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새겨두고 어려움 을 겪을 때, 나이들어 가면서 고독함을 느낄 때, 하던 일이 잘 풀려지지 않을 때, 늘 나를 위로해주고 다시 용기를 갖게 해 주는 말이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이다. 다른 말이 필요없고 이 한마디가 나의 마음을 붙잡아 주었다. 사람들이 위로받고 즐겨쓰는 이 말의 어원이 어떻게 시작되었다는 글을 읽었다. 유대인의 지혜서라는 <미드라시>에 이런 얘기가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다윗 왕이 어느 날 궁중의 보석세공사를 불러 지시를 내렸다. “내가 항상 지니고 다닐 만한 반지를 하나 만들고 그 반지에 글귀를 새겨 넣어라. 내가 전쟁에서 승리하거나 위대한 일을 이루었을 때 그 글귀를 보고 우쭐해 하지 않고 겸손해질 수 있어야 하며, 또한 견디기 힘든 절망에 빠졌을 때 용기를 주는 글귀여야 한다.” 세공사는 열성을 다해 최고의 반지를 만들었다. 하지만, 어떤 글귀를 새겨야 다윗 왕의 마음에 들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고민끝에 지혜롭다는 솔로몬 왕자를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한참을 생각하던 솔로몬이 말했다. “이렇게 써 보세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인터넷을 통해 읽은 내용들 때문에 가슴이 또 아파오고 있다.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멀리 두고온 조국의 모양새가 또 시끄럽다. 국회에서 통과된 자유무역협정(이하 FTA) 반대로 민주 노동당의 현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최루탄을 던지고, 시위대가 경찰서장을 폭행하는등 우리는 아름다운 서울에서 살고 싶은데 시위대는 서울 거리를 어지 럽히고 있다. 현정권 초기에는 광우병으로 미국에서 수입해 오는 쇠고기를 먹으면 모두 미칠 것처럼 시위를 하더니 미국 쇠고기 수입량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광우병 시위에 앞장섰던자들이 나성에 와서는 미국 불고기, 갈비 잘도 먹었는데 미치지 않고 멀쩡하게 살아 있으니 이제 는 FTA 문제로 나라가 팔려가는 듯 또 시위를 벌인다. 4년전 정권에서는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쌍수를 들고 주장하던 모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번에 는 절대반대편에 서서 피켓을 들고 시위 하고 있다. 옳고 그른 것도 모르면서 몇몇 지도자들에 의해 사람이 동원되고 사회를 어지럽히는 자들 다음에는 또 무엇을 들고 나오려나 걱정된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해야할까.
시끄러운 가운데서도 역시 조용하게 자기 할 일을 열심히 사는 분들이 있어 마음이 뿌듯하게 자랑스럽고 존경과 찬사를 받기에 마땅하다. 암스텔담 헤이그에 있는 이준열사 기념관을 유지 하면서 나라를 지키는 노부부가 있어 우리를 숙연하게 만든다. 1907년 6월 네델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 장에 고종의 밀명을 받고 온 이준 특사 일행이 일제(日帝)의 방해로 회의장에 들어 가지도 못했다. 7월 14일 이준 열사는 “내 조국을 도와 주소서”라는 말을 숙소에 남기고 48세의 몸으로 분사(憤死)했다. 열사가 숨진 호텔은 80년 넘게 남아 있다가 1992년 헐리게 되었다. 그곳에서 사업을 하던 교민 이기향. 송창주씨 부부는 사재를 털어 건물을 샀다. 이준 열사 기념관이 문을 열게된 역사적인 이야기이다.
얼마전에 여기 칼럼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1866년 프랑스가 약탈해 간 외규 장각도서 반환에 앞장섰던 재불역사학자 박병선 박사가 아깝게도 할 일을 다 마치 지 못하고 지난 23일에 자신이 살던 불란서에서 작고했다. 박 박사는 직지 심체요절이 1455년에 나온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빠른 금속활자 본임을 증명해서 ‘직지 대모(代母)’로 불렸다.
한 신문기자의 보고에 따르면 “그는 1967년부터 13년간 프랑스 국립도서관 에 근무 하면서 3000만종이 넘는 장서 를 뒤져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 (直指心體要節)’ 과 외규 장각 도서 297권을 찾아내 주불 한국 대사관에 알렸다. 지난 3월 외규장각 도서가 ‘대여’ 형식으로 145년 만에 고국에 돌아왔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의 의무는 아직도 남아 있다”며 “‘대여’라는 말을 없애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손에 손을 잡고 장기간 노력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누가 이 일을 평생을 바쳐 할 수 있을까.
고국에서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나라를 지킬 줄 알면, 필요없는 일로 시간과 정신을 소모하는 시위대의 열기도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하고 기다리기에는 너무 아깝다. 아름다운 강산, 선량하고 똑똑한 국민을 가진 대한민국, 선진국에 우뚝 올라 설 수 있거늘.
11. 28. 2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