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독자 여러분!
임진년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시고, 소망하시는 모든 일이 성취되길 빕니다.
그리고 가정에는 사랑과 건강의 은혜가 충만하시고, 직장에서나 사업에 더욱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2012년은 용(龍)의 해로 임진년(壬辰年)입니다. 용(龍)은 봉황, 기린, 거북과 함께 ‘4령(靈)’의 하나로 상상의 동물입니다. 그 중에 용은 실존하는 어떤 동물보다도 최고의 권위를 지닌 최상의 동물입니다. 용은 다른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최상의 무기를 모두 갖춤과 동시에 무궁무진한 조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용은 역사적으로 우리의 생활과 의식구조 전반에 걸쳐 깊이 자리하면서, 수 많은 민속과 민간신앙, 설화(說話), 사상(思想), 미술품, 각 지역의 지명(地名)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이 임진년에 관한 이야기가 여러가지 있어 부담없이 읽을 거리로 옮겨 보겠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대단한 상술(商術)에 넘어가고 있습니다. ‘흑룡의 해’에 결혼해서 아기를 낳으면 그 아이가 나중에 큰 인물이 된다는 말을 듣고 믿어, 모두들 결혼식을 서둘러서 1,2월에는 예식장과 결혼에 관련된 부수 업체들은 즐거운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래야 금년 말까지 흑용띠 아이를 낳을 수 있으니까요.
물론 임진년(壬辰年)의 글자를 해석해 보면10천간(天干) 중 검은 색을 뜻하는 임(壬)과 12지지(地支)에서 용을 의미하는 진(辰)이 결합한 임진년으로 60년을 주기로 찾아오는 ‘흑룡(黑龍)의 해’입니다. 또 주역(周易)의 해석에 의하면 흑룡은 임금(王), 대권(大權), 승천(昇天), 전쟁, 불안 등의 복합적 의미를 지니기도 합니다. 예부터 임금을 상징하는 흑룡의 해에는 미래의 큰 인물이 태어난다는 속설(俗說)도 있었습니다. 반면 1952년은 6.25 전쟁으로 한반도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던 해이며, 1592년에는 임진왜란(壬辰倭亂)처럼 큰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근 30년째 한문고전 번역에 종사한 박헌순수석연구위원의 말을 빌리면 “더 자세히 조사해 봐야겠지만, 흑룡이라는 말 자체를 한문고전에서 본 적이 없다. 용이 시꺼멓다면 그게 흉(凶)하지 길(吉)하다고 할 수 있는가”라며 ‘흑룡’의 존재를 부인했습니다. “용 중에서 흑룡이 있다는 말을 나는 최근에야 알게 됐다. 도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흑룡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는지 모르겠다”고 한국학(韓國學) 중앙연구원의 김일권교수의 말도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옳지 않다고 하는 한학자들의 얘기도 있습니다. ‘흑룡의 해’라고 부르는 것에는 문제가 따를 수 있지만, 흑룡의 존재를 부정하는 주장은 잘못됐다는 것입니다. 띠동물 민속전문가인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도 문헌이나 민속 속에 등장하는 ‘흑룡’의 존재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임진년을 ‘흑룡의 해’라고 부른다는 따위 말은 문헌 속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술에 의해 근래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예부터 전해오는 ‘띠동물 사상’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변해 왔는데, 띠 동물에 색깔이 입혀지는 것은 최근의 일이라고 합니다. 특히 ‘백말띠 여자는 드세다’는 속설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황금 돼지해에 태어난 아기는 운세가 좋다’는 얘기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띠동물에 색깔을 입히는 데에는 상술이 녹아 있다고 하니 그런 상술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용의 해에 출생한 용띠 사람들은 건강하고 정력적이며, 정직하고 용감하고 감수성이 예민하며 신뢰감이 두터운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재물(財物)에 꿈을 꾼다던가 아첨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반면에 용띠 태생은 화를 잘 내고, 흥분을 잘하며, 고집이 세고, 좋고 싫음이 분명하며 다소 괴팍한 성미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모든 띠들 중에서도 용띠는 애교 만점인 원숭이띠에 가장 끌리며, 마찬가지로 원숭이띠는 용띠의 장엄함에 끌려 그들은 싸우지 않는 팀을 이룹니다. 용띠와 쥐띠의 결합은 용이 강한 반면 쥐는 기술이 좋아 역시 성공적인 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들은 힘을 합쳐 위대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즉 용띠와 삼합(三合)을 이루는 띠는 쥐띠와 잔나비띠입니다. 용은 쥐가 영리한 두뇌와 원숭이의 재빠른 몸집을 형상화하였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용띠와 돼지띠는 원진(怨嗔) 관계입니다. 용은 열 두 동물의 형태를 모두 형상화한 동물인데, 다 잘 생긴 모습 중에 돼지의 코를 형상화한 것이 용의 코입니다. 자기의 코가 돼지의 코를 닮아서 잘생긴 용모에 오점을 남겼으므로 돼지를 미워합니다. 그래서 민간에서 결혼 궁합을 볼 때 용띠와 돼지띠는 서로 꺼립니다.
용은 상상의 동물로 각 시대와 사회환경에 따라 사람들이 그들 나름대로 그 모습을 상상하고, 용이 발휘하는 조화능력을 신앙해 왔습니다. 따라서 시대와 사회환경에 따라 용의 모습이나 조화능력은 조금씩 달리 묘사되고 인식되어 왔으며, 여러 동물의 특징적인 무기와 기능을 골고루 갖춘 것으로 믿어 온 우리 문화에서 용은 웅비(雄飛)와 비상(飛翔), 그리고 희망의 상징 동물인 동시에 지상 최대의 권위를 상징하는 동물로 숭배되어 왔으며, 많은 설화(說話)의 중요한 소재가 되었습니다. 용이 갈구하는 최후의 목표와 희망은 구름을 박차고 승천하는 일입니다. 아리조나의 교민 여러분에게도 올 한 해가 웅비하는 용처럼 되시길 기원합니다.
경보당 한의원 (480) 314-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