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정기원 목사 알수록 재미있는 성경 나눔] 타고난 최고의 싸움꾼 야곱 127

KAZT 어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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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양 떼 중에서 아롱진 것과 점 있는 것과 검은 것을 가려내고 염소 중에서 점 있는 것과 아롱진 것을 구분하여 자신에게 달라고 요구했다. 대부분 염소는 검은색이나 짙은 갈색이고 양은 흰색이 일반적이다. 점 있는 것과 아롱진 것 그리고 검은 색 양은 이종교배를 통해 만들어진 혼혈 잡종으로 정상적인 양이나 염소에 비해 숫자가 적고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이런 선택의 문제에서 대개 평범한 사람들은 양이나 염소 중 건강하고 실한 것을 최대한 많이 골라 자신에게 달라고 요구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달랐다. 한군데 전 재산을 걸고 베팅하는 전문 도박사처럼 그는 잡종을 선택한 뒤 자신의 선택에 운명을 걸었다. 그는 왜 이종교배로 태어난 것들을 요구했을까? 통상적으로 양이나 염소를 치는 목자들에게 20%를 임금으로 계산해 주는 것이 관례였지만 20%를 요구하면 대통령이 바뀌고 나서 실업률이 높고 물가가 올라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등 이런 저런 이유로 거절할 것이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에 그는 라반에게 유리한 조건을 내세워 가볍게 예선전을 치른 뒤 본 게임에 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양과 염소를 자기 재산으로 여겨 애지중지하는 라반을 설득하려면 상품가치가 떨어지고 숫자가 얼마 안되는 것들을 요구해야 쉽게 허락을 받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그가 선택한 잡종들의 숫자가 너무 적다는 데 있었다. 라반은 적은 숫자에 만족하여 쾌재를 부르겠지만 야곱은 그 정도의 숫자에 만족할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무슨 꿍꿍이로 자신에게 불리한 조건을 요구했을까? 

라반은 그가 무리한 조건을 요구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즉각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매사에 용의주도한 그는 약삭빠른 야곱이 다른 속임수를 쓰지않도록 사전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 그는 계엄령을 선포한 뒤 야곱이 선택한 양과 염소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헬기와 탱크를 동원해 그 지역을 완전히 봉쇄하고 출입허가증을 소지한 사람들만 통행하도록 무장한 특수부대 군인들이 보초를 서며 지키게한 뒤에야 두 다리를 뻗고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는 야곱이 요구하는 조건에 맞는 양과 염소들을 분리시킨 뒤 총으로 무장한 자기 아들들에게 맡겨 별도로 관리하도록 하고 3일간 이동해야 만날 정도의 충분한 거리를 두어 야곱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뒤 야곱이 후미에서 자신의 남은 양떼를 치게 했다. 그는 정해진 면회시간을 제외하고는 자신이 선택한 양과 염소들을 만날 수가 없었다. 이 정도면 그에게 수갑만 채우지 않았을뿐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그의 손과 발을 꽁꽁 묶어 놓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두 아내를 얻기 위해 14년 간 무보수로 일해야 하는 결혼계약서에 서명하고 6년간 양 떼를 돌보는 고용계약서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던 야곱은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작성해서 만든 임금지불 이행 계약서에 서명하고 라반이 나중에 다른 소리를 하지못하도록 변호사 사무실에서 공증까지 마쳤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불리한 조건이 들어있는 계약서에 서명하고도 오히려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자신만만한 그는 두고 보라며 허풍을 떨었다. 상대방을 안심시켜 놓고 방심한 사이에 기습공격을 해서 한 방에 상대방을 쓰러뜨려 기절하게 만드는 게그의 주특기였다. 그는 의심이 많은 라반의 혀를 찌르는 기발한 방법으로 그를 공격해 꼼짝하지 못하도록 궁지에 몰아넣으려고 했다. 그는 예로부터 약재료로 사용하는 버드나무와 살구나무와 산풍나무의 푸른 가지를 벗겨 흰 무늬를 내고 껍질 벗긴 가지를 양 떼가 와서 먹는 물 구유에 세워 양 떼가 그 가지 앞에서 새끼를 베면 얼룩지고 점이 있거나 검은 것을 낳을 것으로 믿었다. 이런 그의 아이디어와 믿음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는 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아니고 유전의 법칙을 연구하는 생물학자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해 항상 옆에 책을 끼고 다니며 틈틈이 책을 읽는 책벌레도 아니었다. 버드나무와 살구나무와 산풍나무는 동물들의 발정주기를 앞당겨 교미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는 당시 사람들이 믿던 민간요법에서 이 아이디어를 착안했을까? 아니면 오랫동안 양과 염소들의 성장과정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자료를 수집하여 수첩에 깨알 같은 글씨로 꼼꼼하게 정리해서 만든 통계 데이터에 근거한 것인가? 다른 목자들과 달리 그에게는 예리한 관찰력과 천재적인 영리함이 있었다. 그는 양과 염소를 키우며 혼혈 잡종들이 더 강하고 튼튼하다는 사실에 착안해 잡종을 선택했다. 그러나 그 숫자를 늘릴 방법이 없었다. 사람을 붙여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는 라반 앞에서 이종교배를 시도할만한 시간이나 기회가 없었다. 과연 교배를 하지않고도 잡종을 얻을 수 있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라헬이 합환채에 집착했던 것처럼 그 역시 민간요법이나 미신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었다.
                           

정기원 목사 (602) 804-3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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