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미셸김 원장 라이프칼럼] 우리는 고마움을 아는 민족인가

KAZT 어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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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여름은 유난스럽게도 끔찍한 더위가 계속되었다. 더위야 그런대로 시원한 곳에 들어가면 견딜 수 있었다 해도 제일 싫은 것이 수돗물을 켜면 뜨뜻미큰한 물이 계속 나온다. 한참을 켜도 차거운 물은 아예 기대를 못하겠다. 수도물 값을 내면서까지 이렇게 찬물 나오기를 바라는 사람도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얼마나 땅속까지 더우면 이렇게 틀어도 찬물은 안 나오니 피닉스의 더위도 한심스럽기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마실 물은 따로 있지 않은가. 수도에서 물 나오는 것만도 감사해야지.   

  

아프리카에서는 오염된 물도 줄 서서 기다려 받아 온다는데 너무 편하게 사는 우리는 수도만 틀면 깨끗한 물이 나온다는 것조차 고마워 할 줄을 모르고 산다.  그래서 생각했다. 늘 주위에 있고 항상 있어서 당연한 것처럼 되어 있는 사실에는 고마워 할 줄을 모르고 우리는 살고 있다는 것을. 

  

내일 모래면 6.25 전쟁중에 맞이한 9. 28(1950년 9월28일) 수복 61주년 기념일이 된다. 고국에서는 인천상륙작전, 서울수복, 장진호 전투 등에 참전한 미 해병대 소속 참전용사들을 서울 수복 61주년을 기념해 한국으로 초청하는 특별한 행사가 마련되어 훈훈한 소식을 전해 주고 이들의 헌신과 희생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참전용사들은 하나같이 하는 말이 한국의 발전이 너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고 한 마음을 모았다. 자신들의  희생이 이렇게 값진 모습으로 한국이 변화한 것을 고마워 했다. 

당시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잿더미 위에서 지금은 세계의 경제대국으로 바뀐 모습에 감격스러워 자랑하고 싶다고도 하였다. 1950년 6월25일 전쟁이 발발하고 사흘만에(6월28일) 북한에게 서울을 빼앗기고 만 3개월이 되는 9월28일에 다시 수도를 탈환하였기 때문에 이 날의 벅찬 감동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인민군에게 서울을 빼았긴 그 3개월은 서울에 남아있던 서울 시민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것이었으리라.  

자유를 빼앗기고  적(敵)의 치하에 남겨진 150만의 서울시민들은 극심한 통제와 탄압, 그리고 공개처형 등 무시무시한 공포를 겪으면 살아야만 했다. 어떤 시민은 그 공포의 3개월이 마치 30년의 세월과 같았다고 고백했다. 이러한 끔찍한 경험을 한 시민들 이기에 9월28일의 서울 탈환은 잊을 수 없는 기념비적인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었다. 불행하게도 수복의 기쁨도 잠시, 3개월이 조금 넘은 1951년 1월4일 이번에는 북한을 돕기 위한 중공군의 침투로 서울은 다시 그들의 손에 넘어 가야 하는 비극을 맞았다.   

조그마한 나라, 평화를 즐기는 나라에 왜 이처럼 끊임없는 외침(外侵)으로 선량한 국민들은 한없이 신음해야만 하는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지 얼마나 되었다고 해방의 기쁨을 다 누리기도 전에 남,북한과의 이념전쟁으로 지금까지 휴전상태에 머무리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나니 9.28수복의 진정한 의미조차 잊어 가고 있다.   

아리조나주의 참전용사협회에서 각각 커맨더를 지냈던 두 분을 모시고 점심을 나누며 대화할 시간을 가졌다. 한 분은 작년에 한국정부의 초청으로 서울을 다녀 왔는데 한국에 대한 칭찬이 그치지를 않았다. 자신이 전쟁에 참여했을 때에는 한강에 다리가 하나 뿐이었느느데 지금은 26개의 다리가 놓여 있다고 감격스럽게 말한다. 폐허가 되었던 당시의 모습이 지금은 고층빌딩에, 호텔 등 그리고 넘쳐나는 사람들, 그들의  얼굴이 활기차고, 밝고, 친절했다고 매우 감동을 받은 모습이다. 

한 참전용사의 끝없는 칭찬을 들으면서 과연 우리는 그런 칭찬을 받을만 한가 되물어 본다. 그들은 우리의 조그만 대접에 그토록 고마워하는데 우리는 그들에게 진정으로 고마워 했던가. 이승만 대통령이 있어 대한민국이 건국되었고,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오늘날 성장의 기틀이 되었고 그리고 6.25 전쟁 참전용사들이 있어 우리가 미국에서 호의호식하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우리는 그들에게 얼마만큼의 고마움을 표시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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