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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마에 예쁜 장미를 담은 후 성모님께 돌아오다
장미꽃을 담은 틸마를 조심스럽게 거머지고 후안디에고는 주교관에 도착했다. 아직도 주위는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이었다.
주교관을 지키던 문지기들은 이른 첫 새벽부터 들이닥친 후안디에고를 보자 화를 냈다. 디에고도 문지기들이 혹시나 행패를 부리지나 않을까하고 두려워 했다.
문지기들은 다시 나타난 디에고를 밀치면서 장난삼아 조심스럽게 들고있는 틸마 자락을 들쳐보았다. 순간 문지기들은 틸마 속에서 진한 향기를 뿜으며 한 겨울에 환하게 피어있는 장미꽃을 보고 경악했다. 놀란 문지기들은 재차 확인하려 디에고의 틸마를 잡아당겨 3차례나 열어 보았다. 그때마다 장미향은 짙게 풍겨왔다. 그리고 틸마에는 장미꽃들이 새겨져 있었다.
놀란 문지기들은 디에고를 주교에게 안내했다. 주교를 대면한 디에고는 지금까지 자신이 보고 들었던 사실을 주교에게 고하고 "이것이 바로 성모님께서 보내신 징표입니다"라고 말하고 조심스레 장미가 든 틸마를 들어 주교에게 보였다. 그러자 형형색색 아름다운 장미가 진한 향기를 뿜으며 바닥에 떨어졌다. 순간 주마라가 주교가 자리에서 일어나 후안디에고 앞에 무릎을 꿇었다.
주교는 눈물 가득한 얼굴로 입술을 떨며 디에고가 들고있는 틸마에 눈을 고정했다. 디에고도 주교처럼 자신이 걸치고 있던 틸마에 시선을 돌린 후 역시 말을 잊었다. 자신이 걸치고 있던 틸마는 때묻은 흔적도 없이 깨끗하고 틸마에는 자신이 테페이악 산에서 보았던 성모님이 그대로 나타나 있었다.
주교는 자신이 꿈을 꾸는 것은 아닌 지 몽롱한 기분으로 디에고의 목에서 틸마를 벗긴 후 비천한 후안디에고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아직까지 디에고가 전하는 성모님 말씀을 믿지못한 것을 깊이 사죄했다.
주마라가 주교는 성모님의 모습이 드러난 틸마를 조심스레 자신의 기도소인 소성당으로 모신 후 디에고와 함께 경배했다.
성모님, 디에고 숙부에게 성당 이름을 알리다
열병으로 생사의 갈림길을 오가던 디에고의 숙부 베르나르디노 앞에 흰 옷을 입은 성모님께서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그를 괴롭히던 열병이 씼은 듯 사라졌다. 이른 새벽이었다.
성모님은 베르나르디노에게 그간 디에고를 통해 당신이 하신 일을 모두 알려주었다. 성모님은 테페이악 산 언저리에 세워진 성당에 자신의 성화가 안치되면 성당의 이름을 '테코아틀라소페우의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녀 마리아'라고 부르라고 현지인

 

언어인 나후아틀 말로 이르신 후 표연히 사라지셨다.
완쾌한 베르나르디노는 이슬을 떨치며 희뿌연 새벽길을 달려 주교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주마라가 주교에게 자신이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다 발현한 성모님에 의해 열병에서 완쾌한 이야기와 성모님께서 테페이악 언덕에 새로 지을 성당의 이름을 불러주셨다고 말했다.
이 땅에 도착한 지 3년여 밖에 안된 주마라가 주교의 나후아틀말은 유창하지 않았다. 주교는 베르라르디노가 성모님 말씀이라고 전하는 나후아틀 말 즉 '나는 테페쿠아틀라소페우의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녀 성 마리아로 알려지게 될 것이다"를 "발음이 비슷한 과달루페로 지레짐작한 것이다.
나후아틀 말로 '테<Te>'는 '돌'을 의미하고 '코아<Coa>는 '뱀'을 의미한다. '틀라'<Tla>는 영어의 <the>이고 '소페우<Xopeuh>'는 '쳐부수다'라는 말이다. 즉 성모님은 "뱀을 돌로 쳐부신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녀 마리아라고 부르라"고 이른 말씀을 "과달루페의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녀 성 마리아"로 알아들었다.
이 때부터 테페이악 산에 세워진 성당은 오늘까지 과달루페의 성모성당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과달루페는 아랍과 라틴어의 합성어
과달루페 (Guadalupe)의 '과달'은 원래 '계곡'이나 '강'을 지칭하는 아라비아 언어이다. 이후 과다에 로마문자인 '늑대'를 지칭하는 루푸스 (Lupus)가 합해져 과달루페가 생겨났다.
과달루페는 이베리아 반도의 남동쪽에있는 과달루페 강 근방 카세레스(Caceres)시의 동쪽에 있는 작은 도시이다. 오늘의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 남쪽은 모슬렘이 오랜 세월 점령하여 아라비아 모슬렘 잔재는 많이 남아 있었다.
그 곳에는 아름다운 수도원이 있어 주마라가 주교는 베르나르디노가 하는 말을 과달루페 수도원으로 연상한 것같다고 후세의 사가들은 말한다.
이렇게 해서 오늘날 포루투칼의 피티마와 프랑스 루드르 성지에 이은 세계 3대 성지의 하나인 과달루페 성지가 태어나게 되었다.
테페이악 산자락에 자리한 과달루페 성지에는 전 세계에서 연간 수천만 명의 참배객이 방문하는 명소가 되었다.
후안디에고가 입었던 틸마는 당시 현지인들이 용설란에서 채취한 섬유질을 직조한 아야테라는 천으로 만든 망토로 가로 1미터, 세로 1.7미터 크기였다. 현지인들은 주로 아야테로 직조한 천으로 만든 옷을 상용했다.
주마라가 주교가 모신 디에고의 틸마에 현신한 성모님은 키가 대략 1미터45센티. 얼굴은 현지인처럼 진한 갈색. 머리는 검은색이었다. 얼굴을 왼쪽으로 향하고 약간 머리를 숙였으며 얼굴에는 미세한 홍조를 보였다. 그리고 두 볼과 아래를 내려다보는 눈에는 자비와 겸손을 드러냈다. 성모 마리아는 또 한 손을 허리에서 가슴 앞으로 합장하신 모습이며 허리띠는 자주색, 장미 빛깔의 의상에 접혀진 부분은 주홍빛이었다. 또한 금빛의 꽃무늬가 새겨진 엷은 드레스와 순교를 의미한 횐색 소매깃을 하고 있었다. 가슴 부근에 달린 검은색 리본은 현지인 전통의 임산부를 의미했다. 또한 성모님은 악마를 상징하는 검은 초생달을 밟고 있는데 그 밑에는 한 어린 천사가 성모님의 옷자락을 떠받들고 있는 모양이었다.

 

인신공양 즐기던 현지인 10년 새 8백만명이 영세
주마라가 주교가 언제부터 테페이악 산에 성모님의 성당을 지었는 지는 정확한 기록이 없다. 다만 성모님의 발현을 증거한 후 안디에고는 주마라가 주교가 테페이악 산 성모님이 발현한 곳에 마련한 성당 옆에 작은 거처를 마련하고 상주하면서 성당을 찾는 참배객들에게 성모님의 발현과 틸마에 현신한 성모님을 1458년 5월 30일 세상을 뜰 때까지 직접 증거했다. 그리고 돌아가신 후 그는 테페이악 산에 있는 성당에 안치되었다.
1990년 4월 9일 요한바오로 2세는 후안디에고를 복자품에 올리고 그 해 5월 6일 시복성인 기념미사를 올렸다.
2002년 7월 31일 요한바오로 2세는 과다루페 동정 마리아 대성당에서 비천한 농부 후안디에고 우틀라테우악을 성인품에 올렸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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