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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Jul
[인터뷰] 정직, 지구력, 인내심..."양궁은 무도" 현 미국 양궁 국가대표 이기식 감독작성자: 아리조나타임즈 조회 수: 410
올림픽 때만되면 한국민들은 언제부터인지 양궁을 우리의 메달 밭으로 여겨 금메달 소식을 손꼽아 기다린다. 예를 들어 올림픽 기간 중 초반에 메달획득이 부진하더라도 "괜찮아 우리는 양궁이 있으니까"하고 기대를 쏟아붓기도 한다.
한국 양궁은 국민들의 성원에 어김없이 보답했고 세계 최강으로 자리잡았다.
언제부터, 어떻게 한국양궁은 세계 최강이 되었을까?
그 중심에는 한국양궁의 시작점을 찍고 세계 최강점을 찍은 장본인 양궁 한국대표팀 이기식 전 감독이 있다.
현재는 양궁 미국 국가 대표팀 감독을 맡고있는 이기식 감독과 그의 부인이자 양궁인재 양성을 위한 조이리 양궁아카데미 (Joy Lee Archery Academy) 박 하 원장이 아리조나를 방문했다.
이기식 한국양궁대표팀 감독 10여년의 결과는 화려했다.
23세의 나이에 1981년 한국 양궁대표팀 감독을 맡은 이기식 감독은 3년 만인 1984년 LA 올림픽에 대표팀을 이끌고 처음 출전해 금메달 1개 (서향순)와 동메달1개 (김진호)를 수확했다. 이게 시작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남, 녀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을 석권하면서 한국 금메달 메달밭으로 자리 잡았다. 이 대회에서 여자개인전은 금.은.동을 모두 휩쓸기도 했다. 이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과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에서도 여자부 개인, 단체전 전종목 금메달 석권하는 기록을 세우고 그는 대표팀 감독을 물러났다.
물러난 이유에 대해 "16년간 선수들과 합숙훈련을 하면서 태릉 선수촌과 집 중에 어디가 진짜 집인지 모를 정도로 가정에 소홀했었다. 휴식을 취하면서 가족과 함께 지내기 위해서 일단 물러났었다"고 그는 말했다.
또 다른 기회, 이번엔 호주 대표팀 감독으로
이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 재임시 5년간 매년 2월이면 양궁 국가대표팀을 데리고 호주 전지훈련을 다녔었다. 당시 그가 전지훈련지로 호주를 택한 이유로 이 나라는 아무리 해도 우리선수들의 전력노출이나 기술 전수가 안될 것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다녔었는데 그때 인연으로 호주로부터 감독직 제의를 받아 한국 대표팀 감독을 사임한 상태에서 결국 수락했다.
1997년부터 호주 양궁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은 그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역사상 최초의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개인 동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그의 양궁 지도자으로서의 호주 진출 이후 많은 후배 양궁 지도자들이 해외로 진출해 그 나라의 대표팀 감독으로 활약하면서 한국으로서는 "반가운 위협"이 되고 있다.
현재 미국 대표팀 감독으로 활약중이다
2006년 미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고 2년 만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미국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했으나 심한 텃세와 짧은 연습기간 탓에 메달획득에는 실패했다. 그에게는 최소 3년은 필요했었다. 부임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미국의 양궁에 메달을 안길 수 있었던 것은 그로부터 4년 후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면서이다. 이 감독이 이끄는 미국팀은 4강에서 한국 팀을 제치고 결승에 올랐으나 결승에서 이탈리아에 1점차로 아쉽게 패하면서 아쉬운 은메달에 머물러야했다. 당시 4강전에 올라온 팀들의 감독들은 모두 한국인이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냈다.
이 감독은 양궁을 독학하다시피했다.
학창시절 경남 하동에서 순천고교로 유학한 이 감독은 체육선생님으로부터 양궁이라는 종목을 소개받았다. 당시 너도나도 양궁을 하겠다고 달려들었지만 결국 졸업하면서 끝까지 양궁을 한 학생은 이기식 학생을 포함, 단 2명뿐.
국궁을 하시던 아버지의 유전자를 물려받아서인지 그는 6개월 만에 1000점, 1년 만에 1100점을 기록하는 등 한국신기록을 몇 번 갈아치우면서 자신의 재능을 떨쳤다. 고교생으로 전국체전에서 메달을 따고 돌아오면 시에서 카페레이드를 하기도 했었다.
이어 그는 동아대 체육과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양궁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1981년에는 양궁협회 회장을 맡았던 정몽준 회장 (이후 축구협회 회장 역임)이 국궁과 양궁을 분리하면서 양궁의 스포츠로서 발전에 큰 기틀이 마련됐다.
당시에는 양궁 전문지도자도 없었고 활을 구하기도 힘들었던 시절이었다. 체육과를 나온 그는 거의 독학으로 공부했다. 2000년도 이후 현재는 한국에서도 양질의 활을 만들어 내지만 당시에는 거의 집 한채 값인 50만원에서 100만원을 주고 외국에서 중고 활을 구입해야만 했었다.
정몽준 회장은 정식으로 체육을 공부하고 대표를 지낸 자로서 양궁 지도자 양성에 힘을 쏟았는데 최적임자로 이기식 감독이 발탁돼 1983년에는 국립 스포츠 과학 연구소와 함께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양궁 교육의 노하우를 쌓게된다.
한국은 양궁을 잘할 수밖에 없다.
그는 한국 양국이 세계최강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첫째 ㈜ 현대자동차가 스폰서를 하면서 자금의 어려움이 없고, 두번째 초.중.고등생부터 체계적인 훈련을 해오고 있으며, 셋째 한국에는 양궁 프로팀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올림픽에서 양궁의 활약으로 인해 양궁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져가는 것도 큰 요인이다.
그가 낸 책은 세계 양궁 교과서로 쓰인다.
그는 2권의 저서를 냈고 이제 3번째 저서를 준비중이다. 첫번째 책은 "Total Archery" 즉, 양궁의 모든 것을 소개한 내용이고, 두 번째 책은 선수들을 위한 "Total Archery inside Archer"이다. 그리고 세 번째 발간될 책은 "Total Archery inside Coach" 인데 지도자들을 위한 가이드서이다.
처음 책을 발간할 때 출판사에서는 누가 양궁책을 사보겠냐며 출판을 거부한적도 있었는데 예상 외로 그의 책은 7개 국어로 번역되어 큰 인기를 끌면서 세계 각국에서 양궁교과서로도 사용되어지고 있다. 그의 책이 큰 인기를 끌자 최대의 스포츠 출판사인 Human Kinetics에서는 다음에 발간되는 책은 자신들이 발간할 수 있게 해달라는 공식요청을 하기도 했다.
2009년 미국에는 National Training System이 생겨, 모든 미국의 스포츠교육에 대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체육지도가 시작하게 되는데 이 감독이 개발한 KSL Shot Cicle이라는 활을 쏘는 방법이 도입하게된다. 물론 책에서 공개한 방법이다.
양궁에는 1급부터 5급까지의 등급이 있는데 이 National Training System에 의해 이기식 감독은 4급 이상의 등급심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유일하게 갖고있기도 하다.
양궁은 무도이다.
그는 "양궁을 하려면 정직해야한다. 실수를 하더라도 다른 요인을 탓하지 않고 자기자신의 잘못을 인정해야한다. 또한 자신감과 근력,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이라고 말한다. 또한 "전신을 쓰는 종목이다. 골프와 마찬가지로 자세를 중요시하는 폼 스포츠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아리조나에도 '조이리 양궁아카데미'를 개설할 예정이다
현재 샌디에고에 USA Olympic Training Center가 있어 그는 미 양궁 대표팀 감독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 또한 미국에는 JOAD (Junior Olympic Archery Development)소속 1500여개의 양궁 클럽이 있다. 그 JOAD소속으로 이 감독 내외가 운영하는 조이리 양궁 아카데미 (Joy Lee Archery Academy, 원장: 박 하)가 있는데 현재 캘리포니아에 6개의 그리고 미 동부에 1개의 사설클럽이 있을 만큼 가장 크고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감독은 금년중 새로 이전하는 아시아나 마켓 내에 스페이스를 할애해 아리조나에서도 본격적인 양궁 인재양성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아리조나에는 올림픽 메달리스트 Brady Ellison 선수가 살고 있는데 현재 28세인 그는 15세때 이 감독과 만나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몇몇 4급 코치를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진학뿐만 아니라 인성교육을 위해서 양궁을 권한다.
이미 많은 한국부모들이 아이들의 진학을 위해 양궁을 가르치고 있다.
격한 운동으로 인해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고 오히려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양궁을 하는 선수들은 정신력이 강하고 인내심과 지구력이 있다고 인정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대학교에서 양궁 특기생을 선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아이비리그 중 뉴욕의 콜롬비아 대학에서는 매년 3명의 양궁선수를 뽑기도 한다. 조이리 아카데미에서도 양궁을 특기로 명문대 진학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또한 집중력 장애를 가진 아이들, 게임중독에 빠진 아이들을 치료하는데 양궁을 통한 치료가 매우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양궁의 장비는 활이 약 1000 달러부 3000 달러 사이로 구입이 가능하고 클럽에 가입해서 레슨비는 한 달에 약 200여 달러가 든다. 훈련은 주1회 2, 3시간 정도 한 달에 4회이다.
양궁훈련을 하고 3년 정도 지나면 성적에 따라 랭킹이 나오는데 그것으로 선수의 실력이 판단되어 진다.
문의는 조이리 양궁아카데미 (Joy Lee Archery Academy) 의 619-709-1004 (박하 원장)에게 연락하거나 웹사이트 joyleearcheryacademy.com을 방문하면 된다.
이기식 감독은 "양궁은 무도"라고 말한다
정직해야하고, 지구력, 인내심...
육체보다 정신력을 강조하는 분야라는 말이다.
물론 운동경기는 금메달이라는 경기결과에 열광하지만 올바른 지도자라면 선수의 인생에 바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도자로서 그가 길러내는 궁사들은 메달에 웃고 떠들지 않는 자기 내면의 정직함과 인내력을 가진 진정한 체육인일 수 밖에 없다. 그런 지도자를 만난 탓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