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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Dec
타임즈 게시판에 글을 쓸 때 꼭 실명을 남겨주세요작성자: 아리조나타임즈 조회 수: 417
요즘 본지 신문사 게시판에 한인업체들에 관해 많은 부정적인 게시글들이 많이 올라온다. 대부분 한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가서 불이익을 당했거나 불법적으로 보이는 일을 목격했다는 등의 내용들인데, 객관성이나 공정성 면에서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 드는 내용들도 적지 않다.
객관성이나 공정성은 고사하고 '카더라'라는 식 또는 '아니면 말고' 식의 루머성 글들도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어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운영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한인업체들에게 유무형의 피해를 끼친다는 점에서, 그리고 아리조나 한인사회 전체적으로도 갈등과 반목을 일으키고 저변에 불신을 조장하는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물론 실제 억울한 대우를 받았거나 속상한 일을 겪은 소비자 입장에선 오죽하면 고민 끝에 게시글을 올렸겠는가.
자신이 당한 일을 다른 사람들은 겪지 않기를 바라거나, 자신의 글로 인해 문제의 업체가 각성하고 서비스가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거기에 게시글에서 성토를 당하는 한인업체들도 자신들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잘못이 분명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게시판에 보장되는 익명성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사용자들도 있다는 점이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익명 뒤에 숨어서 근거 없는 힐난을 퍼붓거나, 상대에 대한 존중은 아랑곳 않고 자신의 감정배출구로 사용하거나, 루머를 양산해 남에게 심대한 타격을 주거나, 갈등과 반목을 부추겨 게시판에서 분쟁이 터져나오는 것을 가면 뒤에서 웃으며 바라보는 비열한 이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사는 실제 사회와 같이 사람들이 모이는 인터넷 공간에서도 최소한으로 지켜야 할 규칙과 질서 그리고 다른 이용자에 대한 배려는 필요한 법이다.
또다른 문제점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책임을 묻거나 비난의 방향이 너무 일방적이라는 점이다. 부정적인 게시글은 주로 소비자가 업체를 상대로 하는 글이 대부분이다. 업체 측에서는 진상고객이 있더라도 이를 인터넷에 글로 남겨 탓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고객들에게 서비스하고 돈을 벌어먹으려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실제 사회에선 범죄 용의자들에게도 법적으로 해명할 기회가 주어지지만 사실상 온라인 상의 비난에는 그런 해명의 기회조차 잘 허용되지 않는다. 마치 손이 손이 뒤로 묶인 채 난타당하는 것과 비슷하달까.
인터넷 상에서의 조롱과 비난, 일방적인 질책은 생각보다 큰 데미지를 안긴다.
한국 연예인들은 물론 유명 스포츠 선수들까지 팬들의 악성댓글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현상들이 그 심각성을 잘 대변해준다.
여기 한인사회도 사이즈는 작지만 악의적 댓글이 그 대상에게 미치는 심리적, 물질적 피해는 한국에서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최근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을 지켜보면서 본사는 게시판 운영과 관련한 기준을 일부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게시글이 올라왔을 때 무조건 동조하기보다는 여러 루트를 통해 쌍방의 사정을 공평하게 확인하는 것이 댓글을 남기기 전에 해야할 중요한 과정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내년부터 본사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문제와 분란이 되는 글을 게시할 때는 반드시 실명과 연락처를 공개해 해당업체에 정당하게 컴플레인 할 것을 요청한다.
익명의 부정적인 게시글로는 어떠한 것도 개선되기 힘들기 때문에 업주와 소비자 당사자들 간에 서로 직접 소통하면서 문제를 풀기 바라는 것과 동시에 게시글의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위에서 명시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해당글은 어떤 설명도 없이 삭제조치 대상이 되고, 또한 이런 류에 해당되는 글일 경우 차후 해당업체와 글 작성자 개인 간 법적 분쟁 시 증거자료로 사용될 수 있도록 글 작성자 IP 주소를 별도로 저장해 관리할 방침이다.
서로가 온라인 상에서 만날 수 있는 장으로 마련된 인터넷 게시판은 이용자들이 어떤 식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한인들이 소중한 소통공간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우리의 스트레스 지수를 끌어올리는 쓰레기장이 될 수도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