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정기원 목사 알수록 재미있는 성경 나눔] 타고난 최고의 싸움꾼 야곱 126

KAZT 어드민
KAZT 어드민

jung ki won.jpg

야곱은 자신이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두명의 여자와 결혼을 했다.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혹시 그를 부러워할 지도 모르지만 그의 결혼생활은 평탄하지 않았다.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갈등과 스트레스를 겪으며 어느덧 이마에 주름살이 패이고 여기 저기 흰머리가 보일 정도로 폭삭 늙어버렸다. 어떤 때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 싶을 만큼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 그는 타고난 싸움꾼으로 싸움판에서 명성을 날리며 만나는 사람들을 경쟁상대로 여겨 어떻게 하든 싸워서 이기려고 발버둥을 치며 살았지만 두 여자의 치열한 질투와 경쟁을 당해내지 못하고 결국 두 손과 두발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여자들 간의끝없는 싸움이 이토록 사람의 피를 말리고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로 무서운 줄은 미처 몰랐었다. 너무 성급하게 부모도 모르게 결혼을 했나 하는 후회감이 몰려왔다. 그렇다고 이혼한 후 가방 하나 들고 떠날 형편이 아니었다. 그는 왜 이런 시련이 자신에게 주어졌는지를 차분하게 생각할 여유도 없이 철창에 갇힌 맹수처럼 이리저리 날뛰며 사납게 울부짖었다. 그는 우리가 존경할만한 듬직한 믿음의 영웅이 아니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판단력을 상실하고 우쭐한 자만심과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험인물에 불과했다. 대권주자들을 위한 여론조사를 하면 그는 후보자 명단에 이름조차 올릴 수 없고 롤 모델이 될 수 없는 평범한 사람에 불과했다. 그것은 레아나 라헬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극도의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따뜻한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가족 공동체를 세우지 못했다. 선의의 경쟁은 더 나은 결과가 나오도록 사기를 진작시키고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경쟁은 사랑을 막고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우스개 말처럼 사랑은 공짜가 아니다. 사랑과 정욕은 다르다. 사랑은 주는 것이지만 정욕은 취하는 것이다. 사랑은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지만 정욕은 오직 자신의 욕심만을 채우려고 한다. 타인에 대한 이타적인 사랑은 자기 희생과 헌신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자기 자리를 상대에게 양보하고 기꺼이 불이익을 감수하려는 사랑보다 경쟁에서 이기려는 욕심이 앞서는 그들에겐 마음에 기쁨과 평안이 없었다. 그러나 우리와 다를 바가 없는 그들의 끝없는 탐욕과 다툼과 불화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들과 함께 계셨다. 하나님은 재능이 많고 똑똑하고 출중한 사람을 들어 쓰시기보다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단점이 많고 보잘것 없는 사람들을 들어 쓰신다. 바울은 나의 약함이 곧 강함이라고 선언했다. 약한 자를 통해 하나님의 강력한 능력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그들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려는 새 창조의 계획과 뜻을 이루시고 믿음의 조상이 되게 하셨다.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그들의 마음 속에 젖어 들어 서서히 그들을 변화시켰고 마침내 그들은 큰 믿음의 사람들이 되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야곱과 그의 가족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는 그들을 통해 우리의 추한 모습을 본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그들에게서 절망을 뛰어 넘는 희망을 본다. 수없이 흔들리고 실수하고 좌절하고 괴로워하면서도 그들은 믿음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많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견디는 희망과 믿음이 있었기에 그들은 최후의 승리자가 될 수 있었다. 

야곱은 라반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허락해 줄 것을 간청했다. 그가 고향을 떠난 지 벌써 20년이 지나 강산이 두번이나 바뀌었다. 자기가 살던 마을에 재개발 붐이 불어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섰다는 소문을 듣고 지금은 몰라보게 많이 변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고향에 빨리 가고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라반은 그가 떠나는 것을 허락하고 그로 인해 하나님이 물질의 축복을 주셔서 자기 재산의 규모가 엄청나게 커진 것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가 우상을 제거하고 온전히 하나님에게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그건 립서비스에 불과한 말이었고 오히려 그는 야곱의 하나님에게 적대적으로 행동했다. 그는 야곱에게 네가 일한 값을 정하면 그것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겉으로는 라반이 인심이 후하고 남에게 인정을 베푸는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이다. 네 월급을 정하라는 말은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의 관계를 고용주와 고용인의 관계로 비하시키는 말이다. 남을 속이는데 능한 야곱은 늘 조심한다고 하는데도 여지없이 라반에게 속기 일쑤였다. 그만큼 그는 남을 속이는 일에 관한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단수가 높은 고수였다. 야곱은 결혼도 하고 자녀들도 있는데 빈 손으로 고향에 돌아갈 수는 없으니 지금까지 일한 것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해 달라고 말하며 조심스럽게 자기의 의견을 개진했다. 

                           

정기원 목사 (602) 804-3080

More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