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정기원 목사 알수록 재미있는 성경 나눔] 타고난 최고의 싸움꾼 야곱 132

KAZT 어드민
KAZT 어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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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반은 관할 경찰서에 찾아가 도난사고를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서에서는 난색을 표명했다. 이미 그들이 이곳을 빠져나가 수사권이 미치지 않는 다른 곳으로 갔다면 손을 쓸 수가 없고 현지경찰에 연락하여 수사협조를 요청한 후 기다려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경찰과 검찰이 도와줄 수 없다고 하니 법보다 주먹이 빠른 세상에서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가 뒤늦게 집에 돌아와 금고 문을 열고 없어진 귀중품이나 현금이 없는 지 일일이 장부를 대조하며 그 많은 돈다발을 확인하고 물품의 재고조사를 했을 때만해도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자신이 가족의 신으로 모시고 애지중지하는 ‘테라핌’이 보이지 않자 하늘이 무너진 것같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쉽게 구할 수 없는 테라핌을 도난당한 것에 대해 분개했다. 명품 목걸이나 보석 등 고가의 물건을 가져갔으면 집안 문제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을텐데 테라핌은 문제가 달랐다. 그는 도난사고의 주범으로 야곱을 지목하고 배신감에 치를 떨며 복수를 다짐했다. 자기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절대로 그를 용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테라핌을 도둑질한 사람은 야곱이 아니라 라헬이었다.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 실제 일어난 도난사건은 한 건이 아니라 두 건이었다. 라헬은 아버지의 신을 훔치고 야곱은 라반의 마음을 훔쳤다. 그러나 이 2건의 도난사건은 성격이 전혀 달랐다.

야곱의 도둑질은 라반과 라반의 삶의 길로부터 자신을 분리시켜 각자의 길을 가게 했다. 그는 라반을 장인어른 또는 라헬의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고 아람사람 라반이라고 칭했다. 그는 아람사람들의 관습과 종교를 수용하지않는 한 물과 기름처럼 라반과 하나가 될 수 없음을 인식했다. 어쨌든 그는 라반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그곳을 떠나야 했고 떠나는 시간이 빠를수록 그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가 수월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라헬의 도둑질은 라반과의 관계를 끊지 못하고 그녀가 여전히 라반에게 속해 있음을 반증한다. 그녀는 라반이 가족을 속인 것처럼 라반을 속였다. 라반이 소유한 테라핌(Terafim)은 히브리어로 ‘우상들(Idols)’이라고 번역되며 ‘누지(Nuzi)’의 ‘일라니(Ilani)’ 또는 로마의 ‘페나테스(Penates)’와 같이 필요한 양식을 공급하고 가족을 보호하며 번영하도록 돕는 가족 수호신으로 알려졌다. 테라핌은 사람과 흡사한 모양으로 만들어졌고 말 안장에 깔고 앉을 정도의 작은 크기였다. 사람들은 테라핌을 소유하는 것은 장자권과 마찬가지로 태어나면서부터 얻는 권리인 생득권(Birthright)이나 신의 아들로서 집안을 이끄는 지도자의 자격을 갖는 것으로 믿었다. 집안을 이끄는 지도자 역할을 하는 라반에게 테라핌은 특별한 존재감을 주는 우상이었다. 그는 테라핌을 나의 신으로 불렀고 야곱은 그것을 외삼촌의 신으로 불렀다. 라반은 하나님을 믿었지만 오래된 문화와 관습을 버리지 못하고 이방 신을 섬겼다.

라헬이 집 안에 숨겨둔 고가의 명품이나 현금에 손을 대지않고 아버지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신을 도둑질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점을 치는 데 사용된 테라핌을 이용해 라반이 야곱의 위치를 알아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사전 예방 조치였을까? 아니면 야곱이 에서의 복을 훔친 것처럼 가족의 수호신을 훔침으로써 아버지의 복을 가로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까? 임신을 하기 위해 그녀가 합환채를 사용한 것도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생활방식의 일부였나? 아무튼 그녀가 우상에게 빼앗긴 마음을 정리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우리도 미신적인 관습이나 우상에 쉽게 미혹되는 경향이 있다. 결혼이나 이직 또는 창업 등 중요한 일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자신의 미래를 알려준다고 믿는 유명한 점집이나 신통한 법사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인터넷 사주, 타로 카페 등 손쉽게 인터넷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급박한 상황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누군가에게 매달리고 의지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방식의 접근이 잠시 심리적으로 안정을 줄 지는 모르지만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테라핌과 같은 우상을 담은 무거운 가방은 인생이라는 먼 여정에 아무 소용이 없고 거추장스러운 물건에 불과하다. 하나님만으로는 부족하여 건강보조 식품을 섭취하듯 다른 것으로 빈 자리를 채우게 하는 우상은 우리의 정신을 파괴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무너뜨린다. 아브라함과 리브가가 맨 손으로 집을 떠난 것처럼 라헬은 어떤 이유로도 아버지의 우상을 집에 두고 오든가 땅에 파묻어야 했었다. 창세기 35장에서 야곱은 벧엘로 올라가 하나님 앞에 제단을 쌓기 전 “너희 중에 있는 이방 신상들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고 너희들의 의복을 바꾸어 입으라”고 명령하고 지니고 있던 모든 이방 신상들을 세겜 근처 상수리나무 아래에 묻고 깔끔하게 우상을 제거하지 않았던가?
                           

정기원 목사 (602) 804-3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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