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정기원 목사 알수록 재미있는 성경 나눔] 태산같은 믿음의 아버지 아브라함 51

KAZT 어드민
KAZT 어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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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죄와 벌’에서 가난에 찌든 대학생인 ‘라스콜리니코프’는 돈만 아는 사악한 전당포 주인 노파를 죽인 후 그 돈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면 세상에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신념에 따라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다. 그러나 노파를 살해한 이후 자신이 생각했던 정의구현을 위한 희망이나 기쁨 그리고 어떤 자부심같은 감정은 생기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심리적 압박과 죄책감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끊임없이 죄의식이 그를 괴롭혔다. 힘든 시간을 보내던 그는 우연히 매춘부 ‘소냐’를 만난다. 매춘부는 떳떳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어둠 속에서 일하는 부끄러운 직업이지만 그녀는 가족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다. 그는 소냐의 헌신적인 사랑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보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다.

소냐는 죄의식으로 괴로워하는 그에게 사람들이 붐비는 네거리 광장으로 나가 자신이 더럽힌 땅에 키스를 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노파를 죽였다는 고백을 하라고 말한다. 죄의식에서 해방되려면 자신의 죄를 공개적으로 고백하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죄를 고백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자기에게 쏟아지는 온갖 창피와 비난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누군가가 자신에게 침을 뱉거나 돌을 던진다면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런 용기를 줄 수 있는 것은 사랑이다. 항상 듣기 좋은 말만 하고 상대방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상대방을 질책하고 꾸짖고 죄에서 돌이키게 하는 것이 사랑의 힘이다. 사랑하니까 생대방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바른 말을 할 수 있고 “너는 살인자야!”라고 소리칠 수 있는 거다. 진실한 사랑은 상대방이 고통 속에서 죽어가도록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살린다.

아브라함에게서 전쟁터를 누비던 용감한 전사의 모습은 아무리 두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그는 마치 남의 집을 방문한 손님처럼 멀찌감치 서서 안주인의 자리를 놓고 한치의 양보도 없이 한판 승부를 벌이는 사라와 하갈의 싸움을 물끄러미 바라볼뿐 적극적으로 나서서 중재를 하거나 교통정리를 하려고 하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골치 아프니까 시간을 끌다보면 어떤 식으로 든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 것일까? 그러나 이런 그의 우유부단한 태도는 방관자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한 행동이었다. 그가 사라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녀의 잘못을 지적하고 문제를 바로잡았어야 했다. 끝까지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기다리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사라의 제안을 거부하고 여종 하갈과 성적인 관계를 맺지 말아야 했다.

그는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 사라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으며 가족을 책임져야할 가장이 감당해야할 문제라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 아담처럼 아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어쨌든 본인도 자식을 원했기 때문에 이런 사단이 일어났다. 모든 것은 자신의 책임이다. 하나님은 아담에게 돕는 자, 또는 적대자로 아내를 주셨다. 아내는 남편의 부족함을 메꿔주고 돕는 자로서 때로는 잘못을 추궁하고 꾸짖는 자이기도 하며 때로는 위로하고 눈물을 닦아주는 위로자가 되기도 한다. 부부는 홀로 있을 때 불완전하지만 함께 하면 완전한 하나가 된다. 가정은 희망과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모든 책임을 공유하는 운명의 공동체이다. 그들은 자식의 문제를 놓고 기도하며 하나님에게 물었어야 했다. 하나님이 없는 상태에서 그들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선택은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 선택이다.  

하갈의 도주
사라는 출산하지 못한 문제의 원인이 하나님에게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자신이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불임녀로 태어나지않은 이상 하나님이 태를 열어 주시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자식을 낳지 못했다고 믿었다. 그녀는 마냥 손놓고 앉아 하늘에서 사과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었다. 적극적인 성격을 가진 그녀는 자신의 의지대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자신의 수치와 불명예로부터 벗어나려는 이기적인 욕망이꿈틀대고 있었다. 결혼한 여자는 2가지 역할을 할 수 있을 때 행복하다. 그것은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이다. 아이를 갖지 못하는 여인은 어머니의 위치를 잃어버린 채 불완전한 아내의 역할에 만족하며 온갖 수치와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자식이 없으면 집안의 유산문제로 인한 싸움에서 이길 수가 없고 자기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다. 자식에 대한 욕심이 앞서 그녀는 지름길을 선택했다. 사탄은 지름길을 택하라고 유혹한다. 쉽고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이 있는데 왜 굳이 먼 길을 가느냐고 우리를 압박한다. 그러다 조금이라도 허점이 보이면 사탄의 공격은 더 거세진다. 
                         

정기원 목사 (602) 804-3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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