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이범용 아리조나 역사이야기] 유형지 바스크 레돈도로 가는 나바호 족의 ‘멀고도 먼 길’ – 변상 압력에 무력으로 맞서다

KAZT 어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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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호들이  순순하게  휴전조항을  지켜나가자 흐뭇해진 인디안 총감독 콜린즈는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는 나바호들에게 많은 생필품을 품을 풀어 위무했다. 그러나 구호품에 만족하지 못한 나바호들은 옛날처럼 이웃  유타족을 상대로 약탈을 시작했고 유타족도 나바호족을 상대로 복수했다. 오랜 세월 앙숙으로 지내온 두 부족은 백인들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공격하고 약탈을 계속하는 등 두 부족간의 불화는 끊이지 않았다.

5월 중순 본빌 대령은 이웃 부족에 대한 약탈을 계속하고 1만4천 달러에 달하는 변상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나바호들을 징계하러 나섰다. 본빌 대령은 우선 기마 소총대의 시몬슨 (John S. Simonson) 소령에게 알비키 근방에서 700여명의 병력을 이끌고 요새로 행진하여 막강한 군사력을 나바호에게 과시하도록 했다.


약탈한 가축 변상에 전전하는 나바호 부족들 

시몬슨 소령은 7월5일 변상금 문제를 비롯한 휴전안에 대한 여러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부족장 회의를 소집했으나 부족장들은 좀체로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백인들의 위압에 잔뜩 주눅이 든 부족장들은 다시 요새에서 열리기로한 회의에도 참석하려 하지않았다. 제3차 회의는 7월 14일 요새에서 1마일 거리의 숲속에서 열렸다. 숲속에서 열린 회의에는 많은 부족장들이 참석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완전 무장한 나바호 전사 4백 명- 5백 명은 회의장 주변을 둘러싸고 부족장들을 지켰다.

회의에서 대추장에는 헤레로가 선출되었다. 그러나 부족장들은 새로 마련한 조약에 서명할 것을 거부하면서 회의는 좀체로 진행되지 않았다. 나바호들은 뉴 멕시칸 인디안들에게 14,000 달러를 변상한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부족장들은 많은 나바호 부족이  이웃 인디안들에게 살해당하고 가축을 약탈당했으나 어떠한  보상도 받지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약탈한 가축보다 몇 배 부풀려 변상을 요구하고 전부족이 이를 책임지라는 조항에는 서명할 수 없다고 맞섰다. 대신 나바호 부족장들은 서명대신 말로 변상하겠다고 대답했다. 

나바호들이 변상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시몬슨 소령과 베이커 대리인은 병사들을 이끌고 호피부족 마을 서쪽 근처까지 들어가 무력시위를 했다. 이때 두 사람은 예상했던 것보다 나바호 부족이 많고 키우는 가축이 많은데 놀랐다. 지금까지 나바호 인구는 1만명에서 1만 2천명으로 추산했으나 실제 인구는 1만 5천명에 가깝고 키우는 양도 근 30만 마리는 된다고 생각했다.


예상보다 많은 부족과 가축들

베이커 후임으로 켄드릭(Silas Kendrick)이 나바호 대리인으로 부임했다. 켄드릭은 세이협곡을 거쳐 9월25일 부족장 회의가 열리는 라구나 네글라로 향했다. 시몬슨 소령과 워커 대위가 많은 병사들을 이끌고 동행했다. 이번 회의에는 150여명의 나바호 부족장들이 참석했다. 회의에 참석한 부족장들은  켄드릭에게 변상기일을 한달 만 연기해달라고 간청했다. 그러나 다음 달 변상기일이 되자 나바호들은 말 19마리와 양 130마리를 변상한다고 요새로 몰고왔다. 몇 차례 변상기일을 연기했으나 실제 나바호들이 변상한 가축은 모두 변상하여야할 가축의 10퍼센트도 되지않았다. 시몬슨 소령의 후임으로 요새 사령관이 된 세퍼드(O.L. Sherpherd)소령은 이들을 엄하게 다루어 변상문제를 매듭짓기로 마음 먹었다. 

당시 서부 변방에는 유타주와 일리노이주에서 기독교 주민들에게 박해를 받고 흘러온 많은 몰몬교도들이 서부 변방에 흘러들어 나바호 부족을 비롯한 인디안들에게 전교하고 있었다. 몰몬교도들은 인디안들에게 백인들에게 복종하지말 것을 공공연하게 선동했다. 

나바호족을  선동하는 몰몬 교도들

1856년 당시 나바호족 대리인 다즈와 디화이언스 요새사령관 켄드릭 소령은  모큐이 근방에 사는 나바호 부족들이  은으로 손잡이를 장식한 장총을 들고 있는가하면 군용 담요를 소지하고 백인들의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상부에 보고했다. 그리고 이같은 물건은 분명 몰몬교도들을 통해 흘러들어왔다고 했다.

1858년 1월 갈란드 장군은 몰몬 교주 브리감 영과 그의 추종자들이 나바호들을 상대로  백인들에게 저항하도록 선동하여 이들을 다루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상부에 보고했다. 또한 나바호 대리인 실라스 켄드릭도 나바호족 부족장으로부터 유타족을 선교하던 몰몬교도들 최근에는 자신의 부족들을 상대로 선교한다는 말을 직접들었다고 했다. 어쨌든 당시 몰몬 교도들의 나바호족에 대한 영향력은 매우 컸다.

11월 초 나바호 대리인 켄드릭은 나바호들이 변상 명목으로 몰고 온 말 19필과 양 130 마리를 원주인에게 돌려주려고 병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알부퀘키로 향했다. 그날 밤 야영중 말과 양을  몰고 온 나바호들이 말 18 마리를 몰고 달아나 버렸다. 다음날 아침 잃어버린 말을 찾아나선 켄드릭은 장총 두 자루를 들고 말을 탄 나바호 전사를 만났다. 나바호 전사는 장총을 숲속에서 주웠다고했다. 켄드릭은 나바호 전사가 백인들에게 우호적인 ‘가나다 무초’ 부족임을 확인하고 이 전사에게 “말을 잃게된 경위를 적은 편지” 를 세퍼드 사령관에게 전달하도록했다. 이 나바호 전사는 특별히 서두르는 기색없이 요새에 도착한 후 정확하게 켄드릭의 편지를 사령관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사령관 세퍼드는 이처럼 황급한 편지를 제 때 전달하지 않았다고 이 전사의 상의를 벗기고 맨몸에 채찍을 가했다. 이로써 세퍼드는 백인에게 우호적인 나바호 부족을 잃게되었다.

변상기일 연기를 간청하는 부족장들  

12월18일 몇명의 나바호 부족장들이 눈보라를 뚫고 요새로 켄드릭을 찾아왔다. 부족장들은 다음해 1월1일까지 약탈한 가축에 대한 변상기일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켄드릭은 “이 문제는 이제 자신의 권한 밖이니 세퍼드 사령관과 상의하라”고했다. 이후 나바호 부족장들은 몇 차례 요새를 드나들었으나 결국 나바호와 백인들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빠져들었다.

1860년 1월15일 말을 탄 나바호 부족장 후아니토가 석양을 등진 채 기다란 창을 들고 요새가 내려다보이는 산언덕에 나타났다. 후아니토는 큰 소리로 초병에게 켄드릭 대리인을 만나게 해달라고 청했다. 신변안전을 보장받고 요새로 들어온 후아니토는 켄드릭에게 낯선 나바호 전사들이 근처에 있는 자신의 촌락을 지나 요새에서 7마일 거리의 군용 방목장 주변에 모이는데 이는 분명 군용 가축을 약탈하려는 것이라고 귀띰했다. 사령관 세퍼드는 즉시 병사 30명을  보내 군용 방목장을 경비하도록 했다. 다음날 아침 또 다른 부족장 아구아 치퀴토가 요새로 달려와 대추장 헤레로가 나바호 전사들을 이끌고 요새의 가축을 약탈하려 한다는 정보를주었다. 

군용 방목장습격으로 세 병사가 사망

17일 동이 틀무렵 요새 방목장에 대한 나바호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활과 창으로 무장한 200여 명의 나바호 전사들은 새벽 달빛을 받으며 방목장 주변으로 기어들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주변을 경계하던 초병들은 괴성을 지르며 몰려드는 나바호들을 향해 총을 쏘아댔다. 병사들의 강한 저항을 뚫지못한 나바호들은 놀라서 날뛰던 소 몇 마리만 몰고 어둠속으로 달아났다. 나바호들은 그러나 퇴각하면서 외딴 곳에 있는 목조  초소를 집중 공격하여 초소 안에서 방어하던 병사 3명이 전사했다. 퇴각하던 나바호들은 정오 경 요새에서 3 마일 거리에 있는 벌목장을 또다시 공격하여 병사 1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나바호들은 요새 주변을 장악하고 알부퀘키에서 요새로 향하는 보급마차를 수시로 공격했다. 나바호들의 공격이 계속되자 보급마차를 호위하는 디킨슨 중위와 그의 42명의 병사들은 수시로 나팔을 불며대며 나바호들과 대적해야했다. 

1월20일 아구아 치퀴토가 다시 산마루에 나타났다. 신변안전을 보장받고 요새에 들어선 치퀴토는 사령관 대신 나바호 대리인 켄드릭과 면담하겠다고 고집했다. 치퀴토의 이같은 태도에 화가 난 세퍼드는 치퀴토에게 당장 요새를 떠날 것을 명령하고 초병에게 말을 타고 요새를 나서는 치퀴토를 향해 총을 쏘라고 소리쳤다. 치퀴토는 간신히 목숨을 구했다. 세퍼드 사령관은 켄드릭에게 자신의 허락없이는 요새 내에서 어느 나바호 와도 면담하지 말라고 서면으로 경고하고 만약 이를 어길 경우에는 요새에서 추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켄드릭은 병사들의 호위도 받지 못한 채 나바호 부족들의 촌락을 오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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