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미셸김 원장 라이프칼럼] 행사가 남겨주는 여운(餘韻)

KAZT 어드민
KAZT 어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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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지난 주말 이틀간의 한국 축제 아리랑 행사를 마쳤다. 행사가 끝나고 나면 말도 많아지고, 잘못된 것에 대한 후회, 사람에 대하여 더 많은 것도 배우게 되고 미력하나마 한국문화를 심어 주었다는 뿌듯함도 남기 마련이다. 행사가 있기 얼마전 타주에서 이사 왔다는 한 남성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사 온지 2개월이 조금 넘었지만 신문에 나는 “살며 생각하며”의 글을 빠짐없이 읽다보니 한국문화원이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 궁금해졌다고 한다.   

“문화원에는 세가지의 목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문화를 주류사회에 조금씩이라도 알려 주고, 한국어교육을 통해서 한국의 문화가 서서히 스며들게 하는 목적, 또한 우리한인들 끼리만 사는 곳이 아니기에 여러나라의 민족들과 더불어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일에 협조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입니다.” “한국정부가 하는 일일텐데 어떻게 그런 일을 다 하십니까?” 자못 심각해 진다.  

“한 나라의 문화와 관련되는 일 자체가 무척 어렵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행사 때에만 양국 정부의 조그마한 지원, 그리고 미국 주요 업체들의 기부, 뜻있는 일부 한인단체, 비즈니스 업체, 개인의 협조를 받아 행사 를 합니다.” “너무 좋은 큰 일을 하시는데 저도 이곳 생활이 안정되는대로 돕겠습 니다”하고 대화는 끝이 났다. 생각해 보니 그 남성의 말이 맞았다. 한 단체가 왜 큰 일을 벌리게 되었을까. 요약하라면 우리를 가르쳐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 창작한 “아리랑” 이라는 무용순서가 있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한복, 아리랑 음악에 맞추어 춤추는 모습은 황홀함 그 자체였다. 앞에서 계속 사진을 찍던 미국여인은 어떻게 저렇게 우아할 수가 있느냐며 감탄을 그치지 않는다. 우리의 축제이름인 “한국축제 아리랑” 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저 아리랑 춤은 행사준비에 지친 필자에게도 가슴을 찡하게 만들면서 정신을 차리게 해주었다.   

교회협의회(회장 오염윤 목사)의 도움, 커뮤니티 일에 도움을 아끼지 않으시는 대망교회의 송석민 목사님, 샘솟는 교회(담임 이경우 목사) 성도들의 이틀동안 몸을 아끼지 않는 봉사,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 봉사는 저렇게 마음으로 하는 것 이구나 하는 것도 배우게 해주었다. 말보다 실천을 보여 주는 봉사. 

말없이 무섭게 일한 봉사자. 음향을 담당 한 안경환 전 상공인회장의 봉사정신에 손을 들고 말았다. 비즈니스도 마다하고 아침 일찍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이틀을 꼬박 도와 주었으니 돈으로는 이루 계산할 수 없는 너무 큰 고마움이었다. 피닉스 앙상블도 단원들과 최정연 단장 또한 큰 희생을 감수하고 참여해 준 고마움을 염치없이 지면으로라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원신옥 노인회장의 김밥, 린다 양이 만든 시식용 떡볶이, 신디 장(장재원 사장의 부인)의 밤늦은 연락을 받고도 거절을 못하고 몇시간 동안 밥을 만들어 주는그 마음. 상공인회의 회장을 비롯한 여러 임원들의 사심없는 봉사, 체육회를 대신 한 데이비드 박 사무총장의 따뜻한 마음, 한인회장의 협조, 안응환 전 상공인회장의 도움, 캐런 김의 뛰어 다니며 일을 만들어 준 희생정신. 밴드를 이끌어 준 오진삼 디렉터, 성낙승 관장과 최사범의 태권도, 개인 후원자들의 보이지 않는 응원. 필설(筆舌) 로는 그 고마움을 다 나열할 수가 없다.  

우리의 2세들인 사회자 존 김과 미셸 이의 깔끔하고 품위있는 그들의 모습이 자랑스럽다. 청소년 사역을 하고 있는 존 김은 어린이들과의 대화를 이끌어 내는 귀한 탈렌트를 가지고 있어 흐뭇하기 그지 없었다. 굵직한 정치인들과 겁없이 인터뷰에 능한 아리조나 리퍼블릭의 기자 미셸 이의 재능 또한 꼭 그 자리에 필요한 인재들이었다.   

  

아쉬움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아직도 물러날 줄 모르는 더위 때문에 관객들이 더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일찍 떠나는 일, 200개가 넘는 같은 주말의 많은 행사들로 더 많이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들이 서운하게 만들기도 했다.     

유난스럽게도 이번 행사에서는 마음을 가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어 행사가 남겨주는 여운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될 것 같다. 

10. 2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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