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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원 목사 알수록 재미있는 성경 나눔] 태산같은 믿음의 아버지 아브라함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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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은 몸을 추스른 뒤 펄쩍 정신이 들었는지 아내의 시신 앞에서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집안의 가장인 그는 마냥 손을 놓고 넋이 나간 사람처럼 슬픔에 빠져 있을 수 없었다. 그는 아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았다. 그는 스스로를 이방인 또는 나그네로 생각했다. 그는 가나안 땅에 들어와 살면서 물과 기름이 한데 섞이지 못하는 것처럼 가나안에 거주하는 현지인들과 융화되지 못하고 철저하게 이방인의 삶을 살았다. 만약 이방신을 섬기는 현지인들에게 동화되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다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고향을 떠난 의미가 실종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세상에서 이방인이나 나그네로 살아간다. 신분상태를 잊어버리고 세상에 속한 것들을 소유하려고 발버둥치기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가나안 땅을 주겠다고 약속하셨지만 그에게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법적인 문서나 증거는 없었다. 그렇다고 하나님의 약속을 증거로 내세울 수는 없는 일이다. 하나님이 거듭 약속하셨으니 기다리면 언젠가 자신의 소유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지만 갑자기 아내가 죽었으니 지체할 시간이 없다. 당장 장례부터 치러야 하지 않는가?

그는 죽은 사람을 추모하고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고인의 삶을 기억하고 나의 삶에 접목시켜 실천하는 것이 고인에 대한 최대한의 존경과 예우라고 믿었다. 어떤 형태로든 죽은 사람의 삶이 다른 사람들을 통해 계속 이어지게 하는 것이 올바로 죽음을 기억하는 행위이다.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이라는 믿음과 부활의 소망을 가진 그는 죽음을 올바로 기억할 때 부활에 참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우리는성찬식을 통해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한다. 그러나 예수의 죽음에 참여하여 함께 죽지 않으면 예수의 죽음을 이해할 수 없다. 예수의 죽음이 나의 죽음이 되고 예수의 삶이 나의 삶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알의 밀알이 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져 희생한 예수의 고귀한 죽음은 오늘도 우리들을 통해 계속되어야 한다. 예수님은 영생을 얻으려면 나의 살을 먹고 나의 피를 마셔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예수를 떠났다. 예수의 살이 나의 살이 되고 예수의 피가 나의 피가 되려면 예수와 내가 완전한 하나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예수를 본받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아니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죽을 수 있을까?

아브라함은 자신이 소유한 땅이 없는 상태에서 아무 곳에나 함부로 아내의 시체를 매장할 수 없었다. 그는 급히 서둘러 묘지를 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는 외국인 신분이었고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없는 상태에서 현지인들의 허락이 없는 한 가나안에서 묘지를 구입할 수 없었다. 그는 현지인인 헷 족속 사람들을 만나 협상을 시작한다. 이것이 성경에 나오는 최초의 부동산 거래이다. 이 부동산 거래는 현재 우리가 에스크로 회사를 통해 집을 사고 파는 절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그는 그들에게 죽은 자를 장사할 수 있도록 매장할 소유지를 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거저 달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자 그들은 “우리 묘실 중에서 좋은 것을 택하여 당신의 죽은 자를 장사하세요”라고말했다. 겉으로는 그들이 요청을 받아들여 마음대로 좋은 묘지를 선택해서 사용해도 좋다고 하락하는 말로 들리지만 실제 그들은 히브리어로 아쿠자(Achuza), 즉 묘지 장소(Burial site)를 팔라는 아브라함의 요청을 거절하고 대신 묘실 하나를 골라서 쓰라고 허락했다. 금전과 관련된 협상에 관한한 겉보기와는 달리 결코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었다.

창세기 23장에는 시체를 묻는다(bury)는 의미의 히브리어 “카바아(Qabar)”가 13번이나 반복되는데 이 중 8번은 묻는다는 동사로, 5번은 매장이라는 명사로 사용되었다. 무덤과 무덤을 포함한 묘지 터는 다르다. 아브라함은 매장을 위한 무덤을 찾기보다 선산같이 가족 묘지 또는 문중 묘지를 조성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방인에게 부동산 소유권을 양도하는 매매계약을 원하지 않았고 단지 편리를 봐주기 위해 정해진 기간 동안 자기들 소유의 묘실을사용할 수 있는 리스 계약을 허락했다. 그리고 크게 선심이라도 쓰듯이 렌트 비를 받지 않을 테니 무료로 사용하라고 특혜를 주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어떻게 하든 그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했다. 긴장감이 감돌고 그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복잡한 협상과정에서 겉으로는 돈을 사양하는 듯하면서 결국 받고 싶은 금액을 슬며시 요구하는 힛타이트 사람들의 천박한 이기주의와 탐욕을 간파한 아브라함은 그들을 향해 몸을 굽히고 최대한의 예우를 갖춘 뒤 리스 계약이 아니라 땅을 영구히 소유할 수 있는 토지 매매 계약을 허락해 달라고 간청했다. 그들의 거절은 협상을유리하게 이끌기위해 그들이 종종 사용하는 미끼에 불과했다. 

                         

정기원 목사 (602)804-3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