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요한 건 재산이나 학벌 또는 직업과 수입의 액수가 아니라 그 사람의 내면이다. 사람의 됨됨이나 내면에 있는 잠재적인 가치를 알아보는 눈이 없다면 배우자 선택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이혼해서 안쓰럽게 혼자 지내던 후배가 우연히 한 여자를 만난지 몇 시간만에 사랑에 빠져 밤새도록 대화를 나눈 뒤 이렇게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고 날듯이 기뻐하며 자기 카톡의 홈페이지를 그녀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도배를 했다. 몇 달 만에 결혼을 했고 잘사는 가 싶었더니 1년인가 지나서 이혼을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그 사람과 말이 잘 통하지 않아 거의 매일 싸웠다고 한다. 행복하게 잘 살아보자고 결혼을 했는데 오히려 상처를 받고 불행해지는 건 슬픈 일이다. 치열한 경쟁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모든 것이 비교의 대상이 된다. 사람들의 직업과 재산을 비교하고 평가한다. 그러나 경쟁은 공동체를 무너뜨리고 사랑이 없어 메마르고 차가운 세상을 만든다. 사랑은 누가 더 잘났는지 경쟁을 하지 않는다. 못난 사람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의 대부분은 가짜 사랑이다. 내가 진짜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착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상대방에게 불행한 일이 일어나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 아니 불의의 사고를 당해 평생 병원신세를 져야 한다면 그래도 나는 그 사람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사랑할 수 있을까? 계산적이고 조건을 앞세우는 이기적인 사랑은 오래 지속될 수가 없다. 상황이 바뀌면 마음도 바뀐다.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영화제목처럼 내가 원하는 상황에 있던 사람을 좋아한 것은 아닌가? 진정한 사랑의 롤모델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그는 우리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주셨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아무 조건없이자신을 희생하는 헌신적인 사랑을 우리에게 주셨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다”는 말씀처럼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셨다. 사랑은 이유나 조건이 없이 그냥 주는 것이다. 손해보는 장사를 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사랑은 손해보는 장사다. 사도 바울은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신을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짐으로 사람들과 같이 되셨다”고 가르치며 우리가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을 것을 강조한다. 우리는 기득권이나 특권을 자기 이익을 위해 사용하려는 자기 중심적 사고에 매몰되어 있다. 그러나 하나님 중심적 사고를 가진 예수님은 자신에게 있는 신성을 특권이나 소유물로 여기지 않고 모든 것을 버리고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오셨다. 십자가의 길은 하늘에서 인간이 되는 낮음으로부터 다시 하나님과 동등한 상태로 돌아가는 길이다.
젊을 때는 사람보는 눈이 부족하기때문에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중매결혼을 선호했다. 전통적인 유대인들의 결혼 역시 연애결혼이 아니라 중매결혼이다. 서로 얼굴도 보지않고 양가 부모에 의해 결정된 계약결혼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들은 연애결혼과 중매결혼을 이렇게 비유한다. 연예결혼이 뜨거운 수프를 차가운 접시 위에 올려놓은 뜨거운 수프(Soup)라면 중매결혼은 서서히 달아오르는 숯불 위에 올려놓은 차가운 수프와 같다. 한쪽은 뜨겁게 시작해서 점점 식어가지만 다른 한쪽은 차갑게 시작해서 서서히 뜨거워져 맛있는 수프가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식어가는 사랑과 익어가는 사랑을 맛깔나게 비교한 말이다. 사랑은 이미 만들어진 상태가 아니라 집을 새로 짓는 것과 같이 완성을 향해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사랑은 뜨겁고 달콤하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고 보고싶은 감정을 넘어서서 냉정하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다하려는 결단과 서약을 요구한다.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고 고난과 시련의 시간을 함께 견디며 참된 사랑을 배우게 된다.
가장 길고 대화 내용이많은 창세기 24장은 이삭의 아내를 선택하는 구체적인 과정을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이상적인 신부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분신처럼 신뢰할 수 있고 자기 집 소유를 맡아서 관리하는 충실한 종을 불러 이삭의 아내를 찾는 미션을 부여했다. 그는 늙은 종에게 “내 허벅지 밑에 네 손을 넣으라”고 말하고 하나님 앞에 엄숙한 맹세를 하게했다. 자식을 생산하는 수단인 남자의 생식기에 손을 대도록 한 것은 이 미션이 이삭뿐만 아니라 아브라함의 후손 전체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일임을 암시한다. 그는 “만약 이 일이 잘못되면 우리는 끝이고 더이상 미래가 없다”는 비장한 심정으로 자신의 마지막 과업을 종에게 일임하며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이 지방 가나안 족속의 딸 중에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하나님을 섬기지 않는 이방여인은 아무리 인물이 출중하고 뛰어난 스펙과 학벌을 가졌다 하더라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정기원 목사 (602)804-30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