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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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차(茶) 한 잔에 감사한 적이 있습니까? 

1971년 3월 초 꽃샘추위로 음산했던 날, 필자는 이화여대 부근 숭문중학교에 입학했습니다. 한의원 집 아들로 동네의 개구쟁이였던 저는 난생처음으로 한 빡빡머리에 얇은 광목으로 만든 교복을 입은 새내기 입학생이었습니다. 

까만색의 교복과 엄격한 분위기가 주는 긴장… 난로없는 차가운 교실과 의자… 은근히 몸 속으로 스며드는 꽃샘추위였습니다. 그 첫 날의 점심 식사시간에 제공되었던 따끈 따끈한 찻잔에 차갑게 식은 두 손으로 감싸고 호~호~ 불며 마셨던 차에 감사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에는 추위를 녹이느라 아무 맛도 느낄 새도 없었지만, 빡빡머리 새내기의 긴장과 추위를 녹였던 차가 결명자 차(茶)였습니다. 

그 당시 별명이 '고바우'였던 서기원 교장선생님은 학교 뒤 넓은 땅에 결명자밭을 직접관리하시면서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봉사하셨던 분이었습니다. 학생들의 눈을 보호하고 변비를 해소하고 또 머리를 맑게 해주는 목적으로 결명자를 차로 끓여 주셨습니다. 숭문의 결명자차는 매일 엄청나게 큰 가마솥에 끓여져서, 점심시간이 되면 각 학급의 당번들은 커다란 주전자를 가져와 받아감으로 매일같이 어김없이 중고등 전교생에게 공급되었습니다. 수돗물을 그냥 마셨던 당시의 학생들은 감사할 줄 모르고 저 솥에다 설렁탕을 끓여 주지 왜 매일같이 씁씁한 물을 주느냐고 철없는 투정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지금쯤 중년이 된 그 학생들은 결명자차를 마시거나 볼 때면 한결같이 학창 시절이 생각나고 또 교장선생님께 감사드리겠지요. 결명자(학명: Cassia Tora Linne)는 콩과(豆科)에 속하며 1년생 초본(草本)인 초결명(草決明)의 성숙한 종자(種子)이며, 이 이름은 눈을 밝게 해주는 씨앗이라는 의미입니다.북아메리카와 멕시코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성장한 키는 1m정도이며 잎은 마주 붙고 짝수인 깃모양 복옆으로 2~4쌍의 작은 잎이 달리며 작은 잎은 거꾸로 된 계란 모양입니다. 

6월~8월에 노란색 나비 모양의 꽃이 피며, 열매는 8~9월에 활같이 구부러진 15cm 내외의 가늘고 긴 꼬투리를 맺으며, 종자는 마름모꼴의 육방형으로 생겼으며 한 쪽은 뾰족하고 황갈색이나 녹갈색을 띠고 있습니다. 길이는 4~7mm 정도이며 두께는 2~3mm 정도의 단단하고 광택이 나는 씨앗입니다. 9~10월 경에 성숙한 과실을 채취하여 콩깍지를 제거하고 종자만을 걸러내어 음건(陰乾: 그늘에 말림)하여 사용합니다. 생김새가 말의 발굽과 같아서 마제결명(馬蹄決明), 또는 녹두와 비슷하여 가녹두(假綠豆)라는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명자는 특이한 냄새와 맛이 있으며, 약성은 감고함미한(甘苦鹹微寒)으로 달고 쓰고 짜며 약간 차가운 성질이 있고, 독성은 없습니다. 결명자의 주성분은 잎에 캠페린(kaemferin), 종자에는 루브로후사린(rubrofusarin), 베타-시토스테롤(β-sitosterol), 오레익(oleic), 리노레익산(linoleic acid), 에모딘(emodin), 비타민 A의 전구물질인 카로틴(carotin) 등이며  각종 필수 지방산과 완하작용(緩下作用)을 하는 안트라퀴논(anthraquinone) 유도체가 들어있습니다.      

특히 결명자에 들어 있는 아글리콘(aglycone)은 대장점막을 자극하여 연동운동을 항진시켜 장 내용물을 빨리 배설되게 하는 작용을 합니다.               

한의학적으로 결명자는 간화(肝火)를 내리는 청간(淸肝)의 효능으로 눈이 충혈되거나 붓고 아프며 눈물이 흐르는 증상을 치료하고, 열(熱)이 대장(大腸)에 축적되어 생기는 변비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근래의 임상연구 결과에 야맹증(夜盲症: 눈이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빨리 적응하지 못하여, 희미한 불빛 아래서나 밤에 시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다스리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약리효과(藥理效果)는 혈압을 강하시키고 콜레스테롤을 강하시키는 효력이 있어서 동맥경화증(動脈硬化症)을 예방하는데 활용합니다. 일부 피부 사상균(絲狀菌)에 대해서 발육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으며, 항진균작용(抗眞菌作用)도 나타냅니다. 또 대변과 소변의 배설을 원활하게 하며, 자궁수축작용(子宮收縮作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임신부는 장기적으로 복용해서는 안됩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농촌진흥청은 경희한의대 임상영양연구소와 공동으로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 현대인을 위협하는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약이 되는 음식 조리법(약선:藥膳)을 개발했습니다. 그 중의 하나로 '결명자 하수오 콩밀면'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 예방에 효능이 있는 결명자와 하수오(何首烏)를 이용해 만든 면음식으로 고혈압 환자에게 좋은 음식입니다.


경보당 한의원 (480) 31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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