 아직 크리스천이 아니다. 크리스천(Christian)은 In Christ를 줄인 말로 예수 안에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예수 밖에 있는 사람이었다면 예수를 만나고 예수 안으로 들어가 예수 안에 거하는 사람이 되어야 크리스천이다. 먼저 예수를 만나려면 예수를 만나는 데 진심이어야 하고 변화에 대한 뜨거운 갈망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통렬하게 반성하고 그 길에서 돌아서려는 회개가 필요하다. 야곱은 얍복강 강가에서 하나님을 만나 밤새 씨름했다. 그러나 그 싸움은 하나님과의 싸움이 아니라 가장 큰 장애물인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이었다. 그는 남을 속이고 때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정 사정없이 남을 밟고 올라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투쟁적인 삶을 살아온 자신을 무너뜨려야 했다. 극도의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에 함몰된 사람을 바꾸지 않는 한 하나님의 사람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삶의 변화는 생각의 변화로 시작된다. 나를 바꾸려면 새로운 생각, 사람과 세상과 하나님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관점이 필요하다. 그러나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이는 나의 생각이 쉽게 바뀔 수가 없다. 따라서 성령을 체험하고 성령의 능력에 사로 잡힐 때 생각의 변화가 일어난다.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작은 세상에 갇혀 살던 그는 자기를 가두었던 상자를 부수고 밖으로 나와 처음으로 넓은 세상을 보았다. 아!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태산이 작은 구멍 하나 때문에 무너지듯이 태산같이 많은 지식도 작은 깨달음 하나에 와르르 무너진다. 그가 지금까지 땀 흘려 쌓아 올린 방대한 지식과 학문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그는 지금까지 최고의 지식인이라고 자부했다. 그러나 자신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지식은 머리 속에 머물러 있는 죽은 지식에 불과하다. 그는 죽은 지식을 배설물로 여기고 쓰레기 통에 던져 버렸다. 그에게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순간 학자의 명성이나 체면 따위는 무시하고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용기가 있었다. “이건 아니야. 뭔가 잘못되었어. 다시 점검하고 짚어봐야 하겠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가 모든 것을 접고 돌아선 것처럼 과연 우리는 똑같은 상황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오랫동안 하나님을 믿고 성경을 어느정도 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코끼리 다리를 붙들고 코끼리를 아는 것처럼 행동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속에 내 것은 없고 남의 것들로 꽉 차 있다면 말이다.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이 알고 적게 아느냐가 아니라 옳은 것을 옳다고 하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하는 용기이다. 그는 부활하신 예수를 만나고 나서 이렇게 고백했다.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다”(고전2:2). 예수가 누구인지 왜 십자가에 못박혀 죽어야 했는지 예수의 죽음의 의미를 깨닫는 것이 우리가 알아야 할 참된 지식이다. 나머지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기독교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큰 병에 걸려 병원에서 얼마 살지 못할 거라는 사형선고를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아야 하는 절망에 빠진 사람이 있었다. 용하다는 의사들도 여러 명 만나보고 좋다는 약을 다 써 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알게 된 지인으로부터 다른 치료약을 소개받았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 약을 복용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거짓말처럼 완전히 병이 치유되었다. 이 사람은 뛸 듯이 기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나는 이렇게 병을 고쳤다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다. 덕분에 그의 가족은 수십 번 똑같은 이야기를 듣는 고역을 치러야 했다. 우리가 복음을 통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쁨과 평안을 갖게 되었다면 큰 병에 걸렸다가 극적으로 병을 고친 사람처럼 만나는 사람들을 붙들고 상대방이 듣거나 말거나 복음을 이야기하려고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복음이 나에게 가슴이 벅차 오르는 기쁨을 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복음을 믿는 우리는 왜 만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이야기하지 못할까?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할 때 놀라운 하나님의 기적을 경험한 뒤 그들은 하늘을 찌르는 자신감과 희망을 가지고 애굽을 떠났다. 믿음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고 세상이 두렵지 않았다. 그러나 애굽 왕 바로와 군사들이 턱밑까지 추격해오자 그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어쩔 줄을 몰랐다. 얇은 냄비에 펄펄 끓는 물이 얼마 못 가서 식어버리듯 세상을 삼킬 것 같던 뜨거운 믿음과 열정이 쉽게 사그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정기원 목사 (602) 804-30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