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헬은 아들의 이름을 요셉이라고 지었다. 요셉은 더한다는 의미이다. 로또에 당첨되면 몰라도 덧셈은 뺄셈처럼 사람의 가슴을 놀라게 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믿고 올인을 했던 주식이 눈만 뜨면 떨어지기 시작해 반 토막이 나자 생활에 의욕을 잃고 집 안에 틀어박혀 두문불출하는 토마스는 아침에 주식을 보고 내려가는 것을 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아 수시로 주식을 확인하는 일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는 아직도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내는 뺄셈의 공포와 두려움에 빠져 있다. 그녀는 자기 인생에 뺄셈이 아니라 덧셈의 공식이 적용되어 물이 새는 것처럼 재산이 줄어들지 않고 곳간에 곡식이 차곡차곡 쌓여 가득 채워지는 것같은 풍성한 삶을 갈망했다. 수학에서 뺄셈을 없애버리고 덧셈과 곱셈만 있으면 평생 돈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아이를 갖지 못하는 절망은 그녀에게 돈을 잃어버리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규모의 뺄셈보다 훨씬 단수가 높은 나눗셈과 같았다. 그녀는 어쩔 수 없는 절망의 벽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만했다. 합환채의 효능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아이를 낳게 된 것은 놀라운 기적이었다. 그녀는 마음을 비우고 자신에게 기적의 선물을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눈물로 기도했다.
그러나 그녀는 완전하게 마음을 비우지는 못했다. 아직도 그녀에게는 통제할 수 없는 욕망이 속에서 꿈틀거렸다. 나이를 먹어도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게 인간이다. 신문에 보니 69세의 나이에 젊은 아가씨 가슴을 한번 만져보고 싶다는 욕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젊은 남녀 4명을 바다에서 무참하게 살해한 어부가 17년간 감옥살이를 하는 동안 모두가 그를 등지고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다. 주변사람들은 그를 착한 사람으로 기억하지만 인간이 욕망의 노예가 되면 언제라도 악마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몰랐다. 더 많은 자녀를 가지려는 언니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싶지 않은 라헬은 이왕 아들을 가진 김에 자녀를 하나만 더 갖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아들 하나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요셉’이라는 이름에 묻어있다. 그것은 덧셈처럼 자녀들의 숫자가 늘어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었다. 요셉이 태어나자 집안의 상황이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야곱이 심경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그는 이미 열명의 아들을 두었지만 자녀가 없는 상태에서 첫 아들을 얻은 것처럼 기뻐했고 그동안 까맣게 잊고 살았던 고향과 부모님을 생각했다. 그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뒤늦게 얻은 아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고향이 그리워 눈물짓는 날이 많았다. 레아를 무시하고 아내로 인정하지 않았던 야곱에게 요셉은 사랑하는 아내가 준 최고의 선물이었다. 그에게 요셉은 오랫동안 기다린 약속의 아들이었고 내심 그가 열명의 형제들을 이끌 영적인 지도자가 될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메시아는 그의 기대와 달리 레아의 아들인 유다의 가문에서 나왔다. 비뚤어진 자식 사랑과 요셉에 대한 끔찍한 편애는 가족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남겼다. 야곱은 라헬을 사랑하고 레아에게 마음을 주지 않았지만 하나님은 레아를 사랑하셨다. 레아는 절망과 불행의 벽을 넘어 끝까지 참고 견딤으로써 승리했다. 그녀는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했지만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을 받았다.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고 운명을 바꾸는 원천적인 힘은 믿음이다. 믿음은 의심이 없이 100% 믿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님은 어린아이와 같은 믿음이 없이는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어린아이는 쉽게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인생을 비관하여 약을 먹거나 다리 위에서 뛰어내리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한숨을 푹푹 내쉬고 말끝마다 죽는다는 소리도 하지 않는다. 재산을 가지고 법정 분쟁을 벌이거나 두번 다시 보지않을 사람처럼 절교를 선언하고 함부로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불평 불만에 가득한 볼멘 소리를 내거나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며 땅을 치지 않는다. 내일 일을 걱정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거리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지 않는다. 누가 무슨 말을 하면 위아래로 사람을 훑어보며 혹시 사기꾼이 아닌가 의심하고 믿지않는다. 사람을 만나면 나이가 몇 살이고, 직업이 뭔 지, 재산은 얼마나 있는지, 무슨 차를 타고 다니는지, 돈을 잘 쓰는 친구가 될 수 있는지 아니면 나의 경쟁자인지를 따지지 않고 쉽게 친구가 되어 함께 까르르 웃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논다. 더구나 욕심에 사로잡혀 눈이 뒤집히는 일은 절대 없다. 복잡하게 머리를 굴리지 않고 단순하다. 우리에겐 이런 단순함과 자신감이 필요하다. 자신감은 삶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인식할 때 생긴다. 우리는 자신이 믿는 가치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거는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정기원 목사 (602) 804-30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