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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조나 문인협회

여승(女僧)

조회 수 9 추천 수 0 2017.09.12 22:32:22
백석 *.185.56.204  

여승(女僧)

희망의 문학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출처 : 네이버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山)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十年)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 절의 마당귀에 여인이 머리 오리가 눈물 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희망의 문학 요점 정리

희망의 문학 지은이 : 백석(白石)

희망의 문학 갈래 : 자유시. 서정시

희망의 문학 율격 : 내재율

희망의 문학 성격 : 애상적. 서사적, 감각적, 회상적, 현실 반영적

희망의 문학 표현 : 감각적 어휘의 구사. 시상의 절제와 압축. 직유법,

희망의 문학 어조 : 회상적

희망의 문학 심상 : 비유적

희망의 문학 구성 : 역순행적 구성

   1연  여승과 나와의 오랜만의 대면

   2연  처음 만났을 때의 여인의 모습

   3연  그 동안의 여인의 비극적인 삶

   4연  여승이 되기 위해 삭발하는 여인의 모습

희망의 문학 제재 : 한 여자의 일생

희망의 문학 주제 : 가족 공동체의 붕괴로 인한 한 여인의 비극적인 삶

희망의 문학 출전 : <사슴>(1936)

희망의 문학 내용 연구

여승[우리 민족 혹은 민중]은 합장[(合掌) : 부처에게 배려할 때 두 손바닥을 마주 합침]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취나물의 일종)의 내음새(냄새)가 났다.[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 이미 속세의 번뇌를 잊은 듯한 여승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형상화한  시구이다. / 후각적 이미지]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처음이 아님을 암시] 늙었다.[옛날의 쓸쓸한 표정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 소설로 재구성한다면 1인칭관찰자 시점이 적절함]

나[서술자와 같은 역할]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여승의 운명적 삶에 대한 안타까움 / 쓸쓸한 여인의 모습을 보고 슬픔을 느낌]

 

평안도의 어느 산(山) 깊은 금덤판(금광의 일터, 금전판)

나는 파리한(몸이 몹시 여위거나 핏기가 없고 해쓱한) 여인[식민지 치하의 우리 민족을 암시]에게서 옥수수를 샀다.[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 나와 여인의 첫 만남이다. 금광으로 일 나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찾으려 옥수수 행상을 하면서 전국 곳곳의 금점판을 떠도는 여인과의 만남이다]

여인은 (고생이 힘겨워 투정부리는)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청각의 촉각화).[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 남편을 찾는 고생 속에 투정을 부렸던 어린 딸을 울면서 때리는 여인의 슬픈 한(恨)을 표현하고 있다. 청각의 촉각화]

 

섶벌(재래종의 꿀벌 / 유랑할 수밖에 없었던 민족의 현실을 대변한 시어)같이 나아간[돈을 벌기 위해 나아갔음을 의미] 지아비 기다려 십 년(十年)이 갔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十年)이 갔다. : 원래는 착실한 농부였을 법한 지아비가 갑자기 불어 닥친 금광 바람에 혹하여 벼락 부자가 될 꿈을 갖고 또는 생계 문제로 금광에 간 뒤 귀가하지 않은 지 십 년이 됐으므로 여인이 십 년 동안 과부 생활을 했음을 알 수 있고, 이로 미루어 크게 고생했음을 알 수 있다. 당시의 보편적인 민중고의 실상이고, 한(恨)을 짐작할 수 있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일제 강점기 가족 공동체의 상실과 파괴]

어린 딸은 도라지꽃(도라지꽃 : 청색으로 죽음의 차가운 이미지를 환기하고, 소설로 각색할 경우에는 복선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재임.)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 어린 딸도 죽어 도라지꽃이 많이 피어 있는 돌무덤에 묻혔다. 여인이 더욱 외로운 처지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산꿩도 섧게(산꿩도 섧게 : 감정이입의 대상 / 여인 또는 화자의 슬픔 이입)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 절[현실의 고통에서 초탈하기 위한 공간]의 마당귀(마당의 한 귀퉁이)에 여인이 머리 오리(머리카락의 가늘고 긴 가닥)가 눈물 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산 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 떨어진 날이 있었다. : 여인이 삭발하는 모습은 곧 여승이 되는 날이 되는 모습이다. 가족 공동체의 붕괴가 여승이 되게 한 것이다. 산꿩의 울음을 여인의 울음으로, 떨어지는 머리 오리를 여인의 눈물 방울로 대치시켜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하여 슬픔을 초월하는 여인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여기서 '눈물 방울 같이'는 '눈물 방울처럼', '눈물 방울과 더불어, 함께'의 뜻으로 해석되는 중의적 표현이다. / 여승이 된 여인은 한을 간직한 채 남은 생을 고행하며 살게 됨.]

 


 

'여승'에서는 시적 화자인 나와 시적 대상인 여승 사이의 거리가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지 찾아보고, 그러한 표현의 효과에 대해 말해 보자.

 

교수·학습 방법 : 이 활동은 학습목표와 관련하여 지도한다. 시적 화자가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가, 그런 태도를 취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어떠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가 등의 보충 질문을 제시하여 학생들의 활동을 돕도록 한다.

 

예시 학생 활동 : 이 시에서는 시적 화자는 '나'이며, '나'는 여승, 즉 여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다. 그러나 '나'는 감정의 개입을 최대한 절제하고 관찰자의 입장을 취하면서 여승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소설에서의 1인칭 관찰자 시점처럼 시적 화자가 대상과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독자들과 여승의 거리를 가까워지게 된다. 즉 여승에 대한 '나'의 거리 두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여승의 삶을 당대 민중의 보편적 삶의 모습으로 추체험하도록 하는 시적 장치가 되고 있다.

 

 '여승'에서 시적 화자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교수·학습 방법 : 시적 화자가 대상에 대해 객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기는 하지만,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등의 표현을 통해 시적 화자의 의도를 추측해 볼 수 있다.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나'의 목소리가 드러나는 구절들과 정서를 나타내는 어휘들(울었다, 섧게, 슬픈 등)을 중심으로 시적 화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찾아보도록 유도한다.

 

예시 학생 활동 : 시적 화자는 오래 전에 금점판에서 옥수수를 팔던 여인이 어린 딸을 잃고 여승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러나 그런 여인을 바라보면서 '불경처럼 서러워졌다.'는 시적 화자의 고백을 통해 '나' 또한 그러한 삶의 현실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다. 머리를 깎는 여인의 모습아 서럽고 슬퍼 보인 것도 그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시에서 시적 화자가 여인의 삶을 통해 궁극적으로 일본 강점기의 어두운 현실 속에서 살아가던 민중들의 힘겨운 삶을 보여 주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희망의 문학 이해와 감상

 4연 12행의 비교적 짧은 시 속에 한 많은 여자의 일생이 사실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형태상 시적 화자인 '나'가 시적 대상인 '여승'의 삶을 서술하고 있지만, 이 시의 주된 내용은 시적 화자와는 거리가 유지되고 있는 여승을 중심으로 한 어느 가족의 삶이다.

 이 시의 주인공은 남편과 아내, 그리고 딸아이이다. 이들은 농사를 짓고 살다가, 남편이 돈을 벌기 위해 금광의 광부로 간 후 소식이 끊겼고, 아내는 옥수수 행상을 하면서 남편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남편은 찾지도 못한 채 딸을 돌무덤에 묻었고, 자신은 머리를 깎고 여승이 되었다.

 이 시는 이러한 이야기를 통하여 일제 강점기 농촌의 몰락과 '섶벌'처럼 떠날 수밖에 없었던 민족의 현실을 잘 보여 주고 있다. 특히 '가을밤같이 차게' 울면서 자식을 묻은 어머니의 슬픔을 형상화한 것이나,  '도라지꽃'으로 비유된 죽은 아이의 형상은 돋보이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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