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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조나 문인협회

명함

조회 수 20 추천 수 0 2017.07.20 14:23:02
고경숙 *.185.56.204  

명함 

고경숙

 

그가 명함대신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을 뽑아주었네  건네받은 종이컵 얄팍한 팔락임에 하마터면 손을 데일 뻔 했고 5할도 못 채운 커피의 단맛에 확 뱉어버리고 싶었는데,

 

그가 쳐다보고 말했네 피곤할 땐 단 게 좋아요

 

그의 땀냄새가 고스란히 컵에 지문을 찍고 노동으로 단련된 팔뚝 관절속으로 되돌아갔네 그의 몸에는 뿌리깊은 우화가 서식하는 듯 입을 벌릴 때마다 웃음이 튀어나왔네 손바닥으로 치자 거스름반환구에서 동전들이 놀라 떨어지네 싱긋 겸연쩍은 손가락 사이에서 은빛 커플링 가랑가랑 사랑을 발아시키고 있었네 나는 실망했지만 묻지 못하네

 

경쾌한 거짓바람과 거짓인사가 악수를 하네 연락 주십시오! 그를 기억하기 위해선 커피 냄새를 기억해야 하고, 웃을 때 보았던 치열을 떠올려야 하네  내 것이 아닌 반지의 반짝임을 기억해야 하네

 

그의 흐릿한 뒷모습을 기억해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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