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원 목사 알수록 재미있는 성경 나눔] 로마서 – 깊게 천천히 오래 보기 7

대다수 많은 사람들은 죽어서 천국에 가는 것이 구원이라고 믿는다. 오래 전에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는 팻말을 들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열심히 전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은 우리가 믿는 신앙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하나님을 잘 믿고 착하게 살면 천국에 가고 나쁜 짓 하면 뜨거운 불이 활활 오르는 지옥에 간다는 말을 듣고 자라서 세뇌가 되었는지 생각만해도 끔찍한 지옥에 가지 않으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천국에 가야 한다고 믿는다. 과연 죽어서 천국에 가는 것이 예수를 믿는 유일한 목적이고 목숨을 갈고 달성해야 할 최종목표인가? 성경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 기독교를 비판하는 많은 비평가들은 죽어서 가는 천국에 목숨을 거는 기독교를 현실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현실종교가 아니라 한눈을 팔고 이 세상에서 다른 곳으로 탈출하기를 꿈꾸는 현실도피주의자들을 양산하는 초월종교로 구분한다. 그러나 로마서나 바울 서신 그 어디에도 죽어서 천국에 가는 것을 언급하지 않는다. 구약성경의 뿌리인 모세오경은 천국이 아니라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고자 하는 뜨거운 갈망을 다룬다. 왜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천국을 언급하지 않았을까? 이사야서는 새 하늘과 새 땅이 이루어지고 마지막 때 열방의 많은 사람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하나님께 예배할 것을 보여준다. 요한 계시록의 끝부분은 새 예루살렘이 하늘에서 내려오고 새 하늘과 새 땅이 이루어지며 예수가 재림한 뒤 부활이 일어나 에덴동산이 회복되는 거대한 창조의 회복을 다룬다. 왜 성경은 우리가 죽어서 천국에 가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는가?
예수님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왔다”고 선포하시며 천국은 죽어서 가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셨다. 천국은 가까이에 있다. 왜 멀리서 천국을 찾는가? “푸름살이”라는 수필집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더라. 행복은 늘 주변에 있다.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찾아서 가질 줄 아는 사람과 가질 줄 모르는 사람의 차이 밖에 없다. 나에게 오늘은 참 행복한 날이다. 아니 어쩌면 늘 바보처럼 행복 해하며 사는 여자가 난지도 모른다. 누군가 와서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하고 놀다 가도 행복하고, 혼자서 따끈한 아랫목에 배 붙이고 엎디어 책을 보거나, 글을 쓸 때도 행복하고, 산책을 할 때도 행복하다. 누군가 와서 놀다가 끼니때가 되거나, 식구끼리 밥을 먹다 가도 손님이 오면 보온밥통에 든 식은 밥에 김치 하나, 된장찌개 한 뚝배기 놓고도 숟가락과 젓가락 챙겨 놓고 밥 먹고 가라고 붙잡아 앉혀도 부끄럽지 않아 행복하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 속에 늘 함께 하는 것이 행복이다. 다만 행복을 찾는 사람에겐 쉽게 문을 열어 주지만 찾지 않는 사람에겐 문을 열어 주지 않는 것이 행복이다. 행복은 큰 것도, 귀한 것도 아니다. 사소한 것, 자잘한 것, 평범한 것 속에 가장 소중한 것이 녹아 있을 뿐이고, 그 소중한 것이 행복을 찾는 마음이 아닐까”. 우리는 외부에서 천국을 찾지만 천국은 내 안에 있다. 내 안에 있는 천국을 경험하지 못하면 결코 천국을 이해할 수 없다.
마태복음에 천국(Kingdom of heaven)으로 표현된 곳이 마가복음에는 하나님의 나라(Kingdom of God)로 표기되었다. 유대인들은 거룩한 하나님 대신 하늘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따라서 천국은 하늘의 나라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지칭한다. 천국은 오랫동안 오해를 불러 일으켜 사람들이 하늘이라는 장소에 집착하게 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통치 또는 통치의 장소를 의미한다. 1세기 유대인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는 이스라엘의 희망과 직결된 단어로 실체가 없는 막연한 개념이 아니었다. 그들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구원과 회복을 위해 일하실 것을 기대했다. 하나님의 나라는 어디에 있는가? 예수님은 “내가 만일 하나님의 손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다”고 하셨고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할지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다”는 놀라운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다면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내 안에 있다. 세상에 살면서 한 번도 천국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이 죽어서 어디를 가겠는가? 우리는 “가는 천국”을 가르치지만 예수님은 “오는 천국”을 가르치셨다.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온다. “나라가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십자가 위에서 시작되었고 마지막 때 이 세상에서 완성될 것이다. “세상 나라가 우리 주와 그의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어 그가 세세토록 왕 노릇 하시리로다”(계11:15)
정기원 목사 (602) 804-30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