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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두로 가족 잃고 분노에 치를 떠는 토착민들
키노 신부는 소노라와 시나로아 일대의 스페인 정착촌을 중심으로 선교원을 세웠다. 그리고 선교원을 중심으로 인근 피마인들에게 부지런히 하느님 말씀을 전파했다. 키노 신부가 진정으로 피마인디안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자 선교원이 있는 피마 인디안들의 땅에는 자연 스페인들의 정착촌이 생겼다. 시간이 흐르면서 피마 인디안들의 땅은 자연 정착민이 주인이 되고 피마 인디안들은 정착민들의 선교원 목장이나 정착민의 광산, 농장, 목장에 의지해 반 노예같은 생활을 했다. 피마 인디안들의 생활은 조금 여유로와졌으나 대신 그만큼 자유를 내주었다. 정착민이 늘어나는 것과 비례하여 천연두같은 역병도 따라서 창궐했다. 외지인들과 함께 들어온 천연두같은 역병에 가까운 가족이나 동료를 잃은 피마인들은 그만큼 정신적인 압박감에 시달렸다. 소노라 일대 전염병으로 인한 대규모 사망은 구에바니를 중심으로 1732년부터 1751년 피마부족 폭동이 일어나기까지 무려 5번에 달했다. 또한 산타크루즈 강 상류에 있는 선교원 공소와 투박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에는 1744년부터 1751년까지 격년으로 천연두가 발생하여 가족을 잃은 마을에는 울음이 그치지 않았다.
투박 남쪽 80마일 거리의 막달레나에는 1737년 2월 4일부터 24일까지 20일간 천연두가 극성을 부려 마을마다 가까운 친척이나 친지를 잃은 피마인들의 울음이 마을에 가득했다. 이처럼 천연두가 한번 휩쓸고 지나가면 마을을 불태우고 남은 가족은 거처를 다른 곳에 마련했다. 이러한 사망자 숫자는 다른 해에 비해 사망자 수는 40%이상 늘어났다. 막달레나 북쪽에 자리한 산 이그나시오도 천연두를 피할 수는 없었다. 이곳에서는 1737년 6월 10일부터 10일간, 그리고 다시 12월에도 천연두가 창궐했다. 당시 사망자 수는 예년의 50%를 웃돌았다. 구에바비도 마찬가지였다. 1747년 10월 천연두가 휩쓸자 마을 어린이 10명이 동시에 목숨을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1749년 10월에 서리가 내려 대흉작을 보게되면서 민심은 자연 흉흉하고 그 원성은 이방인 등 정착민에게 향했다. 또한 막달레나에는 1749년 1월 24일부터 3월 20일까지 면역력이 없는 주민 81명이 사망하고 특히 5세 이하의 어린이 사망자가 많았다. 이러한 재앙은 구에바비  이무리스 등도 빼놓지않고 일어나 가까운 인척이나 동료를 잃은 피마인들의 외지인 특히 정착민에 대한 분노와 정신적인 압박감은 하늘을 찌를 듯했다. 정착민과 피마인 간의 관계가 얼음을 타듯 긴장관계에 있을 때 수비대 병사들도 전염병을 피할 수는 없었다. 전염병으로 근무가 불가능한 병사들이 늘어나자 경계는 자칫 허점을 드러내게 되었다.

 

일찍 보조병이 되어 실전 기술을 익힌 루이스 
폭동을 주도한 루이스 디 살릭 (Luis de Salic: 본명은 Oacpicagigua, 생년월일 불명-1755년 4월 수용소에서 사망)은 투박 근방 사릭 (Saric) 피마부족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총명하고 영악한 살릭은 뉴스페인 수비대의 보조병이 되어 수비병들과 어울려 완강하게 저항하는 인디안이나 아파치, 요컴같은 정복되지않은 토착민들과 벌이는 전투 현장에 따라다녔다. 특히 캘리포니아 만의 티부론 섬에서 세리부족과 용감하게 싸웠다. 뉴스페인 수비병들과 생활하면서 루이스는 뉴스페인 병사들도 자신들이 믿는 것처럼 불사신도 아니고 어쩌면 자신들보다 체력적으로 허약한 인간이고 어쩌면 자신들보다도 무능하다고 생각했다. 전투를 하다보면 뉴스페인 병사들은 보조병인 자신들보다도 허점이 많았다. 전투중 황무지를 달려도 이들은 보조병인 자신들에게 뒤졌다. 또한 토끼나 작은 짐승을 사냥해도 병사들보다 자신들의 사냥술이 뛰어났다. 식수가 바닥나 물구멍을 찾는 것은 보조병이었다. 이처럼 수비병과 함께 전투하고 생활하면서 스페인 병사들의 실체를 알게된 루이스는 그들이 자신들보다 허약한 존재라는 것을 실감했다. 루이스는 조상들이 내려준 신성한 땅을 마음대로 헤집고 다니는 정착민들의 허점도 자연 시야에 들어왔다. 뉴스페인 수비대와 병사들은 넓은 영토를 지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았다. 루이스는 어린 나이에 실전에 참여하면서 자연 선배 보조병들로부터 생사를 건 싸움의 기술과 요령도 배우고 수비병들로부터는 작전술도 익혔다. 이처럼 루이스는 보조병 생활을 거치면서 그의 명석함과 지휘력, 그리고 그의 전술적 능력은 수비대나 뉴스페인 관료들도 높이 평가했다.

 

신임 지사 사제와 상의도 없이 상장군에 임명
소노라와 시나로아 일대를 안다루시아 (Andalucia)로 부르던 스페인 황실은 1749년 베라크루즈의 드라군 (Dragoon) 수비대 대장 파릴라 (Diego Ortiz Parrilla)를 지사겸 장군에 임명했다. 그러나 용맹한 대신 그는 피마 인디안과 정착민과의 오랜 세월 깊이 쌓인 불신의 앙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파릴라 지사겸 상장군은 부임한 지 얼마 안되어 오랜 세월 토착민과 어울려 생활한 선교원 사제들과 일체의 상의도 없이 루이스 살릭을 지역 피마부족 족장겸 보조병을 지휘하는 상장군에 임명했다. 파릴라의 이같은 독단적 처사에 사제들의 불만은 깊었다. 선교원의 사제들은 평소 루이스의 오만하고 불손한 태도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정착민의 실체를 훤히  아는 루이스도 사제나 정착민에게 언제나 오만했다.
당시 예수회가 관장하는 안다루시아 지역의 선교원은 1711년 키노 신부 선종이후 50여년의 세월이 흐른 후 최변방 피메리아 알타의 선교원에도 많은 변화가 왔다. 유럽에서 건너온 젊은 사제들은 변방에서 피마 토착민과 몸을 섞어가며 생활한 경험도 없이 선교원을 운영했다. 현지 토착민들에 대한 이해심 없이 사목하면서 사제들은 현지인들과 많은 불협화음을 냈다. 외진 변방의 사제들은  또한 유럽의 영주들처럼 관활하는 선교지역안에서 마치 영주처럼 군림했다. 그리고 선교원의 목장이나 농장에서 토착민들을 반강제적으로 노역을 시키면서 임금은 형편없이 적게 지불했다. 피마 인디안들은 약간의 수입으로 여유로움을 즐기는 대신 그만큼 자유를 잃었다. 자연 예수회 선교원에 대한 피마인디안들의 반감은 날이 갈수록 가슴에 앙금으로 쌓였다. 이러한 피마인들의 반감은 고스란이 루이스에게 전달되었다.

 

루이스 사촌, 가루초 신부에게 모욕받다
자신들의 영토를 정착민에게 빼앗긴 토착민들의 저항은 서서히 서서히 표면화하기 시작했다. 피메리아 알타지역에서 피마인들의 저항은 실제 1695년과  1732년을 제외하고는 매해 산발적으로 일어났다. 그러나 루이스가 지역 피마 인디안들의 족장이 된 후 몇가지 사건이 그의 분노를 자극했다. 1751년 9월 29일 구에바비 (Guevavl) 선교원에서는 산미구엘 축제가 열렸다. 인근 토착민들이 참석하여 소싸움도 구경하는 지역 최대의 축제였다. 인근 선교원의 사제들도 참석하여 각종 유희는 물론 곧 벌어질 소싸움을 기다렸다. 점차 축제가 무르익을 무렵 루이스 사릭의 사촌동생이며 보조군의 상사인 페드로 치와아 (Pedro Chihuahua)가 지휘봉을 흔들며 나타났다. 거드름을 피는 페드로를 본 사제 가루초 (Garrucho)는 별다른 인사도  없이 지나가는 페드로에게 "여기가  어디라고 마음대로  지휘봉을 흔들며 나타났느냐"고 면박을 주었다. 가루초 신부는 지도자를 상징하는 지휘봉을 페드로가 당국의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들고 다닌다는 의미로 면박을 주었다. 그러나 파릴라 지사는 루이스의 추천을 받고 보조군의  부하들을 잘 지휘하라고 페드로에게 지휘봉을 정식으로 수여했다. 가루초 신부의 이같은 태도에 페드로는 얼굴을 붉힌 채 인기 최고인 소싸움도 보지않고 부하들과 함께 자리를 떴다. 이같은 모욕적인 이야기를 페드로로부터 전해들은 루이스는 다시한번 이를 갈고 언젠가 외지인 스페인 정착민들을 자신의 땅에서 몰아내겠다고 다짐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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