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정기원 목사 알수록 재미있는 성경 나눔] 타고난 최고의 싸움꾼 야곱 118

KAZT 어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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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헬이 급히 집으로 가 야곱이 왔다는 소식을 전하자 라반이 달려와 그를 안고 입을 맞추며 집으로 인도했다. 성경은 야곱이 자기의 모든 일을 라반에게 말했다고 표현한다. 그는 아브라함의 종처럼 긴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타지에서 혈육을 만난 것이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임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대신 자신이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장황하게 설명하고 자기를 자랑하는 데 정신이 없었다. 라반이 그의 이야기를 듣고나서 “너는 참으로 내 혈육이다”라고 말한 것을 보면 자신이 에서의 장자권을 탈취하고 아버지를 속여 장자의 복을 가로챘다는 이야기를 하지않은 것이 분명하다. 그는 아무리 거짓으로 포장한다 하더라도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았다. 짧은 만남에도 서로 마음이 통하고 의기투합하여 한 핏줄임을 인정한 야곱과 라반은 포도주를 마시고 얼큰하게 취한 뒤 어깨동무를 하고 “우리가 남이가”를 외쳤지만 그들은 여전히 의심이 가득한 눈으로 서로를 경계했다. 한 달쯤 지난 후에 라반은 계속 공짜로 일을 시킬 수 없으니 비록 최저 임금 수준이지만 시간을 계산해서 임금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그 제안은 야곱을 배려하고 대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용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술책에 불과했다. 그는 야곱을 가족의 일원이 아니라 고용된 노동자로 취급했다. 그는 야곱이 정시에 출근하지 않거나 몸이 좋지 않아 결근을 하면 가차없이 임금을 삭감하고 “옐로카드”를 내밀어 경고하고 같은 일이 반복되면 “레드카드”를 받고 해고되어 즉시 그곳을 떠나야 한다는 일방적인 계약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도망자 신세인 야곱은 이렇다 할 자기 의견을 개진할 입장이 아니었고 잠자리와 먹을 것을 제공받고 노숙자 신세를 면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게 생각했다. 

라헬에게 정 주고 마음 주고 사랑에 눈이 멀어버린 야곱은 자나깨나 그녀에 대한 생각으로 꽉 차있어 다른 사람들의 말은 귀에 들리지 않았다. 눈치가 빠른 라반이 이를 놓칠 리가 없었다. 그는 야곱이 사랑에 깊이 빠진 것을 알고 함정을 판 뒤 미끼를 던져 그를 유인했다. 야곱은 결혼을 하고 싶어도 당장 집을 장만할 돈이 없었고 그렇다고 고급 아파트에 들어가 비싼 렌트비를 내면서 살 형편이 아니었다. 더구나 신부를 데려오려면신부의 몸값 (Bride price)을 지불해야 하는데 그에겐 그런 큰 돈이 수중에 없었다. 땡전 한푼 없이 여자 집안에 의지해서 더부살이하려고 기웃거리는 남자를 좋아할 여자가 얼마나 있을까? 그는 신부의 몸값을 대신해서 7년간 무보수로 일하라는 제안을 받고 아무 생각 없이 혼인노동 (bride service)에 동의하고 결혼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그녀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7년이 아니라 70년이라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게 하는 게 최선의 방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사랑에 눈이 먼 것인지, 아니면 가지고 싶은 것이 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욕심에 눈이 먼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경계선에 서서 서성거리며 벧엘에서 만난 하나님의 말씀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하나님은 그를 축복하시고 그에게 가나안 땅과 많은 후손을 약속하셨다. 하나님은 “내가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 것이다. 내가 너에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그와 함께 할 것을 약속하셨지만 그는 그 약속을 믿고 행동하지 못했다. 미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할수록 자신이 처한 현실이 더 크게 보이는 법이다. 성경은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고 정의했다. 믿음은 꿈꾸고 바라는 것 그러나 보이지 않는 미래를 마치 눈에 보이는 현실처럼 또는 확실한 증거처럼 받아들이게 한다. 믿음은 초라한 현실 너머를 바라보고 미래가 이미 이루어진 것을 상상하며 확신하는 힘을 준다. 그는 아직 그런 믿음이 없었기 때문에 라반 앞에서 가진 것이 없다고 주눅이 들지 않고 당당하게 행동하지 못했다. 하나님에게 미래를 약속받은 사람이 무엇이 두려웠던 것일까? 라헬을 아내로 삼는 것을 고마워해야할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그녀의 가족이라고 큰 소리치며 결혼을 요구할만한 배포가 그에겐 없었다. 어쩌면 그가 처한 절박한 상황이 그를 움츠리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그는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7년간 무보수로 일을 해야만 했다. 그는 하나님의 약속을 잊어버리고 부모가 없는 고아처럼 행동했다. 우리도 일자리를 잃어버리거나 불행한 일이 일어나면 당황하여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순간을 음미하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지 않으면 세상이라는 전쟁터에서 언제 쓰러질 지 모른다.     
                       

정기원 목사 (602) 804-3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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