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전쟁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대표하는 여러 나라의 왕들은자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다른 나라와 정치적 동맹을 맺거나 실전을 방불케 하는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군사력 증강에 전력을 다했다. 신무기를 개발하거나 구입하기 위해 적지 않은 국방예산을 편성하고 싸움터에 나갈 군인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병역의무 기간을 늘리고 많은 혜택을 주었다. 그들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장마와 태풍처럼 한번 회오리 바람이 몰아치면 피해갈 수 없는 전쟁으로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해 격변하는 국제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다. 영토확장에 대한 끝없는 욕심과 다른 나라를 지배하는 강대국이 되고자 하는 야욕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인간에게 전쟁은 불가피한 선택이되고 말았다. 누가 그 지역을 지배하는 맹주인가를 가리기 위한 별들의 전쟁은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그런 가운데 광활한 지역의 모든 왕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전쟁이 일어났다. 최초의 세계대전이라고 할 정도로 당시로선 엄청난 규모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각 나라는 정치하는 사람들처럼 권력을 쫓아 이해득실을 계산하여 유리한 쪽으로 서로 ‘합종연횡’하며 줄서기에 바빴다. ‘합종’은 강자에 대하여 약자가 협력하여 대항하는 것을 말하며 ‘연횡’은 강자가 약자와 결탁하는 것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말이다. 강자들과 약자들의 연합으로 보이는 이 전쟁에서 약자들이 힘을 합한다고 해서 장거리 미사일과 전투기를 앞세워 목표를 초토화시키고 전차부대와 포병의 엄호를 받으며 정면돌파를 시도하는 돌격대를 막아낼 수 있을까? 그러나 전쟁터에서 수적인 열세를 피하기 위해 강자도 약자들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 당시에는 전쟁터에서 나선 군인들의 숫자가 무기 못지 않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시날 왕, 엘라살 왕, 엘람 왕, 고임 왕은 동쪽 바벨론지역에 위치한 족속으로 연합군을 결성한 뒤 러시아 용병조직인 와그너 그룹처럼 악명높은 엘람 왕 그돌라오멜을 연합 총 사령관으로 임명하여 출정 준비를 마쳤다. 그들은 사해를 중심으로 가나안 지역을 12년동안 통치하며 강대국으로 군림했는데 13년째 되는 해에 가나안 지역에 있는 다섯 나라의 왕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세력이 약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지역을 관할하는 왕에게 충성을 바쳐야 했지만 비밀리에 군비를 증강하며 군사력을 키워 온 다섯 나라의 왕들,즉 소돔왕, 고모라 왕, 아드마 왕, 시남과스보임 왕, 세메벨과 벨라 곧 소알 왕은 이제 독립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고 전쟁을 일으켰다.
엘람 왕 그돌라오멜이 이끄는 연합군은 전투기와 전차부대의 지원사격을 받는 대규모 보병부대를 급파하였고 그들은 고속도로를 따라 빠르게 이동하며 무서운 기세로 거침없이 싯딤 골짜기까지 진출해 그곳에서 다섯 왕들과 대치했다. 물론 다섯 왕도 이에 대항하기 위해 진을 치고 방어에 나섰지만 엄청난 수의 병력과 평지에서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는 탱크를 앞세워 파죽지세로 밀고 온 상대 연합군을 당해낼 도리가 없었다. 전쟁터에서 많은 경험을 쌓고 잘 훈련된 군인들과 싸우는 것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대결처럼 처음부터 게임이 되지 않는 싸움이었다. 그들은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아 지휘관의 명령을 거부하고 도망하거나 지레 겁을 먹고 싸우기도 전에 항복하는 오합지졸 같은 군인들을 데리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잘못된 정보와 판단착오로 일을 망쳤으니 누구를 원망하랴?
그들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전쟁에서 참패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도망가지 않고 끝까지 나라를 지킬 거라고 텔레비전에 나와서 중대발표까지 하며 국민을 안심시킨 다섯 왕들은 야밤에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황급히 다른 나라로 도주했다. 그 와중에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금과 돈 보따리를 챙겨서 갔다고 하니 그들을 믿고 추종한 일반 국민들만 불쌍할 뿐이다. 이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직격탄을 맞은 사람은 롯이었다. 상대 연합군은 소돔과 고모라를 약탈하여 전리품을 챙기는 와중에 롯을 포로로 사로 잡고 그의 재물을 빼앗아갔다. 그는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재산을 다 빼앗기고 포로로 잡혀 목숨까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그는 이기적인 선택에 따른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는 아브라함을 떠난 뒤부터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끝없이 추락하고 있었지만 정작 본인은 여전히 잘 나가는 것으로 착각했다.
한편 아브라함은 롯과 헤어진 뒤 소돔 사람들과의 충돌을 피해 헤브론으로 장막을 옮겨 마므레의 상수리 나무 밑에 거주했다. 그 곳은 임시 거처였지만 물건을 적게 소유하면서 단순한 삶을 실천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는 그에게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이 한강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초고층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고 미친듯이 뛰어다니며 거센 치마바람을 일으켜도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정기원 목사 (602)804-30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