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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Sep
아리조나 교포 리처드 리, 한국 프로골프 (KPGA) 우승작성자: 아리조나타임즈 조회 수: 223
아리조나 출신의 골퍼 리처드 리(이태훈·27)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했다.
리처드 리는 17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 2타 차 공동 6위로 출발해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타를 줄여 합계 11언더파로 개빈 그린(말레이시아)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나 주니어 시절 미국에서 강자로 주목받은 리처드 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2013년 아시안 투어로 건너왔다. 무대를 옮긴 그는 2013년 아시아투어 신인왕을 거쳐 2014년 필리핀 솔레어오픈에서 첫 우승을 했다. 이후 손목 부상 등으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올해는 10차례 대회에서 4차례 컷통과하며 받은 상금이 1만6000달러(약 1800 만 원)에 그쳤다. 그것도 13위를 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2억1600만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메사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리처드 리의 아버지 이형철 씨(60)도 프로골프선수 출신으로 최경주와 가까운 사이다.
아버지 이형철 씨는 캐나다로 건너갔다가 아리조나로 이주해 티칭 프로와 다른 사업을 하면서 아들에게 골프를 가르쳤다. 리처드 리는 주니어 시절 골프 천재였다. 10대 중반에 아마추어 랭킹 2위에 오르기도 했다. 2007년엔 역대 두 번째로 어린 17세로 US오픈에 출전했다. 당시 '삼촌' 최경주가 연습라운드를 하면서 리처드 리를 돕기도 했다.
그는 US오픈이 끝나자마자 일찌감치 프로로 전향했다. 당시 나이키는 리처드 리의 장래성을 높이 사 메인스폰서 계약을 했다. 아직까지 리처드 리는 나이키 모자를 쓰고 다닌다. 리처드 리는 "당시 골프가 아주 잘 돼 자신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일찍 프로로 전향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에 사연도 많았다. 리처드 리는 하우스 캐디와 연습라운드를 같이 했다. 리처드 리는 "캐디가 내일 보자고 얘기도 했는데 정작 경기 당일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처드 리는 첫 홀은 직접 가방을 메고 나가 두 번째 홀에서 캐디를 구할 수 있었다.
리처드 리는 "안 그래도 한국에서 뛰려고 Q스쿨에 응시하려고 했는데 우승해 행운이다. 내년 한국에서 뛰고 싶고 장기적으로 PGA 투어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리처드 리는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았다.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아버지 가르침이 컸다. 상금은 아버지께 드리겠다. 앞으로 한국에서 뛰면서 PGA투어 진출에 재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들의 우승 소식을 들은 리차드리의 부모들은 지난 일요일 한국으로 가서 아들과 기쁨의 재회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