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원 목사 알수록 재미있는 성경 나눔] 태산같은 믿음의 아버지 아브라함 40

멜기세덱이 아브라함을 축복하기위해 온 사람이라면 소돔왕은 그를 대적하기 위해 온 사람이었다. 소돔왕은 아브라함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하지도 않았고 꽃집이나 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꽃 한송이 하나 들고 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많은 방송기자들이 들이대는 카메라 앞에서 악수를 청하고 포옹을 하며 수고했다고 가볍게 어깨를 토닥거리는 장면을 애써 연출하지 않았다. 그가 무슨 꿍꿍이 속으로 그 자리에 나타났는지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는 빈손으로 나타나 내 사람들은 나에게 돌려주고 그 대신 물건은 네가 가지라고 거래를 제안했다. 마치 외상값 받으러 온 사람처럼 그는 눈을 부라리고 큰 소리를 쳤다. 롯과 함께 적군에 포로로 잡혀갔던 자기 사람들을 데리고 돌아가는 것이 그의 유일한 관심사였다. 그것은 그가 전쟁에서 획득한 전리품보다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겨서 가 아니라 군인의 숫자를 국력으로 믿는 세상에서 부족한 군인의 숫자를 채우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멜기세덱과 소돔왕은 대조를 보인다. 멜기세덱이 아브라함에게 한 첫말은 ‘너를 축복한다’였다. 그는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의 축복을 빌었다. 이에 반해 소돔 왕이 한 첫말은 ‘나에게 달라(Give me)’였다. 한 사람은 아브라함에게 주기위해 왔고 다른 한 사람은 받기위해 왔다. 주는 자와 받는 자를 동시에 만난 셈이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자기 것을 주기보다 받는 것을 좋아한다. 소유에 대한 탐욕과 집착이 우리의 마음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라는 책이 있다.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없는 것은 삶에 대한 집착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많은 것을 포기하고 이대로 죽을 수는 없지”라고 생각할 지 모른다. 손에 무엇인가를 움켜쥐고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것만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손을 움켜쥐고 산다면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그러나 움켜쥔 손을 펴지 못하면 자유와 평안 그리고 기쁨을 만끽할 수가 없다.
아브라함은 사람들을 돌려보내고 탈취한 재물을 가지라는 소돔 왕의 제안을 거부했다. 그는 소돔 땅에 속한 불의한 재물에 손 대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와 동맹을 맺은 사람들의 정당한 몫은 인정했지만 자신은 실오라기나 샌들을 묶는 끈 하나도 취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TV에서 방영하는 먹방 프로그램에는 주문한 많은 음식을 시원하게 해치우는 식성을 자랑하는 대식가들이 출연한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그런 식탐이나 재물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 만약 그가 소돔 왕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잡초 같은 사람이 내 덕분에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었어. 내가 그 많은 전리품과 보물을 주지 않았다면 아브라함은 지금도 자기 집 하나 없이 천막에서 살고 있을 거야.”하고 소돔 왕이 SNS에 퍼뜨린 가짜 뉴스에 시달렸을 지 모른다.
세상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어린 아이라도 다 아는 사실이다. 아브라함은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이 하나님에게 달려있듯이 부자가 되는 것도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도움심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깨달었다. 그는 재물에 현혹되거나 의존하지 않는 의연한 믿음을 보여주었다. 소돔 왕으로부터 불의의 재물을 받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릴뿐이다. 아브라함을 축복하는 자에게는 복을 내리고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할 것이라고 하나님은 이미 약속하셨다. 그는 사람들이 보지못하는 축복과 저주의 통로였다. 멜기세덱은 아브라함을 축복하고 십분의 일을 받았다. 반면에 소돔 왕은 아브라함을 멸시하고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팠다.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이 임박했지만 앞을 보지못하는 소돔 왕은 이해득실을 계산하는데 정신이 팔려 기름을 들고 불구덩이 뛰어드는 사람처럼 죽음을 재촉했다.
멜기세덱은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와 아브라함을 축복하며 대적을 그의 손에 붙이신 하나님을 찬양한다고 말했다.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온 것은 그가 제사장의 위치에 있음을 보여주는 행위로 성경은 그가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었다고 기록한다. 성찬식에서 떡과 포도주는 예수님의 살과 피를 상징한다. 예수님은 내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나와 상관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제자들은 식인종이 아니라면 어떻게 예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실 수 있겠냐고 반문하면서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다. 예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신다는 말은 예수의 살과 피가 나의 살과 피가 되어 완전한 하나의 몸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님은 이 의식을 통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전 제자들과 새 언약을 맺으셨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에게 모든 영광을 돌리고 감사하는 행위가 제사장인 멜기세덱을 통해서 하나님에게 드려지고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 거룩한 의식이 이루어졌다.
정기원 목사 (602)804-30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