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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원 목사 기독칼럼] 십계명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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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20:8-11에 기록된 네째 계명은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는 명령이다. 네째 계명은 안식일을 기억하라(Remember)는 말로 시작한다. 그러나 신5:12-15에 기록된 십계명 중 네째 계명은 안식일을 지키라(Observe)는 말로 시작한다. 유대전승에 따르면 기억하라는 말은 안식일에 해야할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지키라는 말은 안식일에 해서는 안되는 부정적인 사항들을 지키라는 뜻이다. 출애굽기가 안식일을 천지창조와 연결시키는 것과 달리 신명기는 출애굽 사건과 연결시킨다. 헬라어로 기억은 아남네시스(anamnesis)이다. 이 단어는 단순히 과거에 일어난 일을 기억한다는 뜻이 아니라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나 경험을 현재로 끌어내어 지금도 생생히 살아있는 사건이나 경험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나 미래는 있을 수 없다. 과거를 통해서 우리는 현재의 의미를 발견하고 미래의 희망과 확신을 갖게 된다. 과거의 기억은 현재의 아이덴터티를 특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 누구를 믿는가? 우리보다 앞서서 믿음의 길을 걸은 사람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무엇을 고민하고 경험하고 배웠는가? 그들은 어떻게 하나님을 믿었는가? 그들이 믿었던 하나님은 어떤 분이며 그들에게 어떻게 나타나셨는가? 그들과 우리는 어떤 관계에 있는가? 우리가 믿는 믿음의 실체는 무엇인가? 이런 근본적 질문들에 대한 답은 과거의 기억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 여기서 과거의 기억이란 한 개인의 기억이 아니라 한 집단의 역사적 경험과 기억을 의미한다. 신명기에서는 기억의 내용을 강조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애굽에 종되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하셨는지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안식일은 그들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 사는 것을 가정하며 하나님께서 그들과 맺은 언약을 기억해야 하는 하나님의 기억을 근거로 한다.  


안식일이 하나님의 계명으로 명시된 곳은 십계명이다. 십계명 중 유일하게 종교의식과 관련된 계명은 제4계명인 안식일이고 첫번째로 나타나는 긍정적인 명령이다. 7일을 한 단위로 보는 안식일의 개념은 고대 근동 사회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매우 특이한 개념이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지켜지던 음력에 따르면 7일, 14일, 21일, 28일은 달의 변화를 4단계로 구분하는 날로써 불길한 날(Unlucky days)로 간주되었다. 지난 달로부터 계산하여 49일째가 되는 19일은 진노의 날로 불렸고 이런 날들은 악령에 의해 통제되는 날로 생각해 금식을 하도록 하고 왕이 요리된 생선을 먹거나 옷을 갈아 입거나 제사를 드리거나 마차를 타거나 중요한 법적인 결정을 하는 등의 여러 행위를 금지하는 관습이 생겨났다. 고대 근동 사회에서 지키던 년, 월, 일의 단위는 모두 달의 변화나 태양의 주기에 근거한다. 그러나 성경에 나타나는 안식일은 해나 달 등의 천체의 움직임과는 전혀 관계없이 만들어진 것이며 이는 하나님께서 우주만물을 지배하심을 입증한다. 하나님은 시간과 공간의 주인이시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신다. 창세기의 천지창조의 이야기에는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라는 시간의 경과를 알리는 말로 하루를 설명한다. 그러나 안식일에는 그런 시간의 흐름에 관한 말이 없다. 자연적인 세상의 시간의 흐름이 멈추고 하나님의 시간이 나타나는 것이다. 제7일은 통상적인 시간의 흐름에서 분리되어 거룩한 하나님의 신성이 부여되는 시간이다. 안식일을 천지창조와 연결시키는 것은 안식일이 하나님의 천지창조의 구조 속에 통합된 거룩한 시간임을 말해 준다. 제7일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우주질서의 필수적인 부분이며 사람의 행위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서 복(Blessing)과 거룩함(Sanctity)이 부여되었다. 토라는 인간의 창조적인 행위를 제한하며 자연의 신성함을 일깨워 줌으로써 자연이 본래 가지고 있던 자유를 회복시키고 동시에 인간의 자유를 향상시키며 인간의 평등을 강화한다. 안식일은 주인이나 노예나 부자나 가난한 자나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함께 참된 평화와 안식을 발견하는 날이다. 안식일은 휴식과 축복 그리고 기쁨과 재충전의 날이다. 이 날에 인간은 노동의 고역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이웃과 믿음의 공동체에 눈을 돌림으로써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으로부터 분리되어 거룩하게 된다. 안식일의 목적은 안식일을 통해 거룩한 삶의 방식과 패턴을 배우도록 하는데 있다. 안식일(Shabbat)이라는 히브리어의 원래의 뜻은 중지하다(Cease), 멈추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것은 단순히 쉰다, 휴식한다라는 의미는 아니다. 이 말은 충분하다(Enough)라는 의미로 확대해석된다. 하나님께서 6일간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선언하며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셨다. 창2장에 나오는 두번째 천지창조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하나님의 파트너로서 함께 창조의 일을 행한다. 창조는 결코 한 번으로 끝나는 일회성의 작업이 아니며 지금도 우리가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계속해야 하는 먼저 믿는 자의 의무이다.


B2BChurch.org 정기원 목사 (480)209-9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