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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2일 텍사스북단 파누코를 찾아 뱃길에 올라
9월22일 대원들은 남아있는 마지막 말을 잡아 장도를 기원하며 성찬을 즐긴후 뗏목에 올랐다. 제1 뗏목에는 총독 '디 나르바에즈'를 포함해 그의 측근과 비교적 건강한 대원들 49명, 제2 뗏목에는 황실에서 나온 조정관 엔리크와 검사관등 49명, 제3 뗏목에는 대위 알론조 델 까스띠요와 안드레 도란테스 그리고 그의 무어 출신 노예 에스테반등 48명, 제 4 뗏목에는 대위 텔레즈와 페나로사등 47명 그리고 마지막 제 5 뗏목에는 광산 감독관 솔리스와 재무관 '디 바카'가 탔다. 누구도 앞으로 나갈 바닷길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또 누구도 장차 닥쳐올 자신의 운명을 예측하는 대원은 없었다. 그러나 총독을 포함해 살아남은 242명의 대원들이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모한 항해뿐. 1526년 코르테스가 오늘의 텍사스 최북단 파누코 강 근처에 세웠다는 정착촌 파누코(Panuco)를 향해 가는 것뿐이다. 운명은 하늘에 맡기고....
5척의 뗏목 알 수 없는 바닷길에 나서다
옥색하늘을 닮은 옥색 바다에는 하얀 뭉게구름이 담겨있다. '말들의 만' 연안에 늘어선 종려나무는 아기 숨결처럼 부드러운 바닷바람에 큰 키를 흔들었다.해풍이 바다를 지나면 잔 물결은 물고기 비늘처럼 햇볕에 반짝였다.
1528년 9월22일 대원들의 셔츠를 연결하여 만든 돛은 바람에 가득 부풀었다. 돌과 자갈을 담아 만든 닻을 들어올리자 "출발"하고 총독이 소리쳤다. 5척의 뗏목은 푸른 바다를 가르고 앞으로 나갔다.
대원들은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는 1526년 코르테스가 세웠다는 스페인 정착지 파누코(Panuco)를 향해 서쪽 연안을 따라 노를 저어나갔다. 총독 '디 나르바에즈'가 앞장을 서고 그 뒤를 4척의 뗏목이 뒤를 따랐다. 황실 재무관 '디 바카'의 뗏목이 뒤를 따랐다.
총독의 뗏목은 깊이가 어른 허리밖에 차지않는 모래톱이 깔린 연안을 따라 서쪽을 향해 조심스럽게 노를 저어갔다. 해상 탐험대와 육상 탐험대를 분리하여 출발할 때 어느 항해사는 파누코는 처음 정착한 '사라토사 만'에서 35내지 40마일 지점에 있다고 말했다. 총독의 탐험대는 사라토사 만에서 이미 북쪽 50마일 이상 지점에 있었다. 총독은 다만 가고자 하는 '파누코'가 가까운 거리에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누구도 '파누코'로 가는 뱃길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총독을 비롯한 살아있는 242명의 대원은 악어가 헤염치고 토착민과 온갖 짐승이 어스렁 대는 밀림을 빠져나는 길은 어디엔가에 있다는 동족이 모여사는 파누코 정착촌을 찾아가는길 뿐이라고 생각했다.
토착민 초막에서 말린 송어와 송어알을 포식
뱃길에 들어선지 일주일. 바다는 조용했다. 9월의 날씨는 쾌청했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에 잔 파도가 가볍게 뗏목을 두드렸다. 모래톱이 깊게 늘어선 협곡을 5척의 뗏목이 조심스럽게 빠져나와 서쪽으로, 서쪽으로 노를 저어나갔다. 그러나 뗏목 양편에 덧댄 뱃전은 고작 7인치 정도만 물 밖으로 나왔다. 물살이 조금만 세도 대원들은 갑판으로 흘러드는 바닷물에 물세례를 받았다.
연안을 따라 서쪽으로 항해하던 5척의 목은 모래톱이 깊은 협곡을 빠져나갔다. 마침 강한 바람을 만나 재무관 '디 바카'의 뗏목이 선두로 나갔다. 멀리서 작은 섬이 보였다. 얼마후 토착민의 커누 5척이 나타나 '디 바카'의 뗏목을 향해 다가왔다. 낯선 이방인 표류자들을 보고 놀란 이들은 커누를 버리고 모두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 대원들은 5척의 커누를 끌고 작은 섬에 상륙했다. 몰려오는 낯선 뗏목에 토착민들은 모두 달아나버렸는 지 몇 채의 초라한 초막은 비어있고 햇볕에 잘린 송어와 송어알이 푸짐했다. 대원들은 오랜만에 맑은 물을 마음껏 마시고 말린 송어와 송어알을 맛나게 포식했다. 그리고 커누를 쪼개고 얻은 판자로 파도물이 갑판에 튀어들지않게 뗏목의 양편을 덧대어 반 피트 정도로 높였다.
"말가죽 물주머니에 담은 식수가 상하고 양식도 바닥이 났다"
거의 한달을 5척의 뗏목은 얕으막한 연안을 끼고 알 수 없는 땅 서쪽을 향해 계속 노저어갔다. 항해중 대원들을 공포에 몰아넣는 폭풍우도 없었다. 몇차례 작고 엉성한 뗏목을 하늘 끝까지 들어올리는 비바람이 불어왔으나 이제 대원들에게 그만한 비바람은 보통이 되어버렸다. 항해 중 다듬지 못한 수염과 이제는 넝마처럼 낡아버린 옷으로 몸을 가리고 햇빛에 검게 그을린  대원들의 모습은 누가 보아도 거친 해적의 모습이었다. 뗏목은 어디인지 모르는 서쪽을 향해 계속 나아갔다.
그러나 준비해온 양식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식수도 마실 수 없게 되었다. 마두질한 말가죽 물주머니가 강한 햇살에 상했다. 가죽이 강하면서 물도 말라버렸다. 말가죽이 쉽게 상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총독은 토착민들을 피해 연안에 상륙하여 물을 찾았으나 어디에서도 물을 구할 수 없었다. '말들의 만'을 떠난 이후 총독의 5척 뗏목은 오늘의 조오지아 앞바다를 지나 앨러배머, 미시시피, 루이지애너를 거쳐 텍사스 앞바다를 지나고 있었다. 대원들은 그러나 자신들이 어디에 있고 파누코가 어디에 있는 지도 몰랐다. 그저 노를 저어 서쪽으로 나아갈 뿐이었다. 
촌장의 환대에 격분한 토착민, 돌을 던지며 한밤 습격
며칠동안 물을 마시지 못했다. 탈수증으로 괴로워하는 대원들이 늘어났다. '디 바카'의 대원 여러명이 신음했다. '디 바카'도 탈수증으로 정신이 혼미했다. 한낮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햇빛이 바닷물에 반사되고, 한 밤은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몸을 떨었다. 대원 5명이 갈증을 견디지 못하고 바닷물을 마시고 사망했다. 이들은 바닷물을 마시면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 괴로움보다 죽음을 택했다. 아무도 이들의 처사를 비난하지 않았다. 뗏목은 토착민들의 위험을 무릅쓰고 연안 가까이 다가갔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마침 불어온 강한 바람에 가랑잎같이 작은 뗏목은 밀려오는 파도에 잠겨버렸다. 거의 침몰 직전이었다. 바다 한가운데를 떠돌던 5척의 뗏목은 석양무렵 종려나무가 그림처럼 서있는 어느 해안가 근처에 이르렀다. 토착 민들이 커누를 타고 다가왔다. 외모가 반듯하고 균형잡힌 몸매였다. 뗏목 주위를 맴돌던 커누는 별다른 위협도 없이 돌아갔다. 5척의 뗏목은 이들을 뒤따랐다. 연안에는 초라한 몇채의 초막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넝마같은 옷을 걸치고 지치고 허기진 조난자들에게 신선한 물과 조리한 생선을 내놓았다. 특별히 촌장은 총독과 몇몇 황실 요원을 자신의 초막으로 초대했다. 촌장은 총독 '디 나르바에즈'에게 사향냄새가 나는 동물의 털로 만든 어깨띠를 선물했다. 총독도 답례로 촌장에게 유리구슬과 작은 구리 종을 선물했다. 
촌장의 초막에서 정신없이 자고있던 총독은 시끄러운 괴성에 눈을 떴다. 촌장의 초막으로 몰려든 토착민들이 함성을 지르며 초막 안으로 돌을 던졌다. 비처럼 쏟아지는 돌세례에 촌장이 얼굴에 돌을 맞고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굴렀다. 칠흙같은 어둠속에 토착민들의 횃불이 마귀의 혀처럼 바닷바람에 흔들렸다. 조난자들에 대한 촌장의 지나친 호의가 토착민들의 심기를 거슬린 것이 이유였다.
어둠을 이용해 몸을 피한 대원들은 우선 뗏목에 몸을 가렸다. 연안 모래 밭에서 잠을 청하던 거동이 불편했던 대원들은 미쳐 피하지 못하고 토착민들의 돌세례를 받았다. 토착민들의 공격으로 대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화기를 갖추지 못한 '디 바카' 등 간부들도 돌을 던지며 몸을 피해 간신이 뗏목에 이르렀다. 토착민들의 괴성은 밤 늦게까지 계속되었다. 거센 바람이 밤바다를 스칠 때마다 연안을 때리는 파도는 몸부림을 치면서 부서졌다. 산더미같이 높은 파도가 뗏목을 내리칠 때마다 대원들은 몸을 떨었다. 감히 어두운 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날이 밝기만 기다렸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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