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친 욕심과 승부욕이 롯으로 하여금 사회성이 부족하고 소통이 되지 않는 독불장군이 되게 만들었고 그는 어디에 가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외톨이가 되었다. 그는 항상 1등을 해야 하고 싸우면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때문에 스스로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이었다. 양보나 타협을 싫어했고 악착같이 성공해서 값비싼 대리석과 진귀한 물건으로 장식하여 궁전같이 화려한 집에서 살고 싶어했다.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여 더 잘사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었는지 모른다. 결국 아브라함과 롯은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결별했다. 히브리어 원문에는 “파라드(Parad)”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 이는 분리하다. 헤어지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서 분리되어 떨어져 나가는 경우를 포함한다. 구약성경 잠언서에는 “무리에게서 스스로 갈라지는 자는 자기 소욕을 따르는 자라. 온갖 참 지혜를 배척하느니라”라고 말씀하셨다.
아브라함은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겠다고 각자의 길을 걸을 것을 선언했고 롯은 아브라함의 둥지에서 떨어져 나갔다. 아브라함과 결별한 뒤 롯이 선택한 요르단 지역은 물이 넉넉하고 여호와의 동산같고 애굽과 같은 곳이라는 부연설명이 붙어있다. 애굽에서 홍역을 치르고 떠나온 그들에게 그곳이 애굽과 같은 장소로 보였다는 말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하나님이 소돔과 고모라를 심판하시기 전 그 곳은 마치 에덴동산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처럼 모든 것이 풍부한 지상천국으로 보였다. 일자리가 많고 돈벌이가 좋아 인근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밤에는 즐비한 술집에서 흘러나오는 왁자지껄한 소리로 인해 “아! 여기가 정말 사람사는 곳이구나! 이곳에서는 사람냄새가 난다니까.”하고외칠 정도로 그곳은 살아있는 도시였다.
갑자기 많은 재산을 보유하여 졸부의 대열에 낀 롯은 축복의 땅으로 보이는 소돔을 선택했다. 누가 무슨 말을 해도 그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소돔과 고모라는 하나님의 심판이 기다리는 저주의 땅이었다. 영적으로 눈이 어두워 하나님의 임박한 심판과 소돔 사람들의 악함을 볼 수 없었던 그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 그는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 요르단 지역을 선택한 후 계속 동쪽으로 이동하여 소돔으로 진출했다. 그는 자신의 유일한 후원자인 아브라함에게서 멀어졌을 뿐 아니라 선지자 요나가 하나님의 얼굴을 피하기위해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타고 도망친 것처럼 하나님으로부터 가능한한 멀리 도망치려고 했다.
동물적인 본능을 자극하고 온갖 유혹이 도사리며 황금 만능주의가 판치는 거대한 환락의 도시에서 아무 연고도 없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그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과연 그는 그곳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니면 현지인들에게 쉽게 동화되어 소돔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앞섰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에게 어느 곳에 있건 장소와 환경에 상관없이 자기 길을 걸을만한 믿음이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만약 그에게 겨자씨만한 믿음이 있다면 태산도 옮길 수 있고 소돔을 가짜 천국이 아니라 진짜 천국으로 바꿀 수도 있을텐데. 하긴 믿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기름진 땅에 마음을 빼앗겨 소돔을 선택하지는 않았겠지. 소돔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이다.
자신의 생각과 판단에 의해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한 요나는 배 위에서 풍랑을 만나 사람들이 제비뽑은 결과로 바다에 던져진 후 고래뱃속에서 죽음을 경험한다.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자신의 편협한 편견과 오해를 깨닫고 하나님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그것도 그때뿐이었다. 그는 니느웨 사람들이 회개하고 죄에서 돌이키는 것을 보고 기뻐하고 감사하기보다 오히려 화를 내고 불평불만을 터뜨렸다. 벌을 받아 마땅한 그들이 생명을 얻는 것을 보고 질투심이 발동하여 못견뎌 했다. 그에겐 따가운 햇볕을 막아주는 박넝쿨로 인해 기뻐할지언정 니느웨 사람들을 포용할만한 따뜻하고 넓은 가슴은 없었다. 그만큼 우리가 옹졸한 이기주의에서 벗어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롯은 적군의 포로로 사로 잡혀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했지만 아브라함의 도움으로 살아났다. 그는 죽음의 고비마다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에 의해 살았다. 그러나 그는 많은 위기를 넘길 때마다 하나님에게 감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는 높은 산자락에 위치하여 소돔 도시 전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좋은 집을 구입했다. 아름다운 분수대와 수영장이 딸린 정원에서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는 자기 집을 사랑했다. 롯의 가족은 소돔의 멸망을 보면서도 끝까지 소돔에 집착했고 그 곳을 떠나기를 완강하게 거부했다. 롯은 소돔에 대한 환상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잿더미가 되어 잔해 만 남은 그 곳에서 유일한 생존자로 남기를 원했던 것일까?
정기원 목사 (602)804-30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