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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Dec
[김광혁 목사의 문화칼럼] '가난하다'와 'poor'작성자: 아리조나타임즈 조회 수: 50
가난하다는 것, 물질을 비롯한 정신적 여유가 없다는 말이다.
그 가난이 '간난 (艱難)'에서 왔다고 한다. '간 (艱)' 은 어렵다는 말인데 진흙에 빠져 꿈쩍 못한다는 뜻이며 '난 (難) 또한 진흙에 빠진 새 (?)가 빠져 날지 못하면서 제 구실을 못한다는 말이다.
진퇴양난 (進退兩難) 이란 말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 속담에,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것이 있다.
가난은 인간의 힘으로 벗어나게 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한국 사람들은 가난을 부끄럽게 여긴다. 그래서 가지지 않은 것을 가진 것 처럼 모르는 것을 아는체 하는 일이 많다.
한국이 '짝퉁의 선진국'인 것도 가지지 않았으면서 가진 체 하려는 몸부림인지도 모른다.
영어에서 '가난하다 (poor)' 는 말은 부족하다라는 말인데 라틴어의 pau-paros 에서 왔고 그 뜻은 "producing little; getting little" 이다.
조금 생산하고, 덜 얻는다는 뜻이다.
가난하기 때문에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까닭이 아닐까..?!
그리고 poor 는 가난하다는 말도 되지만 I am poor at English 라고 하면 나는 영어 실력이 '부족' 하다는 말이 되므로 돈이 없어서 가난한 것 뿐만 아니라 실력이 부족해도 '가난'하다는 말도 된다. 가난과 poor, 같은 뜻이기도 하지만 그 뿌리를 캐면 너무 다른 말도 된다.
당신은 Greece 의 철학자 Diogenes 처럼 떳떳한 가난을 즐길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