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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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눈으로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이라고 믿는데 한국국민들은 "아니다"라고 서슴없이 말하기를 좋아한다. 흔히 우리가 부르는 경제협력개발기구(經濟協力開發機構,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에서는 대한민국과 일본이 회원국으로 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개발도상국을 원조하는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가 말하는 세계의 선진국들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어 너무 빨리 발전한 대한민국을 국민들 스스로가 이 사실을 믿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뿐일까. 우리도 큰 고통을 겪었던 일로 잘 알려진 국제통화기금 (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 에서도 선진국 39개 국가에 대한민국은 빠지지 않고 올라있다. 그래도 못 믿겠다면 유엔의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에서 HDI가 매우 높은 국가로 분류하는 49개국 중에서 대한민국은 17위로 2015년 발표되었다.  



한국 국민들의 비관적인 습성 때문인가 스스로를 선진국으로 보지 않고 한국을 개발도상국의 부류로 생각하고 싶어 하지만 국제사회와 세계는 한국을 엄연히 선진국으로보기 때문에 그 위치에 걸맞는 활동을 하기를 요구하거나 장려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다른 선진국들이 수백년 동안에 걸쳐 겨우 이루어낸 것을 우리는 단 50-60년 만에 이루어 낸 것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의 맨손으로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 온 이 기적을 어찌 믿을까. 그래서 우리는 선진국으로 올라선 사실도 잊은 채 선진국민으로서의 자세를 몸에 익힐 틈조차 없이 살아왔다.  



지난 9월 11일 오전 뉴욕맨해튼 '그라운드제로'에서 열린 9.11 테러사건의 15주년 공식 추모행사를 생방송으로 보았다. 참석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엄숙하고 조용하게 그 날의 아픔을 기억하는 모습들이 선진국민들의 참여의식이 자연스럽게 보여진다. 어떻게 저 사람들은 저렇게 의연하게 속으로 삭히면서 그 엄청나게 아팠던 사실을 조용하게 받아 들일 수 있을까. 당시에 그들도 정부에 반항하고 대통령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 씌우면서 무조건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고 데모하는 모습들을 본 적이 없다. 그 분노를 그 많은 불평을 행동으로 보여준 적이 없다.  

선진국민들의 보이지 않는 세련된 태도와 판단력이 너무 부러웠다. 



일본의 유치원생들이 국립박물관을 찾았다. 마침 그곳을 방문중이었던 한국 언론사의 기자가 인솔하는 선생에게 물었다. 유치원생들에게무엇을 가르쳐 주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는가? 선생의 대답이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이해는 못해도 박물관에서 조용조용 걷기, 말소리 안내기, 줄 밖으로 안 나가기, 선생님 말씀대로 순종하기, 이런 것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게 되었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 어린이들이 말소리 하나 없이 단체행동하는 모습이 감동스러워 한국의 저녁 텔레비젼 뉴스에 나왔다는 이야기다. 이들이 커서 어떤 국민이 될지는 다 알 수 있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고 선진국민으로 이미 세계에서 인정받는 그들의 모습을 싫어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일본인들의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지난 번 지진 때 피난처에서 숙식하는 국민들이 정부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받을 때였다. 더 받아 가라고 해도 이만하면 됐다고 안 받아가는 일본인들, 왜 더 받아도 되는데 그러냐니까, "그래야 다음 사람들도 골고루 받아 가지요." 말문이 막히는 대목이다. 우리는 난리를 칠 뿐만 아니라 받아 가고서도 그 다음에 다시 줄에 들어와 또 받아가는 가난한 습성, 버려야한다.  



추석이라고 하는데 "더도 덜도 말고 추석 만 하거라" 하는 뜻이 참 좋다.

고향에서는 전통적인 명절에 가족들이 모여앉아 덕담으로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 꽃을 피우는 아름다운 우리의 명절. 아무리 세계화로 변해 가도 전통을 지키면서 어른들께 예절을 올리는 것을 새로운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경시하지는 않을까. 세계화에 맞춰 가면서도 우리의 전통과 사회의 범절, 가족간의 화목함을 지키면서도 얼마든지 선진국민으로서의 자세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너무도 쉽게 우리의 고유한 문화를 버리기 보다는 유지하는 모습이 오히려 선진국민의 자세라고 본다.  


선진국민의 자세,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선진국에 선진국민, 우리의 훗날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진다.  



09. 12. 2016

미셸 김/아리조나 한국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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