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booked.net

booked.net

newbeom.JPG

 

조난자를 구경온 토착민 여인네와 어린이들
오후에 다시 오겠다던 토착민들은 석양무렵 더 많은 물고기 요리와 삶은 쇠뜨기 뿌리를 들고왔다. 말로 만듣던 불쌍하고 괴이스럽게 생긴 조난자들을 구경하려고 많은 여인네와 어린 아이들이 따라왔다. 거의 벌거벗은 여인네들은 나무 껍질과 나무 섬유질로 짠 천으로 중요부위를 가렸다. 결혼하지 않은 소녀들은 사슴가죽으로 몸의 일부를 가렸다. 여인네들은 또한 조난자들이 건넨 유리 묵주알을 목걸이처럼 자랑스레 목에 걸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조난자들을 찬찬히 살폈다.
토착민들의 정성어린 보살핌으로 조난자들은 일어설 만큼 원기를 회복했다. 이제는 뗏목의 노도 저을만 했다. 재무관과 대원들은 다시 스페인 정착지가 있다는 파누코를 찾기로 했다. 우선 반쯤 모래에 파묻힌 뗏목을 꺼낸 후 바다물에 뜰 수 있도록 손을 보았다. 그러나 뗏목은 물이 스며들지 않게 비벼넣은 뱃밥과역청이 모두 떨어져 나갔다. 연결한 목재나무 사이를 막지 않으면 물이 새어들어 항해가 불가능했다. 재무관을 비롯한전 대원이 옷을 벗었다. 벗은 옷으로 뗏목의 나무사이를 막았다. 
옷을 벗어 뗏목의 나무사이를 막고 완전 나체가 된 대원들
대원들은 뗏목을 바다에 띄우기 좋은 곳에 끌어다 놓고 바람과 파도가 조용하기만 기다렸다. 마침 바다가 조용해지자 대원들은 연안을 따라 서쪽으로 노를 저어갔다. 이제 원시의 촌락을 떠나 문명세계로 들어간다는 희망에 대원들은 힘차게 노를 저었다. 얼마쯤 나갔을까 큰 파도가 갑자기 가랑잎같은 뗏목을 내리쳤다. 또 한번 큰 파도가 내리치면서 뗏목은 눈 깜작할 사이에 뒤집혔다. 대원들은 물세례를 받아가며 11월의 차디찬 바다로 가라앉았다. 황실 광산 감독관 솔리스와 2명의 대원이 가라앉는 뗏목에 매달려 버둥거리다 물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다시는 나오지 못했다. 재무관 '디바카'를 비롯한 대원들은 간신히 뭍으로 기어나왔다. 차가운 바닷물에잠겼다 나온 대원들은 차가운 바닷바람에 몸을 떨며 떠났던 바닷가로 다시 돌아왔다.
또 한번 난파에 광산 감독관과 대원 2명 사망
뗏목에 실었던 대원들의 소지품도, 간단한 연장이나 도구도 모두 뗏목과 함께 바다에 가라앉았다. 이제 재무관을 비롯한 전 대원은 태어날 때의 모습 그대로 빈손에 완전 벌거벗은 몸이 되었다. 다행히 모닥불에는 불씨가 남아 있었다. 다시 조난자가 된 대원들은 모닥불에 들러앉아 몸을 녹이면서 계속되는 불운에 흐느끼면서 천주께 죄를 사하여 달라고빌면서 자비를 청했다.
석양무렵 여늬 때처럼 토착민들은 요리한 물고기와 삶은 쇠뜨기 뿌리를 가지고 조난자들을 찾았다. 토착민들은 완전히 달라진 벌거벗은 몸으로 모닥불에 둘러 앉은 대원들을 보고 놀랬다. 이들은 자신들이 잘못왔다고 생각하고 돌아가려했다. 재무관이 달려가 그간의 사정을털어 놓았다. 토착민들도 조난자를 가엽게 여기면서 벌거벗은 몸으로 울고있는 조난자들을 위로했다. 그리고 죽은 솔리스와 두 대원의 시체를 보고 이들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들은 진정으로 대원들의 죽음을 슬퍼하며 근 30여 분간 서럽게 울었다.
추위를 피해 토착민 촌락에 거처를 마련한 조난자들
'디바카'는 토착민 촌락에서 겨울을 날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했다. 토착민들은 잠시 저희들끼리 상의하더니 말없이 되돌아갔다. 한밤중 횃불을 밝힌 토착민들이 조난자들을 찾았다. 토착민들은 자신들의 촌락과 조난자들의 야영지 사이에 4개의 모닥불을 피워 두었다고 했다. 토착민들은 밤바다의 찬바람에 떨고있는 벌거벗은 조난자들을 재빨리 가까운 모닥불로 옮겼다. 어느정도 언 몸이 녹으면 다시 다음 모닥불로 데려가 몸을 녹였다. 이렇게 해서 조난자들은 벌거벗은몸으로 무사히 토착민 촌락으로 이동할수 있었다. '디바카'의 부탁을 들은 토착민들은 촌락에 돌아간 직후 40여명의 조난자들을 위해 너른 거처를 마련했다. 그리고 그 안에 몇 개의 모닥불을 피워실내를 훈훈하게 했다.
외지인이 촌락에 들어오면 희생제물을바치는 것이 토착민들의 전통이었다. 심지어 인신공양까지 바치는 경우가 있었다. 토착민들은 희생제물대신 자신들의 춤과 영가로 밤새 축제를 즐겼다. 이것으로 희생제물을 대신했다. 토착민 촌락에 도착한 지 얼마 안되어 '디바카'는 몇몇 토착민들이 기독교 문화권에서 볼 수있는 장신구를 목에 걸친 것을 보고 놀랐다. 분명 자신들이 건넨 것은 아니었다. 토착민들은 이곳에서 동쪽으로 한참거리인 섬의 끝에 조난자들과 비슷하게생긴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재무관은 즉시 두 대원을 선발하고 토착민 안내원 두사람을 딸려 찾아보도록 했다. 그러나재무관의 대원은 목적지까지 가기에는 체력이 딸렸다. 조난자들과 닮은 사람들이 있다는 곳에 도착하기도 전에 닮은 사람들도 이곳의 이야기를 듣고 달려오고 있었다.
도란테스 대위의 대원과 재회한 '디바카'와 대원들
도란테스(Andres Dorantes) 대위와 까스티요(Alonso del Castillo)가 지휘하는뗏목은 미시시피 강 하구에서 돌풍을 만나 총독을 비롯한 뗏목들과 헤어지면서11월 5일 '디바카' 일행보다 하루 먼저 갈베스톤 섬 동쪽끝 '오이스터 크맄'에 표류했다. 다행히 토착민들에게 해를 입지 않고 뗏목도 크게 파손을 당하지 않았다. 장신구를 나누어 준 토착민들로부터 '디바카' 일행의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갈베스톤섬에는 카포큐(Capoque)와 한(Han) 두 부족이 살았다. 이들은 봄이 오면 텍사스 연안으로 건너가 추위가 오기 전까지 사냥과 수렵으로 생활하다가 사냥과 수렵이 불가능한 추위가 오면 갈베스톤섬으로 건너와 겨울을 났다. 두 부족은 추위가 조금 덜한 섬에서 물고기를 잡고 바닷물 속에서 쇠뜨기 뿌리를 채취해서 연명했다. 봄이 오면서 쇠뜨기 뿌리에서 싹이 나고 먹을 수 없이 억세어지면 다시 텍사스 연안으로 돌아가 여름을 났다. 이들의 부족은 각각 400내지500여명으로 자연에 잘 적응하며 지혜롭게 살았다. 이들은 먼 숲속에서 부스럭대는 토끼의 발자욱 소리까지 들을 수있을 만큼 청력이 뛰어났다. 또한 나무에 오르는 다람쥐까지 구별할 정도로 시력도 뛰어나 사냥에 능했다. 이들은 먹거리를 구할 수 있는 곳에서 몇 주간 살다가 쇠뜨기 뿌리 같은 먹거리가 바닥이 나면 양식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
추운 겨울철이면 섬을 찾는 토착민 두부족
중요한 가재도구라고는 이동식 초막에 필요한 텐트 비슷한 것과 요리도구, 그리고 활과 몽둥이뿐이었다. 두부족은 전쟁도 없이 그런대로 원만하게 지냈다. '디바카' 일행은 '카포큐'부족의 촌락에서 거처하고 도란테스 일행은 '한'부족에게 의탁했다. 재무관의 대원들과 도란테스대원들은 서로 자유롭게 왕래하며 지냈다.
어느 정도 체력을 회복한 두 무리의 대원은 도란테스의 뗏목을 타고 파누코를 찾아 다시 떠나기로 했다. 며칠 후 바다에 다시 뗏목을 띄웠다. 그러나 뗏목은 노를 젖기도 전에 반으로 갈라져 물 속으로 잠겨버렸다. 추위는 사나운 맹수처럼 서서히 다가왔다. 벌거벗은 '디바카'와 대원들의 처지는 더욱 급했다. 도란테스의 대원들도 거의다 벗은 상태였다. 재무관과 도란테스는 어떻게하든 이 섬을 빠져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파누코의 스페인 당국에 구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비교적 건장하고 수영이 능한 대원 4명을 선발했다. 작은 뗏목을 만들고 4명의 대원은 파누코를 향해 서쪽으로떠났다. 멕시코만의 겨울날씨는 겨울내내 강한 바람과 눈발이 날렸다.
파누코로 구조요청차 떠난 대원도 끝내 실종
4명의 대원이 떠난 후 많은 낮과 밤이흘렀다. 그러나 파누코에서는 아무런 조처가 없었다. 누구도 불쌍한 조난자들을 찾아오지 않았다. 분명 이들도 파누코에 이르기전 실종된 것이 분명했다.
1528년 겨울과 1529년 초 텍사스일대와 갈베스톤섬의 추위는 유난스러웠다. 강풍과 폭설에 갈베스톤의 두 토착민 부족도 양식을 구할 수 없었다. 폭설과 강풍을 뚫고 사냥을 나갈 수가 없자 자연 양식도 줄어들었다. 바다가 얼어 쇠뜨기뿌리도 채취할 수 없었다.
양식이 모자라자 손님에서 천덕꾸러기가 된 조난자들
개천도 얼어붙어 가재나 게, 조개류도구할 수 없었다. 양식이 모자라자 조난자들은 군 식구가 되었다. 토착민들이 보기에는 조난자들은 무능력한 존재들이었다. 이들은 자신들보다 모든 면에서부족했다. 활솜씨도 형편없어 사냥에 동행해도 작은 토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여인네들의 몫인 나무에서 열매따기나 땔감 주워오기 아니면 물 길어오기가 고작이었다. 이들과 토착민과의 관계는 처음에는 주인과 손님이었으나 양식이 모자라자 점차 손님에서 노예로 전락했다. 이제 '디바카'의 대원과 도란테스의 대원 모두 근 80여명의 조난자들은 천덕꾸러기가되어 추운 겨울을 나게 되었다.             

<다음호에 계속>

 

new1.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124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 재무관 '디바카', 파누코 찾아 낯선 땅 유랑 8년 (1)-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2-04
1123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남성의 생식기관과 질환 2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2-04
»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 스페인 정착촌 '파누코'를 찾아 돛을 올려라 (6)-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1-26
1121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남성의 생식기관과 질환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1-26
1120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 스페인 정착촌 '파누코'를 찾아 돛을 올려라 (5)-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1-20
1119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당뇨병(糖尿病)의 오해와 진실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1-20
1118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 스페인 정착촌 '파누코'를 찾아 돛을 올려라 (4)-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1-13
1117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자연유산(自然流産: miscarriage) 3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1-13
1116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 스페인 정착촌 '파누코'를 찾아 돛을 올려라 (3)-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1-06
1115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자연유산(自然流産: miscarriage) 2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1-06
1114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 스페인 정착촌 '파누코'를 찾아 돛을 올려라 (2)-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0-30
1113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자연유산(自然流産: miscarriage)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0-30
1112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 스페인 정착촌 '파누코'를 찾아 돛을 올려라 (1)-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0-23
1111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유산 후유증(流産 後遺症)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0-23
1110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플로리다 초대 총독 '디 나르바에즈'의 불운 (6)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0-16
1109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자궁외임신(子宮外姙娠)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0-16
1108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플로리다 초대 총독 '디 나르바에즈'의 불운 (5)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0-09
1107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임신과 불임증(Sterility) 2 -불임증의 서양의학적 원인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0-09
1106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플로리다 초대 총독 '디 나르바에즈'의 불운 (4)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0-03
1105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임신과 불임증(Sterility) 1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9-10-03
X
Login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PC방, 학교, 도서관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

X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