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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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 Sf만 언덕에 정착지를 마련하다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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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화요일부터 4월 18일 목요일까지 (호르… 출발 201일부터 203일까지)
일행은 오전 산버나비 계곡을 타고 산안토니오 선교원에 도착했다. 두메츠(Dumets) 신부를 비롯한 사제들이 나와 일행을 맞았다. 선교원 측은 리베라 지사 일행이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디 안자 일행이 방문하자 연이어 방문하는 빈객에 놀랐다. 일행은 산 안토니오를 출발하며 넉넉하게 구운 생선을 길양식으로 챙겼다. 이날 일행은 다시 15마일을 달려 산 안토니오 강가에서 야영했다.
17일 아침 6시경 일행은 산 안토니오 강줄기를 따라 몬트레이 강 상류에서 산타 마가리타(Santa Margarita)까지 험준한 길 42마일을 11시간 동안 달렸다. 디 안자 일행이 속력을 내어 길을 달릴 무렵, 몬트레이에 도착한 리베라 지사는 세라 관구장을 비롯한 사제들과 노골적으로 반목했다. 더구나 디 안자와 리베라 지사가 마주쳤을 때 리베라 지사가 보인 무례한 태도를 전해 들은 세라 신부는 리베라 지사에게 크게 실망했다.
한편 몬트레이에서 정착 희망자를 돌보는 모라가 중위는 리베라 지사와 디 안자 사령관의 관계를 모르는 상태였다. 한편 디 안자와 폰트 사제, 그리고 일행은 리베라의 처신을 무시한 채 산타마가리타에서 제공하는 구운 돼지고기를 즐겼다.

4월 19일 금요일부터 4월 21일 일요일까지 (호르…출발 204일부터 206일까지)
산타마가리타 야산은 아침 햇살에 목욕을 한 듯 산뜻하고 상큼했다. 디 안자와 일행은 정오경 산루이스 오비스포 선교원에 도착했다. 사제들은 갑작스러운 디 안자 일행의 방문에 놀랐다. 그리고 리베라 지사의 어이없는 처신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또 한 번 놀랐다.
오후 들어 디 안자와 사제들 간에는 전임 파게스(Fages) 알타캘리포니아 지사와 세라 관구장 간의 불화가 화제가 되었고, 이어 리베라 현 지사의 처신을 비교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카아멜 선교원의 한 사제가 뉴스페인 총독에게 올리는 세라 관구장의 서신을 전해 달라고 디 안자를 찾았다.
그리고 세라 신부는 디 안자에게 산 가브리엘 근방에서 만나자고 청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리베라 지사와 동행하겠다고 전해 왔다. 세라 관구장은 리베라 지사와 산디에이고 선교원 사제 간의 원주민에 대한 이견을 조정하려 했다. 특히 선교원을 피난처로 찾은 원주민을 강제 추방한 문제와 일방적인 징벌로 원주민 간의 불화를 해결하려는 지사의 태도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카아멜 선교원을 출발한 사제는 디 안자에게 보내는 세라 관구장의 편지 외에, 리베라 지사가 총독에게 올리는 편지와 모라가 중위가 디 안자 사령관에게 보내는 편지를 전달했는데, 이는 미쳐가는 리베라 지사에 관한 비난 편지였다.
저녁이 가까울 무렵, 4명의 병사가 4월 18일 출발한 리베라 지사가 과로로 선교원 3마일 밖에서 머무는 중이라고 알려왔다. 그러나 리베라 지사는 세라 신부와의 동행을 피해 한발 앞서 출발했다. 디 안자는 리베라 지사에게 산 루이스 오비스포 선교원에서 기다리겠다고 화요일에 2명의 병사를 보내 알렸다.

4월 22일 월요일부터 4월 23일 화요일까지 (호르…출발 207일부터 208일까지)
디 안자는 정오가 지나 산가브리엘에서 업무 협의를 바란다는 리베라 지사의 답신을 받았다. 정오가 지나자 리베라 지사를 환영하려 선교원의 사제들이 모두 나섰다. 그러나 디 안자와 폰트 사제는 지난번 리베라 지사의 무례에 대한 불쾌감으로 낮잠을 핑계로 거실을 나서지 않았다.
얼마 후 리베라 지사가 디 안자에게 협의를 청했다. 이에 대해 디 안자 사령관은 “지금은 낮잠 잘 시간이지만 지사의 청에 기꺼이 응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두 사람 간의 협의 주제는 오직 샌프란시스코 내포(만)의 정착촌 건설에 한하기로 했다. 이후의 논쟁을 피하기 위해 협의 내용은 문서로 정리하기로 했다. 리베라 지사는 산가브리엘로 출발하기 전 1시간가량 디 안자를 기다렸다.
디 안자 일행은 23일 화요일 엘 카미노를 따라 11시간 동안 39마일을 달렸다. 산타 바바라 해협에서 고기잡이 배 2척을 사려는 원주민 6명이 동행했다. 이들은 구입한 2척의 배를 해변을 끼고 저어 산타바바라로 돌아간다고 했다.
또한 전 추장의 사생아인 10살 난 어린 페드로(Pedro)가 디 안자 일행과 동행했다. 페드로는 뉴스페인 측의 배려로 멕시코시티에서 스페인어를 정식으로 배우려 유학(?)을 가는 중이었다. 페드로는 이후 2년간 정식으로 읽기와 쓰기 등 스페인어를 공부한 후 선교원의 빼어난 통역이 되었다.

4월 24일 수요일부터 4월 28일 일요일까지 (호르…출발 209일부터 213일까지)
일행은 하루 평균 36마일을 4일간 산타클라라 강까지 해안을 끼고 달렸다. 이어 해안의 높다란 둔덕까지 내륙의 북쪽을 향해 달리고 또 달렸다. 출발한 지 5일 만에 디 안자 사령관은 산 가브리엘 선교원 6마일 거리 서쪽에 머물렀다. 그리고 5시경 다음 날인 28일 산가브리엘 선교원에 도착한다고 4명의 병사를 보내 알렸다.
디 안자는 리베라 지사가 전과 비교해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단정하고 그와의 회동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다. 디 안자는 정신 이상자처럼 행동하는 리베라 지사와 혹시 마찰을 일으킬까 걱정되어 거리를 두고 지내기로 했다. 그는 선교원 내의 일정 지역에 야영장을 세웠다. 혹시나 두 사람 간의 불화가 선교원 사제들의 입방아에 오를까 하는 기우에서였다.
4월 29일 월요일부터 5월 1일 수요일까지 (호르…출발  214일부터 216일까지)
일행은 29일 아침 6시 30분 야영장을 정리하고 엘카미노를 따라 선교원으로 향했다. 폰트 사제는 디 안자 사령관에게 선교원 사제들의 호의를 무시하고 야영하는 것을 재고하라고 설득했다. 혹시나 리베라 지사와의 불화가 사제들에게 불편을 줄지 모른다는 우려에서였다.
결국 두 사람은 리베라 지사와 대면했을 때 그의 태도를 보고 행동을 취하기로 했다. 리베라 지사가 반갑게 사령관을 맞으면 과거를 잊고 함께 머물고, 그렇지 않다면 텐트에서 야영한다는 것이다.
오전 8시경 디 안자 일행이 산가브리엘 선교원에 이르자 선교원의 종소리가 낭랑하게 울리며 일행을 환영했다. 그리고 전 사제들이 문밖까지 나와 일행을 반겼다. 그러나 리베라 지사는 어디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디 안자 사령관은 선교원 내에서 1시간 반을 보내며 리베라 지사가 모습을 보이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거실에 들어앉은 리베라는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디 안자는 선교원 내 한편에 야영장을 치고 3일을 지냈다. 그리고 리베라와 정착 희망자들의 이주와 가축, 자재 등 일체의 필요 물품을 샌프란시스코 만까지 이전하는 문제를 상의했다. 리베라와 디 안자 사령관은 3일 내내 직접 대면하지도, 말을 건네지도 않았다. 그러나 두 사람 간의 토의에서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여 세세히 기록으로 남겼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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