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원 목사 알수록 재미있는 성경 나눔] 태산같은 믿음의 아버지 아브라함 59

세 천사의 방문
할례를 행하면 아물기까지 고통이 점점 심해져 3일째 되는 날이 가장 고통이 심한 날이라고 한다. 아브라함은 할례를 행하고 가장 고통이 심한 3일째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에서 낮12시 가장 뜨거운 시간에 장막에 앉아 천막문을 열어놓고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없는 천막에서 살았으니 푹푹 찌는 더위에 어디서 한줄기 바람이라도 불어오나 싶어 천막 문을 여러 놓았지만 오히려 더운 바람 때문에 더 숨통이 막힐 지경이었다. 보초를 서는 것도 아니고 딱히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는 왜 문 밖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일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그는 혹시 이 뜨거운 시간에 지나가는 나그네가 있다면 잠깐이라도 쉬고 갈 수 있도록 하려는 생각을 했다. 때 마침 세 사람이 다가오는 것이 그의 큰 눈에 포착되었다. 그는 나그네들을 보자 아픈 것도 잊어버리고 맨발로 달려나가 그들을 집으로 맞아들였다.
그들이 누구이고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이름이나 서열을 정하기 위해 나이를 묻거나 사는 곳이 어디인지를 알기 위해 불필요한 호구조사를 하지 않았다. 설사 그들이 사건을 일으키고 경찰에 쫓기는 수배자라 하더라도 괘의치 않았다.
그는 110도가 넘는 뜨거운 날에 갈증을 이기지 못해 숨을 헐떡거리며 힘들어하는 그들을 불쌍히 여겨 땅 속 깊은 곳에 있는 우물 옆에 만들어 놓은 천연냉장고를 열고 시원한 물과 과일을 대접하고 잠시 앉아서 쉬어 가도록 하기를 간청했다. 나그네가 잠시 쉬어 가도 괜찮은지를 부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집 주인이 쉬어 가기를 간청하다니 어찌 된 일인가? 당시 사람들은 나그네와 손님을 접대하는 일을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최고의 덕목으로 여겼다. 비교적 인심이 후한 시골 마을에서 길을 지나가다 집 대문을 두드리면 주인이 나와서 따뜻한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한 경우가 적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아직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아브라함은 땅에 몸이 닿을 때까지 엎드려 공손하게 절을 하고 “주여, 종을 그냥 떠나가지 말라” 간청했다. 그는 3명의 나그네를 마치 예약을 하고 최고급 식당에 온 손님을 맞이하듯 정성을 다해 극진하게 대접했다. 그들에게 물을 주어 먼지로 뒤덮인 발을 씻게 하고 음식을 준비했다. 잠깐 쉬어 피로를 풀라고 박카스 한 병을 주고 나서 빵을 만들고 기름진 송아지를 잡아 그늘이 있는 나무 아래 상을 차리고 그들을 식사를 마칠 때까지 옆에 서서 시중을 들었다. ‘이건 좀 지나친 친절이 아닐까?’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있을 지 모르지만 그는 태생이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자기 집에 찾아온 사람을 대충 돌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는 언제 다시 만날 지 모르지만 만나는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고 기쁜 마음으로 대접하기를 즐겨했으니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
만약 그가 나그네들에게 긍휼함을 베풀지 않았다면 천사들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성경은 “손님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다”고 기록한다. 일식당에서 ‘스시맨’으로 일하는 한 요리사는 생선 초밥 하나를 만드는 데도 저울에 밥알의 무게를 재고 예술 작품처럼 만드는 것처럼 정성을 다해 만들었다. 식당에서는 속도가 중요하니 제한된 시간에 빨리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손이 빠른 사람을 좋아한다. 그러나 그는 내가 만든 생선 초밥을 혹시 예수님이 와서 먹을 수도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예수님을 위해 만든다는 마음으로 일하기 때문에 생선 초밥 하나라도 대충 만들지 않는다고 했다. 이마에 구슬땀 흘리며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다.
아브라함의 집을 방문한 세 천사는 극진한 대접을 받고 식사를 마친 뒤 사라가 어디 있는지를 물었다. 왜 갑자기 사라를 찾았을까? 전에 집을 방문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 사라의 이름을 안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아브라함은 혹시 이들을 어디서 만난 적이 있었는지 머리를 굴려가며 생각해보았지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낯선 인물들이었다. 그는 사라를 찾는 방문객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당황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그녀가 음식을 만들고 정리하느라 텐트 안에 있다고 대답했다. 아브라함을 방문한 나그네 중 한 명은 특별한 존재임이 분명했다. 그는 아브라함을 이미 잘 알고 있었고 사라의 이름은 물론 그녀가 1년 뒤에 아이를 낳을 것도 알았다. 1년 뒤에 아이를 낳는다는 말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말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있는 예언자가 아니면 1년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이쯤 되면 돌아가는 사태를 빨리 파악해야 하는데 눈치가 없는 아브라함은 나그네들의 존재를 의심하거나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지 않았다.
정기원 목사 (602) 804-30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