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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져 각각 바다를 떠도는 5척의 뗏목
그날밤도 '디 바카'의 대원들은 한 웅큼의 날 옥수수로 끼니를 때웠다. 모아놓은  빗물로 목을 축였다. 그러나 꼬운 말꼬리에 돌을 매달아 만든 닻은 떳목을 한자리에 고정시키지못했다. 밤새 뗏목은 바다를 떠돌았다. 날이 밝자 '디 바카'는 수평선 근방에서 떠도는 작은 물체 2개를 발견했다. 그중 하나는 총독의 뗏목이었다. 가까이 다가온 '디 바카'에게 총독은 "이제 우리는어찌해야겠나"하고 힘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디 바카'는 '저기 보이는물체가 뗏목같아 보이니 우리는 다시 합쳐야 삽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총독은 "저곳까지 가려면 하루가 걸리네."라고 힘없이 대답했다. 그리고 "나의  뗏목에 타고있는대원들은 지금 굶어죽기 직전이네. 빨리 육지로 가야하네."라고 대답했다.
'디 바카'는 3일간 총독의 뒤를 따랐다. 총독의 뗏목은 빠르게 앞으로 나갔다. 총독의 뗏목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기에는 '디 바카'의 노잡이들의 체력은 달렸다. 간신이 총독의 뗏목에 접근한 '디 바카'는 총독에게 비교적 체력이 남아 있는 노잡이 몇명을 지원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총독은 "자신의 일은 자신이 알아서 처리하게. 지금 누구를 돕고말고할 처지가 아니지않는가. 스스로 알아서 목숨을 보전하게." 라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리고 총독은 "뗏목선단에 대한 지휘권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것이 이승에서 총독과 재무관이 나눈 마지막 대화이고 대면이다. 이후 누구도 총독을 보지못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진 불사신 총독 '디 나르바에즈'
총독 '디 나르바에즈'의 비극은 그의 황금에 대한 지나친 탐욕에서 비롯되었다. 사라토사 만에 세운 총독의 정착지 "십자가"를 포기하고 토착민의 말만 믿고 황금을 찾아 아파라치아 촌락을 찾아나선 것이 비극의 시초였다.  또한 강력한 석궁과 화승총을 가진 병사가 있으면서도 토착민을 제압하는 대신 황금찾기에만 급급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정복왕 코르테스는 우수한 화기를 갖춘 2천명의 병사로 25만명의 아즈텍 왕국을 정복했다. 또한 프란시스코 피사로는 180명의 병사로 20만명의 잉카 제국전사를 제압했다. 우수한 화기와 기마병, 병사를 대동했던 총독은 제대로 토착민과 싸워보지도 못하고 바다 한가운데서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디 바카'는 총독과 헤어져 멀리서 가물거리는 뗏목을 향해 저어갔다. 그것은 테레즈 대위와 페나로자 대위가 지휘하는 뗏목이었다. 대원들은 한끼 반 웅큼의 날 옥수수 알을 씹어가며 노를 저었다. 가급적이면 연안에 붙어 서쪽으로 향했다. 이렇게 3일을 동행했다. 대원 모두가 체력이 다해 제대로 노를 젓지 못했다. 밤바다는 무척 추웠다. 파도가 약간만 일어도 바닷물은 사정없이 갑판으로 튀어들어 얼어가는 몸을 적셨다. 밤바다에는 유리알처럼 맑은 별들이 박혀 있고 뗏목은 휘영청 밝은 달과 함께 밤바다를 떠돌았다. 어쩌다 선잠이 든 대원들의 눈가에 어리던 눈물도 이제는 말라버린지 모래다.
황실 재무관 '디 바카' 낯선 바닷가로 떠내려와
마침 거센 돌풍이 가랑잎같은 두 뗏목을 덮쳤다. 그리고 '디 바카'는 깜박 정신을 잃었다. 그가 깨어났을 때 바다는 고요했다. 뗏목은 밤바다 한가운데를 떠돌았다. 테레즈 대위와 페나로자 대위의 뗏목은 보이지 않았다. 이제 노를 저을 수 있는 체력을 가진 대원은 없었다. 다만 키잡이만이 비틀거리며 간신이 키를 웅켜지고 있었다. 한동안 키를 잡고있던 키잡이가 비틀거리며 주저앉았다. 대신 키를 잡은 '디 바카'는 키잡이가 이밤을 넘길 수 있을까하고 걱정했다. 그러나 얼마후 키잡이는 다시 일어나 키를 넘겨받았다. 얼마후 어둠이 서서히 걷히면서 미명이 다가왔다. 멀리서 희미한 흙냄새가 바람따라 코끝을 스쳤다. 대략 해안까지는 3마일 거리겠지하고 '디 바카'는 생각했다. 멀리 육지를 낀 해안선이 바다 안개사이로 눈에 들어왔다. 갑자기 거센 돌풍이 뗏목을 들이 쳤다. 밀려온 파도를 타고 뗏목은 하늘 끝까지 올라섰다. 그리고 깊은 바다속으로 가라앉았다. 종려나무 가지가 바닷바람에 부디끼는 소리가 황실 재무관 '디 바카'의 귓가를 스쳤다. 11월의 바닷가는 그런대로 따사했다. 이어 모래톱을 긁는 파도소리, 그리고 지저귀는 새소리에 '디 바카'는 서서히 눈을 떴다. 너른 쪽빛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살았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디 바카'는 다시 깊은 심연의 수면 속으로 빠져들었다.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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