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 “힐라 (Gila)강으로 가는 멀고 험한 길”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KAZT 어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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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그란데는 12개 연합군 부족의 거처
만히 대위는 카사그란데와 피마 부족 간에 얽힌 전설을 일행에게 들려주었다. 토착민에게 들은 이야기라며 만히는 말했다.
옛날 이곳 북쪽에서 엘시바 (El Siba *잔인한 사람이라는 의미)라는 추장이 내려왔다. 그는 사나운 아파치들과 전쟁을 치루기위해 인근 12개 부족과 연합했다. 많은 연합군의 거처를 인근에 지은 것이 지금은 돌보는 사람이 떠나 폐허가 되었다고 했다. 격전 끝에 양편 모두 엄청난 사상자를 내었다. 전쟁 후 12개 부족간에는 불화가 일었다. 일부는 고향인 북으로 떠나고 일부는 남으로 떠났다. 그리고 오늘의 멕시코로 떠난 부족은 그곳에 강하고 방대한 제국을 건설했다는 전설이 남아있다고 했다.
폐허가 된 유적을 둘러 본 키노 신부와 일행은 산페드로 강 유역과 박 (Bac )지역에 사는 소바이퓨리스 족을 다시 만나보기로 했다. 키노 신부는 3년 전 소떼를 몰고 방문한 적이 있다.
키노 신부가 다수의 병사들과 함께 까사그란데에 나타났다는 소문을 듣고 인근 3마일 밖에서 3명의 부락 원로들이 방문했다. 이들은 130여명의 주민이 모여사는 자신들의 마을로 초대했다. 키노 신부를 맞기위해 부락민들은 2열 횡대로 늘어서 손뼉을 치며 방문객을 반갑게 맞았다. 우선 일행에게 마실 물을 제공한 후 머스퀴트로 빚은 빵을 대접했다. 주민들은 금년은 옥수수가 흉작이라 옥수수 빵과 음식을 대접할 수 없다고 송구해 했다.
키노 신부는 처음 보는 말을 보고 두려워하고 놀라는 주민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전하고 9명의 어린이를 영세했다.
영세 후 마을을 나선 키노 신부는 주위가 온통 황무지뿐인 강 근방에 야영장을 마련했다.
날이 밝자 키노 신부는 황무지뿐인 들판을 약 12마일가량 전진, 투소니모 (Tusonimo)라는 마을로 향했다. 3명의 원로가 따랐다. 벌판에는 셀 수 없이 많은 큰 뿔에 털투성이 야생 양들이 마른 풀을  뜯고 있었다. 이 야생 양들은 인근 주민들의 귀한 양식이었다. 이들의 거처에는 수많은 야생 양들의 뿔이 대문은 물론 벽에 매달려 있었다.
키노 신부 일행이 얼마쯤 전진하자 라 엔카르네이손 (la Encarnacion)이라는 마을에서 마중을 나왔다. 이들은 키노 신부가 근방에 모습을 들어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둘러 일행의 거처를 마련하고 마을 입구에는 사슴뿔을 매달아 장식하고 십자가도 걸었다. 키노 신부는 마을 어린이 15명을 영세하고 근처 초지에 그간 굶주린 말을 풀었다. 이후 이곳은 힐라강으로 가는 이정표가 되었다.
다음 날 일행은 400여 주민이 모여 산다는 투다손 (Tudacson) 마을로 향했다. 파파고 인디안 마을이다. 코로 추장은 자신이 지휘하는 병사들과 함께 묵묵히 키노 신부의 신변을 지키며 뒤따랐다.
투다손 마을은 키노 신부가 3년전 소떼를 몰고 거처간 곳이다. 마을은 옛 모습 그대로였다. 그 이후 투다손 마을 추장 폴라시오 (Polacio)는 스스로 돌로레스 마을을 방문하고 영세를 받았다. 마을은 키노 신부가 처음 방문했을 때와 다르게 마을 입구는 물론 마을 도처에 십자가가 세워져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키노 신부 일행이 나누어주는 작은 손칼과 기타 생활용품을 받고 무척 기뻐했다. 일행은 마을 주민들이 준비한 머스퀴트 콩 요리와 호롱박 호박 요리를 즐겼다.

코로라도 강 근방에서 수은을 채취한 청년
어느날 버어날 (San Andres Bernal )과 민히(Manje) 대위는 놀랍게도 전신을 붉은 줄로 문신하고 나타난 청년을 보고 놀랐다. 두 사람은 청년에게 전신에 붉은 줄을 그린 물감은 도대체 어디에서 구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문신한 청년은 이곳에서 5일간 서쪽으로 가면 이 세상에서 제일 큰 강이 나온다고 했다. 오늘날 코로라도 강을 지칭한 말이다. 그 거대한 강 근방에서 구한 물감  원료를 공처럼 둥굴게 뭉친 다음 사슴 가죽에 조심스레 싸서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청년은 이 원료는 매우 기름지고 무거우며 액체처럼 흐르기 때문에 가져오는 도중 사슴 가죽에서 새어나온다고도 말했다. 이 청년은 계속해서 가져온 원료는 물에 풀어 걸죽하게 만든 다음 손가락 사이로 삐져나오면 이 물체를 칼로 조심스레 조각낸 다음 물에 풀어 사용한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두 사람은 크게  놀랐다. 이 청년이 말한 것은 지금 스페인 왕실에서 전매품으로 취급하는 수은이 아닌가. 그리고 그 청년은 거대한 강 근처에서 일행이 타고 온 것과 같은 말을 타고 화승총을 메고 칼과 창을 든 다수의 백인들을 보았다고 말했다.

금발머리 여인 신천지에 나타나다
그 청년은 또한 금발을 늘어뜨린 여자가 화승총을 멘 병사와 함께 말을 타고 있었다고 했다. 그녀의 머리칼은 버어날의 머리처럼 금발이라고 했다. 버어날과 만히는 화승총을 들고 말을 타고 콜로라도 강까지 진출했다면 이는 1680년 뉴 스페인에서 반란을 일으켰던 모퀴이 (Moquis)의 잔당이거나 아니면 스페인 난파선의 선원들, 캘리포니아에 진출했다는 영국인, 아니면 바다에서 떠돌던 선원이 상륙한 엘크 사슴을 잡아타고 나타난 것이 아닐까하고 잠시 생각했다. 어쨋든 청년이 말한 수은에 관한 이야기는 엄청난 소식이었다. 
키노 신부와 일행은 투수니모 (Tusunimo)를 향해 남동쪽을 돌아 투산 (Tucson)과 투마카코리 (Tuma cacori) 로 흐르는 산타크루즈 (Santa Cruz)강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이 길은 옛부터 이 지역 토착민들이 대를 이어오며 다진 길이다. 지금은 이곳에 고속도로가 달린다. 투소미아를 지난 일행은 남동쪽을 바라보며 9마일가량 전진했다. 그리고 카사그란데 서쪽에 위치한 빈 공터에서 야영했다. 물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날이 밝자 일행은 같은 방향으로 12마일 가량 전진한 후 물탱크가 있다는 피카초 (Picacho)산 북쪽으로 향했다. 이 고장 토착민들은 이 탱크는  옛날 카사 그란데를 지은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고 했다. 물 저장 탱크의 규모는 가로 165피트, 세로 110피트.  돌을 다듬어 쌓은 후 돌사이를 회 반죽으로 마무리했다. 무척 단단해 보였다. 저장탱크 사방 4곳에는 빗물을 받는 구멍이 나있었다. 갈증에 시달리는 짐승이 저장탱크 물로 목을 추기듯 키노 신부 일행도 사흘동안 시달리던 갈증을 저장탱크 물로 갈증을 풀고 원기를 찾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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